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사태 파장 클 듯...'규정' 어긴 탓

'독감 백신' 사태 파장 클 듯...'규정' 어긴 탓

2020.09.23. 오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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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류재복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겨울 독감의 유행을 막아서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던 정부 계획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무료로 접종하려던 백신을 잘못 다루는 바람에 못 쓰게 될 처지에 놓인 건데 정확한 경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배송 과정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것이 전염병을 막는 기본이라는 사실을 또다시 일깨워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류재복 해설위원과 함께 독감 백신 사태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앞서 우리 취재기자가 현장에 나갔었는데요. 지금 독감 예방접종, 미리 맞으려는 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고 합니다.

[류재복]
그러니까 무료접종이 어제부터 원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기로 했는데 그게 일단 2주간 연기가 되면서 이렇게 되면 무료접종을 못 하는 것 아니냐. 왜냐하면 정부가 확보해낸 물량은 전 국민의 60% 수준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독감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 그 가운데 한 1900만 명분 정도가 지금 이 문제에 걸려서 2주간 공급이 안 되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되면 특히 어린아이를 두신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날은 추워지고 있는데 아이가 2주 동안 맞지 못하면, 그 뒤에 그렇다고 해서 바로 2주 뒤에 맞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유료라도 맞히고 보자면 심리가 발동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지금 유료 분량은 1000만 명분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추경을 편성하면서 105만 명을 추가로 무료접종 대상에 넣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유료접종 하고 나서 나중에 비용을 정부가 대주는 방식으로 갔기 때문에 실제로 남은 분량은 900만 명분 정도만 남은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무료접종 대상자들도 지금 대거 유료로 맞겠다고 해서 지금 병원에 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오늘도 보면 줄을 서는 이런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빨리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자칫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보입니다.

[앵커]
일단 독감백신이 왜 이런 사태를 빚게 됐는가, 이것부터 확인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로는 무료접종을 위한 독감백신이 상온에 방치됐다, 이 정도까지인데 조금 더 구체적인 경위가 나왔다고요?

[류재복]
속속 취재 과정에서 여러 얘기가 나오는데 신성약품이라는 곳에서 올해 단독으로 이 물량을 배송하는 것으로 낙찰이 됐죠. 낙찰이 되는 과정은 신성약품은 지금까지는 이 과정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회사인데 다른 회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유찰이 계속 됐습니다.

그래서 신성약품이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은 게 이달 6일입니다. 불과 보름 전입니다. 그러면 보름 전부터 물량을 받아서 배송을 하려니까 시간적으로 굉장히 촉박했던 것이 있죠.

그것도 그렇고 신성약품이 처음으로 배송을 맡게 되다 보니까 하청과 재하청을 주게 된 거죠. 그래서 하청업체가 신성약품이 있는 김포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받아서 자기들이 배송해야 될 물류센터까지는 이른바 콜드체인이라고 해서 저온냉장의 시스템을 잘 갖춰서 갔는데 거기서 만약에 충청도를 가게 되면 충청도 물류센터에서 각 도시별로 가야 될 것 아닙니까?

각 도시에서는 또 각 병원으로 가야 되지 않습니까? 이 마지막 단계, 그러니까 11톤 트럭에 들어갔던 백신이 1톤 트럭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또 재하청을 준 거죠.

그 하청 운송업체가 재하청을 줬는데 이 재하청에서 운송을 담당하는 분들 가운데 과거에 의약품, 백신 배송을 안 해 봤던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약품을 상온에 방치시켰던 일이 벌어지는 거죠. 차에서 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뜨거운 햇빛 아래 빛도 쐬게 되고 상온에 방치를 하게 된 거죠.

이것을 다른 기사들이 보고 문제 제기를 했고 몇몇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어서 질병 당국에 제보를 하게 된 거죠. 그런데 질병 당국의 발표 내용을 유심히 들어보면 한 곳이 아니라는 거죠.

복수의 장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신성약품의 회장은 뭐라고 얘기하냐 하면 자기네들이 일단 배송하기로 했던 것이 500만 도즈, 그러니까 500만 명분인데 이중에 250만 명분이 노출이 됐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앵커]
자체조사 결과인 거죠?

