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글자, 이토 히로부미 글씨로 확인"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글자, 이토 히로부미 글씨로 확인"

2020.10.21.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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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글자, 이토 히로부미 글씨로 확인"
현재 서울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 사진 제공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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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본관 정초석(머릿돌)의 '정초(定礎)' 글씨가 안중근 의사에게 처단된 일제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 친필로 확인됐다.

21일 문화재청은 한국은행 정초석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가 쓴 글씨라는 주장이 제기돼 서체 전문가 3인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입수된 '일본 하마마츠시 시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 붓글씨와 1918년 조선은행이 간행한 영문잡지 '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조선과 만주의 경제 개요)에 게재된 정초석 사진 등을 참고했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정초석에 새겨진 '定礎' 두 글자는 묵적(먹으로 쓴 글씨)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내려쓴 획 등을 종합해 볼 때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의 글씨임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글씨를 새기는 과정에서 획 사이가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부분이 붙어 있는 등 획을 정교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 붓이 지나간 자리에 비백(빗자루로 쓴 자리같이 보이는 서체)을 살리지 못한 점 등 일부 필획에서 서예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해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확인된 정초석 글씨에 대한 고증 결과를 서울시와 한국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한국은행이 내부 검토 후 정초석 글씨에 대한 안내판 설치나 '정초' 글 삭제 등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하면 문화재청은 관계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07년 착공된 서울 한국은행 본관은 1912년 조선은행 본점으로 준공됐다. 일제는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 침탈을 자행했다. 광복 후 1950년 한국은행 본관이 됐고 1987년 신관이 건립되면서 현재는 화폐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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