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유골함 깨졌다" 고의 사고로 운전자 돈 뜯은 남성

"부모님 유골함 깨졌다" 고의 사고로 운전자 돈 뜯은 남성

2020.09.29.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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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유골함 깨졌다" 고의 사고로 운전자 돈 뜯은 남성
사진 출처 = 부산 경찰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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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배회하다가 고의로 접촉 사고를 낸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라고 운전자를 속여 합의금 등을 챙긴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부산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검은색 정장 차림의 60대 남성이 골목을 배회하던 중 지나가던 차와 접촉사고가 난 듯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충돌로 남성이 손에 들고 있던 종이 가방이 바닥에 떨어졌고, 남성은 운전자에게 "부모님 유골함인데 깨져버렸다"라고 말했다.

운전자는 교통사고가 난 것에 이어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는 남성의 말을 듣고 미안하고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운전자는 합의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 3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운전자는 혹시 뺑소니로 신고당하지 않을까 우려해 경찰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비슷한 수법으로 부산과 경남 일대에서 피해자들에게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남성이 들고 있던 종이 가방 안에는 깨진 사기그릇이 들어있었다. 남성은 손에 사망 진단서라고 적힌 봉투를 들고 있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이 남성은 차량과 부딪히는 충격에 대비해 오른팔에 실리콘 보호장치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3개월간의 추적 수사 끝에 이 남성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이 소액이고 부모님의 유골함을 깨뜨렸다는 미안함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라며 "유사한 피해를 입으신 분이 계신다면 수사팀으로 신고해달라"라고 전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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