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삐걱'대는 공수처...1호 수사가 첫 시험대

잇단 악재에 '삐걱'대는 공수처...1호 수사가 첫 시험대

2021.04.10.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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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본격적인 수사 착수 이전부터 잇단 악재 속에 삐걱거리는 모습입니다.

신뢰받는 수사기관으로 자리 잡기까진 험로가 예상되는데 1호 수사가 어떤 사건이 되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취임 이후 아침 출근길 때마다 포토라인에 섰던 김진욱 공수처장.

[김진욱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지난 1월) : 지금 시점하고 두 달 후가 수사의 진행 정도나, 만약 지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다르기 때문에 그거는 그때 판단하는 게 맞고….]

꽤 상세하게, 할 얘긴 하던 모습이었지만 최근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김진욱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지난 5일) : (사건사무규칙 관련해서 대검이 반대 의견 냈다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수고 많으십니다.]

잇단 악재와 암초에 부딪히며 삐걱거리는 공수처 처지가 반영된 모습입니다.

논란의 시작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이었습니다.

검찰에서 이첩받은 사건을 다시 돌려주며 기소는 공수처가 직접 하겠다고 통보했지만, 검찰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무시한 채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과 이규원 검사를 전격 기소하면서 체면을 구겼습니다.

무엇보다 김진욱 처장이 사건을 재이첩하기 전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면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김도읍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 주요 핵심 피의자 이성윤, 공수처에 사건 이첩받은 직후에 이성윤 만난 사실 있죠?]

[김진욱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지난달) : 면담 겸 기초조사 했습니다. 저희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 해서 본인 서명도 받고….]

조서는 물론 면담 내용조차 기록하지 않아 의혹은 더욱 커졌고, 김 처장 관용차를 이용해 이 지검장을 '에스코트'해준 모습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황제 면담'이란 조롱과 함께 공정성에도 큰 흠집이 났습니다.

게다가 이를 해명하겠다고 낸 보도자료는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비판의 목소리만 더욱 키웠습니다.

공수처는 다른 관용차가 피의자 호송용으로 뒷좌석이 열리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론 호송용 차량도 아닌 데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잠금장치 기능이 탑재된 것일 뿐이란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김진욱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지난 2일) : 저희 보도 설명자료 냈습니다. (관용차 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보도 설명자료 냈다고요.]

이달 수사 착수를 위해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지만, 검사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여, 난항도 예상됩니다.

처장과 차장을 제외하면 검사 23명이 정원이지만, 대통령에게 올린 추천 명단엔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해 19명만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정착하기까진 험로가 예상됩니다.

검사 채용을 마무리하고 진용을 갖춘 뒤 착수할 1호 수사에 관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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