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文 정부 '정치방역' 확실한 증거 나왔다?

[팩트와이] 文 정부 '정치방역' 확실한 증거 나왔다?

2020.09.12.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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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방역 빌미로 보수 세력 탄압" 주장…근거는 논문
올해 초 대구의 연구 결과…일반화할 수 없어
’증거’라는 논문, 이미 지난 7월 발표…당시에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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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애국 보수' 단체가 다음 달 3일 개천절 집회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적지 않은데요.

이런 가운데, 현직 의사인 이동욱 경기도 의사회장이 정부가 집회와 예배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 방역'을 한다며 특정 논문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충격 단독, 문 정부 정치방역 확실한 증거 나왔다"

이동욱 경기도 의사회장이 올린 유튜브 영상 제목입니다.

[이동욱 / 경기도의사회장 (8일 유튜브) : 교회 왕창 검사해서 교회에서 많이 나왔다? 완전히 깜깜한 바닷속에서 여기 낚시해서 많이 나왔다, 저기 낚시해서 많이 나왔다, 이런 사기를 치고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미 코로나19가 널리 퍼져있는데, 정부가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만 콕 집어서 검사를 하는 바람에, 이른바 '애국 보수' 세력이 마녀사냥당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 근거로는 대구 가톨릭대 병원과 경북대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을 제시합니다.


▲ 국민 10% 이미 감염됐다?

연구팀은 지난 5, 6월 대구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적이 없는 198명을 항체 검사했습니다.

7.6%, 15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습니다.

항체가 있다는 건 코로나19에 면역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동욱 / 경기도 의사회장 (8일 유튜브) : 우리나라 국민이 5천만 명입니다. 저 논문에 의하면 10%는 질병에 걸렸다가 나은 국민이에요. 500만 명이에요. 그런데 정부 확진자 통계는 2만 명밖에 없어요.]

실제로 500만 명이 감염됐을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

"조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대구로 제한한다"

논문 끝에 연구진이 직접 언급한 내용입니다.

연구 대상자를 대구의 병원 한 곳에서만 모집해 표본 크기가 작아서입니다.

해당 논문 연구진은 YTN과의 통화에서 "대구 지역에 국한한 연구 결과를 전국으로 확대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초, 대구에서 터진 '신천지 사태'도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는 핵심 이유입니다.

[이혁민 /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대구 가톨릭병원(연구 대상자 모집)이 위치한 지역이 대구 신천지 신도들이 밀집해서 사는 지역이에요. 그 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에요.]


▲ 새로운 연구 결과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현직 의사입니다.

그가 최근 '정치 방역'의 확실한 증거라며 제시한 논문은 이미 지난 7월에 발표됐습니다.

그때도 논란이 됐지만, 표본 수가 적어서 대다수 전문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이후, 방역 당국이 표본 조사를 통한 항체 생성률 확인에 나선 이유는, 무증상 감염의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지 역학 조사의 실효성이 의심돼서가 아닙니다.

광화문 집회라는 대규모 밀접 접촉.

그리고 거기서 비롯한 감염 고리가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역학 조사마저 부정하는 건, 과학이 아닌 무책임한 선동일 뿐입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취재기자 한동오 [hdo86@ytn.co.kr]
리서처 김미화 [3gracepeace@naver.com]
인턴기자 이수현 [lsh12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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