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한 진실 밝혀주세요"...'이춘재 사건' 피해자들의 호소

"은폐한 진실 밝혀주세요"...'이춘재 사건' 피해자들의 호소

2021.01.25.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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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에서 억울하게 용의자로 몰렸던 피해자와 유족들이 진실화해과거사위원회에 당시 수사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신들뿐 아니라 강압수사로 고통을 받았던 많은 피해자가 나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 동안 화성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 사건.

경찰은 당시 연인원 180만 명 넘게 투입해 용의자만 3천 명, 수사대상자만 2만 명 넘게 조사했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30여 년이 흐른 2019년에야 다른 죄로 수감 중이던 이춘재가 진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경찰은 애꿎은 사람을 용의자로 몰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사실도, 수사 담당자가 피해자 유류품과 시신 일부를 발견하고도 은폐했다는 점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배용주 / 경기 남부지방 경찰청장 (지난해 7월 2일) : 조사 과정에서 폭행과 가혹 행위로 인한 허위자백, 허위진술서 작성 강요, 조서 작성 시 참여하지 않은 참고인을 참여한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오랜 세월 국가의 잘못된 수사와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이춘재 사건 수사과정의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윤성여 / ’이춘재 8차 사건’ 누명 피해자 : 모든 잘못된 진실은 앞으로 바로잡혀야 하고…. 하루속히 (진실이) 자리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박준영 / 변호사 : 모두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용의 선상에 올랐었고 그 2만 명 넘는 사람이 모두 인권 침해적인 수사를 받았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적지 않은 수가 반인권적인 수사를 받은 거로 보입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고 김현정 양의 아버지와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려 강압수사에 시달린 뒤 암으로 숨진 윤 모 씨 형도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희생자 가족들은 경찰의 은폐로 사건을 수사할 기회조차 없었는데 공소시효가 만료돼버렸다며 가슴을 쳤습니다.

[김용복 / 고 김현정 양 아버지 : 경찰이 은폐해서 못 잡으면 누가 잡아요? 대한민국 경찰이 은폐하면 어떤 민간인들이 어떻게 찾아요? 기가 막혀서 말도 못 하겠어요.]

[윤동기 / 9차 사건 용의자 형 : 직접 (동생이) 잡혀들어가서 (A4용지로) 6박스 분량의 조사를 받았다는 것은 피해자가 상당히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거예요.]

피해자와 유족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진실 규명입니다.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이런 노력을 통해 용의자나 피의자로 몰렸던, 숨어 있는 피해자들이 더 나타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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