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발 집단감염 160일 "돌아갈 수 없는 일상...회사가 책임져야"

쿠팡 발 집단감염 160일 "돌아갈 수 없는 일상...회사가 책임져야"

2020.10.28. 오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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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모 씨, 쿠팡 물류센터에서 포장업무 하다 확진
50대 남편·20대 딸도 감염…남편, 뇌 손상으로 의식불명
"남편 치료비·약값만 한 달에 2백만 원 남짓"
산재보험은 본인만 적용…쿠팡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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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어느덧 160일째, 5개월이 넘었습니다.

당시 직원 8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50명 넘게 확진됐는데, 감염됐던 직원들은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회사와 싸우고 있습니다.

김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월, 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포장 일을 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45살 전 모 씨.

함께 살던 50대 남편과 20대 딸도 잇따라 감염됐습니다.

애초 3명 모두 경증 환자로 분류됐지만, 갑자기 병세가 악화한 남편은 심정지로 뇌 손상이 왔고, 아직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모 씨 / 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6월 7일에 담당 간호사 선생님한테 전화 와서 위급상황이고 지금 병원으로 치료하러 가야 한다고…. 그러면서 그때 심정지가 온 거예요. 응급차 안에서….]

현재 치료비와 약값에 한 달에 들어가는 돈만 2백만 원 남짓.

업무 연관성이 인정돼 쿠팡 코로나19 피해자 가운데 처음으로 산재보험이 적용되긴 했지만, 본인 치료비와 휴업급여 정도만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 치료비는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합니다.

전 씨는 쿠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전 모 씨 / 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수차례 본사까지 가서 저희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는데도 만나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냥 손해배상, 법으로 가게 된 거죠.]

코로나19에 확진된 다른 쿠팡 노동자들 역시 고통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릎이 아프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등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고, 감염자였다는 주홍글씨 탓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책임을 촉구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쿠팡 측이 방한복과 안전화를 돌려쓰게 하고 확진자 발생 사실도 바로 알리지 않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A 씨 / 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이번 쿠팡 발 코로나19 사태가 정말 이렇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인지 사측에 묻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감염과 자가격리로 불편을 겪은 직원과 가족을 위해 돌봄서비스 등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단기직 근무자 2,600여 명에게는 생활안정자금도 백만 원씩 지원했다며 추가 지원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감염됐던 직원 일부는 지난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회사를 고발한 데 이어, 추가 손해배상 청구도 하겠다는 입장이라 쿠팡 집단감염 사태를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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