[류재복]
그렇죠. 신성약품은 스스로가 다 사태를 파악했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자기네들이 파악한 바로는 250만 명분이 상온에 노출이 됐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죠.

[앵커]
나머지는 괜찮다는 겁니까, 그러면?

[류재복]
나머지는 노출이 안 됐다는 것인데 이것은 신성약품 회장의 얘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까 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방역 당국에서 밝힌 것은 한 곳이 아니고 복수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가 없죠.

[앵커]
지금 이걸 정상적으로 공급해서 접종할 수는 없는 상황인 거죠?

[류재복]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지금 사실 좀 안타까운 마음은 우리가 백신 물량이 우리 인구보다 더 많게 공급이 되어 있다면 사실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죠.

그런데 지금 맞으려는 사람은 상당히 많은데 공급되는 양은 6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상당히 많은 분량이 노출이 됐다고 하니까요.

그러면 그 분량만 빼고 나머지는 빨리 접종을 시키면 될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문제가 안 되죠. 왜냐하면 지금 경위가 정확하게 밝혀진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디서 어떤 상태인지 모르고 어떤 백신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임의대로 일부 분량을 덜어내고 나머지를 공급하게 되면 불안감이 굉장히 커질 수 있고요.

이미 무료접종에 대한 불신감이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것 아니겠습니까.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같은 범주 안에 들어가 있다면 그것을 선뜻 맞게 되기는 쉽지 않죠.

[앵커]
500만 개 중에 250만 개는 괜찮다고 하더라도.

[류재복]
250만 개를 뺀 나머지는 괜찮다 하더라도.

[앵커]
그 250만 개에 속한 것 아니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류재복]
그렇죠. 그게 아직 정확하게 결과가 나온 게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방역 당국에서도 일단 그 500만 개에 더해서 1280만 개. 아직 나가지 않은 물량도 일단 다 대기를 시켜놓고 전체적으로 점검을 하겠다는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방역 당국은 지금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당국자의 말을 듣고 또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류재복 기자가 설명한 것처럼 가능하면 신속하게 조치를 하겠다. 단, 품질 검사를 해 보고 맞을 수 있는 백신인지 아닌지 확인을 하고서 발표를 하겠다는 거거든요.

[류재복]
그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WHO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에 사백신, 독감백신은 사백신이거든요. 죽은 백신, 생백신이 아니고요.

사백신은 상온에 노출되면 그 안전성을 알 수 없다라고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부 전문가한테 질문을 드려 보니까 선진국은 상온에 노출되면 바로 다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사실 방역 당국으로서는 원칙대로 보면. 그리고 그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백신이라는 것이 몸에 균을 넣어서 미리 감염을 약하게 해서 항체를 형성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이것이. 몸에 전염병을 일부러 감염을 시키는 그런 약입니다.
그런 약인데 이런 약이 어찌 됐건 변질이 됐건 어떻게 됐건 간에 규정을 어긋난 상태에서 방치됐다면 사실은 이것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데 실험실상의 연구를 보면 한 달을 상온에 놔도 변질이 안 됐다, 이런 연구 결과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실험실에서의 얘기고요.

지금 조건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얘기할 수 없고. 그리고 우리가 병원에 가면 사실은 백신 주사를 놓기 위해서 항상 냉장고 안에서 사람이 2도에서 8도의 상태에서 주사를 맞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만들 때 보통 상온에서 30분 정도는 문제 없을 정도의 내성은 가지고 만듭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상온에서 방치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앵커]
그렇죠. 5분 방치했는지 1시간을 방치했는지 아직 확인을 할 수 없잖아요.

[류재복]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렇게 상온에 방치하게 되면 그 안에 함유돼 있는 단백질의 질량이 떨어진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물백신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백신이 효과가 없거나 떨어지거나.

그런데 독백신은 안 될 것이다. 맞아서 부작용이 일어날 상황은 벌어지지는 않고 물백신, 그러니까 효능이 떨어지는 백신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얘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실은 접종 받을 국민들의 심리 상태가 중요한 것이죠.

심리적으로 지금 사실 그런 상태에서 저는 2주 뒤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를 한다고 해도 과연 선뜻 가서 그 주사를 맞을 수 있을지 그 부분도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앵커]
품질 검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몇백만 개를 다 검사할 수는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 성분 몇 가지만 뽑아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검사하는 건가요?

