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 복용' 김철민 "암 환자 쉽게 현혹...말려줄 전문의 필요"

'개 구충제 복용' 김철민 "암 환자 쉽게 현혹...말려줄 전문의 필요"

2020.10.22.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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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충제 복용' 김철민 "암 환자 쉽게 현혹...말려줄 전문의 필요"
사진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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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충제가 암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말을 듣고 이를 복용하다 부작용을 겪은 개그맨 김철민 씨가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의 위험성을 바로 알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암 판정을 받고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다가 부작용으로 중단한 김 씨는 심지어 선인장 가루, 대나무 죽순 식초 등을 복용하라는 제안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항암제 대체요법에 현혹되기 쉬운 암 환자가 믿고 상담받을 수 있는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김 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국정감사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녹화 영상으로 근황을 전했다.

김 씨는 "2019년 8월 6일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폐에서 림프, 간, 뼈로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라고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펜벤다졸을 복용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많은 분이 소셜 미디어와 메신저로 펜벤다졸을 먹고 3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보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씨는 복용 8개월 만인 지난 9월 펜벤다졸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단 이유에 대해선 "암세포가 더 커졌고 경추에도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전이가 됐다"라며 "병원에서 (개 구충제) 내성이 생기면 치료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해 중단했다"라고 했다.

김 씨는 다른 대체요법에 대한 유혹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선인장 가루를 액으로 만들어 마시면 폐암이 사라진다는 제안도 받았고, 대나무 죽순으로 만든 식초도 있었다"라며 "그런 여러 가지 대체 요법에 대해 '무료로 줄 테니 복용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암 환자들은 이상한 제품에 현혹되기 쉽고 위험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상담 없이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면 나도 좋아진다'라고 생각하고 복용하기 쉽다며, 그러다 큰 낭패를 본다"라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김 씨는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변화하는데 그런 하루하루를 점검해줄 수 있는 전문의가 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펜벤다졸의 경우도 정부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지만, 이걸 복용하는 환자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도 사실이다. 복용, 부작용, 판단이 모두 환자들의 몫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미국은 국립보건연구원 산하에 대체의학 연구 센터가 있어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 근거 마련과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대체요법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 실태조사를 하고 근거 수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이비 의료와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대체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대체요법을 제도권 안에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라며 "국민이 (대체요법을) 실질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효과가 있든, 나쁜 효과가 있든 제대로 연구해서 알려드리고 권장할 건 권장하고 제재할 건 제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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