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 앞에서 싸우고, 의료인력 1명뿐"...나눔의집 갈등 아직도

"할머니들 앞에서 싸우고, 의료인력 1명뿐"...나눔의집 갈등 아직도

2021.02.28. 오전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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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새 운영진 부임…공익제보자와 갈등 여전
제보자들 "할머니들에게 찬밥 주고 식단 엉망"
운영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정면 반박
길어진 갈등 속에 할머니들 건강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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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집을 둘러싼 사태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운영진과 공익제보자 간 갈등이 서로에 대한 고소로 이어지면서 할머니 앞에서 수시로 다툼이 벌어지는가 하면 돌봄 인력도 부족해졌습니다.

김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후원금을 마음대로 썼다는 의혹이 불거진 나눔의집.

소장과 사무국장이 재판에 넘겨진 뒤 새 운영진이 왔지만, 내부 공익제보자들과 갈등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보자들은 새 운영진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찬밥을 주는 등 식단 관리가 엉망이라고 주장합니다.

할머니들 앞에서 술판을 벌였다고도 비판했습니다.

[나눔의집 공익제보자 : 할머니 있는 데서 술을 먹었어요. 소주랑 맥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이랑 빈 병이 나오는 장면이 있거든요.]

하지만 운영진들은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뜨거운 음식을 못 드시는 분이라 식혀드린 거라며 할머니의 실제 음성을 공개하고,

"속에서 받지를 않아. 먹지를 못하니까 뜨거우면…. (뜨거우면 속에서 받질 않아요?) 못 먹어. 열이 많아서…."

조미료통으로 쓰는 소주병을 보고 술판 누명을 씌웠다며 CCTV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오해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불과 10개월 새 양측이 서로 고소한 것만도 10건이 넘었습니다.

[우용호 / 나눔의집 시설위원장 : (공익제보자들이) 해왔던 업무가 제가 그렇게 하자고 하는 방법과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안 하던 업무를 주는 것처럼 인식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오해 부분이….]

갈등 속에 우려가 커지는 건 할머니들의 건강입니다.

업무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 탓에 아흔이 넘은 할머니들에 대한 24시간 돌봄이 부실해진 겁니다.

전담 의료인력도 간호조무사 1명뿐.

할머니들 앞에서 다투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기도 합니다.

[경기 광주시청 관계자 : 싸우는 사람이 계속 있는데 할머니들이 당연히 불안정하시잖아요. 저희는 그분들의 안위나 이런 게 제일 걱정이잖아요. 사실은….]

이를 중재하고 부족한 의료인력을 뽑을 이사회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

급한 대로 최근 경기도와 광주시는 직무 정지된 스님이사 5명을 뺀 임시 이사회를 꾸렸습니다.

[덕림 스님 / 나눔의집 이사 : 직원들의 불평, 불만을 이사회에서 조율해서 서로 화합하게 만드는 게 일이잖아요. 그것을 저희가 할까 합니다.]

이사회는 오는 16일 첫 회의를 열고 정상화 작업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할머니들이 남은 생을 편히 보낼 수 있는 환경이 시급한 상황에서 임시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립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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