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감기약도 안 나왔는데…" 숨진 택배 기사 동생의 호소

"흔한 감기약도 안 나왔는데…" 숨진 택배 기사 동생의 호소

2020.10.20.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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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감기약도 안 나왔는데…" 숨진 택배 기사 동생의 호소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 김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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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진택배 소속 택배 기사 김 모 씨의 동생 A 씨는 "(한진 측에서) 있지도 않은 얘기들을 자꾸 하니까 저는 좀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동생 A 씨는 전날(1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한진택배 측이 고인이 평소에 지병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흔한 감기약 하나도 안 나온 집에서, 고인의 집에서 가족도 모르는 지병이 있을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있지도 않은 얘기들을 갖다가 허위로 허구로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많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 또한 형이 지병이 있었으면 약이라도 먹었을텐데, 그런 것도 전혀 없는 사람을 지병이 있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A 씨는 한진택배 측이 김 씨의 배달물량이 동료들보다 현저히 적은 200개 미만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형이 420개를 맨날 배송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렇게 하면 할 수도 없고, 사람이 뭐 기계도 아니고 맨날 400개가 넘는 물량을 배송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200개는 적은 물량이냐"고 반문했다.

또 김 씨가 '너무 힘들다'며 남긴 문자 내용에 대해서는 "형의 마지막 문구가 또 너무 여러 가지 의미들이 함축된 것 같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제가 마음을 다잡기에는 그 문구들이 자꾸 생각이 난다"고 심경을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김 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자, 영업소장이 119에 연락해 김 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김 씨가 과로를 견디다 못해 숨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진택배 측은 김 씨의 죽음에 대해 고인이 평소 지병이 있었고 배송량도 200개 내외로 적은 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과로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고용노동부는 3주간 긴급 근로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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