[류재복]
그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의사나 전문가들 가운데서는. 그러면 그것이 제가 지금까지 독감의 부작용을 전 세계적으로 독감의 부작용 역사를 말씀드리면서 부작용이 일어난 사례가 100만 개를 줬더니 50만 개가 부작용이라는 게 아니라 한두 명이 부작용이 일어났다는 사례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굉장히 적습니다. 그런데 샘플을 그러면 500만 개 중에 샘플을 몇 개를 할 것이냐. 그러면 그 샘플이 모든 500만 도즈를 전부 다 대표할 수 있느냐, 이 문제가 또 하나 있고요.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이게 시차를 두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검사했을 때는 문제가 없는데 시차가 지난 뒤에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어떻게 점검할 것이냐, 이런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상당히 하고 있기 때문에 방역 당국으로서는 상당히 고심이 될 겁니다.

왜냐하면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랑 겹쳐서 백신의 접종을 상당히 정부로서는 독려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물량도 1000만 개 이상 늘려놓은 것이고.

그런데 한때 정치권에서 전 국민을 다 맞히자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방역 당국에서는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만드는 기간이 오래 걸리고 올해는 더 이상 만들 수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라고 얘기했는데 지금 적어도 500만 개 정도의 분량이 펑크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더 날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이것을 그렇다고 해서 500만 도즈를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나중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맞힐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어디서 물량을 확보할 수도 없고. 지금 방역 당국으로서는 상당히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민에 대한 신뢰 이런 것을 잃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또 납득할 만한 그런 결과를 내놓으면 국민들이 이해하지 않을까 싶어요.

[류재복]
그렇습니다. 지금부터의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조금이나마 회복하느냐, 이것이 백신 접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지금 공공의료원에서 독감 백신을 외부로 빼돌렸다라는 의혹이 나왔어요. 어떤 얘기입니까?

[류재복]
그러니까 충청북도에서 만든 공공의료원. 그러니까 청주의료원이라는 곳에서 직원이 이 독감백신을 외부로 반출했다 이거죠. 그러니까 지금 독감백신을 맞으려면 그냥 아무 데나 가서 맞는 게 아니고요.

병원에 가서 예진표라는 걸 작성을 하고 의사한테 확인을 받은 다음에 본인 확인이 되면 그때 주사를 맞거든요. 그런데 이 직원이 가서 예진표라는 걸 허위로 작성한 거죠, 본인이.

지인과 가족들의 예진표를 허위로 작성했는데 아마 직원 가족은 할인 혜택이라는 것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여러 개를 뒤로 빼돌렸다는 얘기죠.

그래서 그런 민원이 접수가 돼서 현재 검사 중이다, 이런 얘기입니다.

[앵커]
백신이 안 그래도 지금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하니까 걱정인 부분이 있는데요. 사실 앞서서 계속 국민들의 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에 유료접종으로 몰린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덜 불안해도 될 것 같은 게 독감은 치료제가 있지 않습니까?

타미플루라는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메시지를 주기도 했는데 치료제는 충분하게 확보가 되어 있는 건가요?

[류재복]
독감은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보다는 훨씬 덜 위험한 것이죠. 그런데 치료제는 발표한 것을 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독감 환자가 108만 명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공급됐던 의약품이 430만 명분이 있었고요. 올해 6월까지 209만 명분 정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600만 명 이상의 분량이 지금 비축이 돼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올해 독감이 지난해 수준으로 걸린다 해도 약품 자체는 충분히 있으니까 치료제 문제는 크게 대두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독감 예방접종 하는 이유가 또 동시에 걸리면 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류재복]
그렇습니다. 제가 남반구의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호주에서 독감 발생률이 거의 100분의 1로 떨어지고 사망률은 더 크게 떨어진 이유 중에 하나가 독감백신율이 백몇 십 퍼센트가 늘어났다, 이런 말씀을 드렸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독감에 걸리지 않으면 코로나19에 걸릴 확률도 적고 걸리더라도 더 악화되는 것을 조금 줄일 수는 있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정부가 신속하게 조치 내용을 발표한다고 하니까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류재복 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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