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재현된 두 전직 대통령 수감...같은 듯 다른 운명

23년 만에 재현된 두 전직 대통령 수감...같은 듯 다른 운명

2021.01.16. 오전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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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또 전직 대통령 두 명 기결수로 수감
李, 뇌물수수·다스 자금 횡령 등 징역 17년 확정
朴, 국정농단 사건 등 징역 22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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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죄 확정으로 전두환·노태우 씨에 이어 23년 만에 다시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수감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특별 사면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지만, 시대 상황은 물론 혐의나 수감 기간 등도 달라 같은 운명이 반복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97년 4월, 전두환·노태우 씨는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관련 내란 등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2년을 확정받았습니다.

이들은 형이 확정된 지 8개월여 만에 특별사면됐는데, 구속 기간을 포함해 2년여 동안 함께 복역했습니다.

[전두환 / 지난 1997년 석방 당시 : 그동안 본인과 본인 일의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오랫동안 너무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기결수 신분으로 수감되는 불명예스러운 역사는 23년 만에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뇌물수수와 다스 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이 확정됐고,

[강 훈 / 이명박 前 대통령 변호인 (지난해 10월) : 정말 참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헌법의 정신과 규정이 완전히 무시된 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이 확정돼 네 번째 전직 대통령 기결수가 됐습니다.

[조원진 / 우리공화당 대표 : 판결에 대해서 우리는 승복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법치 사망이다….]

다만, 전두환·노태우 씨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혐의에서부터 법적 대응 방식과 수감 기간까지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습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구속된 뒤 1심 때부터 법원 출석을 거부하며 사실상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고, 3년 10개월이라는 전직 대통령 최장수 구금 기록을 세웠습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구속된 뒤 보석으로 1년 만에 석방됐고, 항소심 실형 선고 후엔 전례 없는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로 6일 만에 다시 풀려나 실제 구금 일수는 1년 2개월 정도로 가장 짧습니다.

전두환·노태우 씨의 혐의는 쿠데타와 5·18 등 정치적 사건과 연관된 반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 등 개인적 비리 성격이 더 크다는 점도 다릅니다.

다만, 본인 사건을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하면서 반성이나 사과의 뜻을 분명히 밝힌 적이 없다는 점에선 4명 모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면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부정적인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진봉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본인들은 잘못이 없다고 얘기하고 정치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사면을 할 수 있는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은 모두 최종 형량이 확정돼 과거 군부 출신 대통령들처럼 특별사면 요건을 갖추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지형이나 시대 상황은 그때와 지금이 완전히 다른 만큼 20여 년 전 전례가 반복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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