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아 하늘에선 아프지마" 추모 물결..."형에겐 소식 못 알려"

"동생아 하늘에선 아프지마" 추모 물결..."형에겐 소식 못 알려"

2020.10.22. 오후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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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상을 입고 투병하던 인천 초등학생 형제 가운데 끝내 숨지고만 8살 동생.

빈소가 차려졌지만, 유족들은 조문을 받지 않았습니다.

회복 중인 10살 형은 아직 동생이 떠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흰색, 보라색 리본이 초등학교 운동장 한쪽에 가득 걸려 있습니다.

쌀쌀한 가을바람에 삐뚤빼뚤한 아이들의 글씨가 휘날립니다.

"동생아 하늘에서 편하게 지내렴", "거기선 아프지 마."

화재로 중화상을 입고 한 달가량 치료받다 끝내 눈을 감고 만 8살 A 군을 위해 같은 학교 친구들이 추모 리본을 하나하나 매달았습니다.

[교육청 관계자 : 추모의 글쓰기 이런 것들 추모행사를 하면 리본 만들기라든가 글쓰기라든가 이런 활동들을 해요.]

인천의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는 조용했습니다.

유가족이 가족 외에 외부인 조문을 받지 않기로 해 오가는 발길이 거의 없었습니다.

튜브 없이 미음을 삼키고 엄마를 부를 정도로 한때 회복했던 아이.

외할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지만, 다시 상태가 나빠져 하늘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가족들은 가슴 아파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숨진 아이 친인척 : 애 엄마가 너무 충격이 크고 하니까…. (동생이) 성대가 부어서 말도 했어요. 작은 애는 걱정을 안 했거든요, 사실.]

동생과 항상 붙어 다녔던 10살짜리 형은 혼자서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동생의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차마 말하지 못한 겁니다.

[후원시설 관계자 : 알리면 안 되죠. 옆에서 수시로 확인하고 있고, 아이가 지루하니까 게임이나 그렇게 할 때만 휴대전화를 주고 그 밖에는 회수하죠.]

인천 형제를 후원한 단체들은 3억 원 가까이 모인 기부금으로 동생의 장례비와 홀로 남은 형의 치료와 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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