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법원 떠난 권순일...선관위원장직 유지는 논란

35년 만에 법원 떠난 권순일...선관위원장직 유지는 논란

2020.09.08. 오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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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순일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35년 동안 몸담았던 법원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대법관으로서 겸직해 온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권순일 대법관은 퇴임식을 생략하고, 퇴임사도 남기지 않은 채 임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인 데다 거취를 둘러싼 논란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권 대법관은 겸임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은 아직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들의 호선으로 대법관인 위원이 맡습니다.

임기는 6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대법관직을 마치면 사직하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권 대법관도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관례를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권순일 /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 (2017년 12월) : 대법관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에 국가적으로 중요한 선거관리 사무가 있다든가 하는 비상시기가 아니면 대법관직이 끝난 순간 시민으로 복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지만 대법관 퇴임 이후에도 물러나지 않으면서 정치권 등에선 선관위 중립성이 우려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 대법관은 이달 말 선관위 사무총장 인선 등을 마무리한 뒤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학 강단에 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대법관은 정통 보수 법관으로 꼽혔지만, 사회적 약자 보호에 무게를 둔 판결로도 주목받았습니다.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 피해자가 놓인 처지를 고려하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첫 대법원 판결을 내린 게 대표적입니다.

반면, 법원행정처 차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재판에 넘겨지진 않았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일제 강제징용 재판 개입 등과 관련해 공소장에 이름이 담겼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권 대법관의 무사한 퇴임이 사법 오욕의 역사에 한 줄 남겨질 거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으로는 처음 판사가 된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권 대법관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대법관도 전체 14명 가운데 11명으로 늘어 대법원의 진보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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