[뉴있저] 남양유업 회장 대국민 사과에도 민심은 '싸늘'

[뉴있저] 남양유업 회장 대국민 사과에도 민심은 '싸늘'

2021.05.04. 오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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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양지열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서 사과하고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양지열 변호사와 함께 사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양지열]
안녕하세요?

[앵커]
그동안 몇 번의 남양유업에서 큰 사태가 있었는데 아마도 홍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사과를 직접한 것도 처음이고요. 먼저 홍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잠깐 보시고 얘기를 나누도록 하죠.

[홍원식 / 남양유업 회장 :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또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앵커]
사실 인간적으로는 노구를 이끌고 경영 일선에서 뜨는 것도 참 힘드실 건데 직접 나와서 사과도 하고 눈물까지 훔치는 장면을 우리가 봤습니다마는 그러나 여론은 저 눈물에 그렇게 반응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양지열]
이런 모습을 처음 본 게 아니죠. 그러니까 남양유업 홍 회장의 모습은 처음일지 모르지만 비슷한 경우 혹은 사안 자체는 개별적으로 다를지라도 어떻게 보면 나와서 눈물을 보이고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하거나 90도로 인사를 하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 많은 경우가 우리 국민 눈에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새삼스럽다, 별로 그다지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아마 그런 반응 때문에 여론이 싸늘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또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코로나19 때문에 온 국민이 지금 1년 넘게 굉장히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와중에 그 코로나19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심각한 사안을 만들어낸 거거든요. 그 두 가지가 겹쳐지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도 국민들이 바로 쉽게 용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까 그런 것들도 상당히 국민들 마음속에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남양유업이 한 번이 아니고 여러 가지 사건이 그동안 계속 이어져왔기 때문에 그것도 역시 반복되는 사건 속에서 이제 와서 저렇게 고개를 숙이나 하는 그런 감정들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양지열]
게다가 여러 가지 국민들이 학습적으로 알고 학습돼서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경영권을 포기하고 자식들에게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그 경영권이라고 하는 게 도대체 뭐지? 저렇게 포기한다고 그냥 모든 것이 남양유업이 떠나는 건가. 여전히 저분이 다 가지고 있을 텐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차례 남양유업에 대해서 밀어내기로 해서 대리점들에게 직원들이 굉장히 갑질을 하면서 폭언했던 뉴스들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요.

최근에 불거진 문제만 해도 물론 요즘에는 관계를 많이 끊고 있었다고 하지만 외조카라고 할 수 있는 그 사람의 마약 투약 문제도 거론됐었고 자녀 문제도 있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이 본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글쎄요. 저도 일단 의문부호를 가지는 게 하나도 내려놓을 게 없는 거죠. 전부 본인들의 것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고 한다는 자본주의에서의 원칙적인 모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건 남양유업만 그런 건 아닙니다마는. 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남양유업은 그분들의 것인데 그러니까 이것들이 반복되는 것이고 내려놓는다고 해도 뭘 내려놓겠다는 거지라는 질문만 다시 하게 되는 거죠.

[앵커]
그리고 보니까 홍 회장께서 52%, 상당히 많이 갖고 있고 가족들도 꽤 갖고 있나 보다 했더니 가족들은 또 전혀 많이 갖고 있지도 않고 본인이 다 갖고 있는 그런 지배구조더라고요.

[양지열]
그러니까 일단 대기업하고는 조금은 지배구조가 다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 삼성이나 LG 같은 그런 기업들, 현대 같은 대기업들 같은 경우는 오히려 저렇게까지 가지고 있을 수는 없는데. 보시다시피 과반수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고 가족들까지 합하면 53%가 넘거든요. 여기에서는 내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겁니다. 저걸 직접 나와서 이걸 매각하겠다든지 아니면 상당 부분을 어디 국가에 기증하겠다 이런 것까지 기대하지 않더라도 저 상태로 해서 뭘 내려놓을 수 있다는 거지라는 게 나올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어떻게 보면 중소기업이라고 불러야겠죠, 큰 기업이지만. 우리 전체 국가 규모로 봤을 때는 기업 내에서는 홍 회장님과 그 일가에 대해서 그 누구도 어떻게 보면 반대되는 얘기를 할 수 없었겠구나라는 게 딱 보이는 거죠, 저 구조에서. 혼자서 과반수의 절반이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절대권력인 거죠, 저 안에서는.

[앵커]
그리고 아까 잠깐 얘기가 쭉 나왔습니다마는. 잘못한 것들을 갖다가 이것저것 쭉 열거하면서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했는데 제일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는 빼더라고요. 예전에 아마 제 기억으로는 남양유업이 여성단체에서 주는 성불평등상을 받았을 겁니다. 그때 여성 근로자가 나름대로 결혼을 하면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밀려나고 임신을 하면 임금이 깎이고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 그런 불평등상을 받은 건 또 슬쩍 빼더라고요.

그런데 보면 역시 아직 문화가 바뀌지 않았구나, 의식이 바뀌지 않았구나 하는 걸 느끼는데. 나와서 하는 여러 가지 동작들은 회장들은 다 똑같습니다. 나와서 인사하고 사과문 읽고 미안합니다라는 구절이 들어가는 그다음에 한발 옆으로 가서 크게 또 90도로 인사하고. 그런데 재벌 회장들이든 기업 회장들이든간에 똑같은 모습을 늘 보여서 아까 지적하신 대로 신뢰가 그렇게 가지는 않습니다.

