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직까지 거론하며 '배수진'...尹의 의도는?

총장직까지 거론하며 '배수진'...尹의 의도는?

2021.03.02. 오후 9:4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권의 중수청 설치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총장직'까지 거론했습니다.

다만, 당장 사퇴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검찰 조직의 명운을 걸고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여론전도 본격화하고 검찰 조직을 추스르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이종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여권발 입법 움직임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장 표명은 충분히 예견됐던 상황입니다.

다만 기자 간담회나 입장문 발표, 국회에 의견을 제출하는 등 통상의 방법이 아닌, 전격적인 언론사 인터뷰는 분명히 이례적입니다.

윤 총장 취임 이후 신문 지면에 대담 인터뷰가 실린 건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메시지 전달의 주목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여권의 중수청 입법 추진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발언 수위도 꽤 높았습니다.

특히 총장직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한 건 나름의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윤 총장은 앞서 헌정 사상 초유의 총장 지휘권 박탈과 징계 국면에서도 끝까지 자리는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그만큼 검찰 수사권 박탈을 검찰 조직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길목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다만 윤 총장은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행간의 의미를 보면, 당장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보다는 여권을 향한 '투쟁'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윤 총장의 이번 입장 표명으로, 여론전이 본격화될지도 관심입니다.

윤 총장은 올바른 여론 형성만을 기다리겠다며, 기댈 곳이 국민의 지지뿐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미 검찰 내부망엔 '중수청은 일제강점기 특별고등경찰'이란 비판 글이 올라오는 등 일선 검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대검찰청은 중수청 설치에 대한 일선 청의 의견이 취합되면 적절한 방법으로 추가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박범계 장관이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진화에 나선 모습이지만, 윤 총장의 입장 표명을 기점으로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이 본격화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