[양지열]
최소한 예를 들어서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경영인들을 어떤 식으로 키울 것이고 영입을 한다거나 아니면 지금 있는 구조에서 어떤 식으로 일을 맡기고 본인은 일선에서 물러날 수 있도록 한다 거나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지분이 너무 과하기 때문에 회사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이 지분은 일정 부분을 매도를 하겠다는 것. 저는 기증하라고까지는 절대 요구하지 않겠습니다마는 다만 매도를 해서 일반적인 어떻게 보면 말씀드린 대로 원칙적인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든가 아니면 자신의 자녀들이 최근에 회사의 횡령 의혹 같은 것들이 불거지기도 했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게 아니라 지분 자체를 내가 주지 않겠노라라고 하는 것. 그러니까 기업을 공적 기업으로 바꾸겠다든가 이런 식의 얘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고개를 끄덕이겠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거든요.

[앵커]
그런데 아까 안귀령 앵커의 삼성 관련 앵커리포트가 있었습니다마는 이건희 회장도 사퇴를 해야 될 만한 엄청난 큰 비리를 노출시켰을 때 물러나겠습니다라고 하고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는 13년 걸리고 물러났다가 다시 회장직으로 돌아오는 데는 한 23개월? 1년도 안 걸렸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사실은 재벌 회장들이나 기업의 대표들이 고개를 푹 숙인다고 해도 국민들은 조금 신뢰가 잘 안 가죠.

[양지열]
게다가 그 원인으로 됐던 것들이 늘 기업이 살아야 국가가, 경제가 살 수 있다는 게 계속해서 반복되어 왔었고. 또 이건희 전 삼성회장 같은 경우에는 당시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해야 된다는 그런 정권 차원에서 딱 한 사람을 콕 집어서 사면을 해 줬습니다. 그래서 복권까지 시켰기 때문에 집행유예라서 사실은 어찌 보면 굳이 사면하지도 않아도 될 걸 명예회복까지 시켜줬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국민들도 국민들이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도 다 봤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아, 저분이 저렇게 해서 받을 수 있다면, 회복될 수 있다면 나 역시도 같은 방법을 쓰면 된다고 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빨리 배우겠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따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도적으로도 저렇게 이른바 오너라고 하는 분들이 재벌까지 가든 아니면 그보다는 못 미치는 규모라고 할지라도 오너라고 하는 분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끼치는 회사에 대한 손해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안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더더군다나 그 부분들, 그러니까 내부적으로 통제가 안 되더라도, 내부적으로 견제가 안 되더라도 그런 부분들을 만들어줬어야 되는데 제도적으로도 그런 부분이 없다는 게 여전히 비슷한 문제들이 21세기에도 반복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까 제일 지금도 갑갑한 것은 회사 내에서의 갑질이나 폭언 같은 것들도 있었고 상대방 경쟁 회사에 대해서 너무 심한 공격도 나중에 문제가 됐고 또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직접 국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건드린 것도 문제가 됐고.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실 제일 힘든 건 대리점들입니다. 갑자기 남양유업이라고 하는 이미지가 뚝 추락하고 매출이 전혀 안 올라가니까 글쎄요, 잘못한 사람들이야 잘못한 사람들이지만 대리점이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런 문제인데 사재를 털어서 그런 걸 수습하느라고 오래 걸렸다. 이런 얘기는 또 없단 말이죠.

[양지열]
그런 얘기는 없죠. 그래서 소비자들도 참 혼동스러운 것이 그런 비슷한 문제들이 제기될 때 예를 들어 불매운동을 하려고 하면 갑자기 마음에 걸리는 게 말씀하신 것처럼 그럼 생산업체들은 어떻게 하고, 대리점주들은 어떻게 하고. 또 남양유업 같은 경우 프랜차이즈 형태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형태로 프랜차이즈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선량한 소상공인들은 또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런 생각이 같이 들거든요. 그래서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막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저것을 막기 어려운 그런 참 기형적인 빠져나올 부분이 다 만들어져 있는 구조이고 말씀드리다 보니까 하다못해서 가맹사업과 관련해서도 이걸 그러면 제도적으로 오너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이라도 제대로 해 주도록 하자. 대리점주들이나 가맹점주들에게. 그런데 그것조차도 말만 나왔을 뿐이지 아직 제도적으로 만들어지지가 않았거든요. 기껏해서 계약서의 가맹점주하고 가맹사업주하고 손해배상을 지기로 하자라고 계약서에 집어넣자 이런 정도밖에 없고요. 그것도 말씀드린 것처럼 프랜차이즈나 가능한 거지 이렇게 낙농가라든가 대리점주들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들은 아직까지도 요원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까 일단 뭔가 잘못한 기업이나 기관이 있을 경우 맹공을 가할 수도 있고 비난을 거세게 할 수도 있는데 그로 인해서 엉뚱하게 선의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피해를 받는 관계된 주변의 다른 기업이나 아니면 대리점주들이나 이런 것들을 위해서 법적인 정비는 빨리 서둘러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양 변호사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양지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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