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심의위 권고 '첫 불복'...한동훈 건도 뒤집나?

檢 심의위 권고 '첫 불복'...한동훈 건도 뒤집나?

2020.09.02. 오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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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와 달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여러 평가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심의위 제도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대표적이긴 한데, 이번 사례가 채널A 사건으로 수사 중인 한동훈 검사장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불복한 이유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권고를 따르진 않았지만, 심의위 의견을 존중해 두 달 넘게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는 게 요지입니다.

법률과 금융, 경제, 회계학 전문가 등 80여 명을 조사했고 30여 명은 조서로까지 의견을 남겼는데, 기소에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포함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배임 혐의까지 추가했다면서도, 정작 기소에 반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공개하지 않아, 결국 '기소'를 위한 명분만 쌓은 게 아니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복현 /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 수사팀은 위원회 권고취지를 존중해 지난 두 달 동안 수사내용과 법리 등을 심층 재검토했습니다.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부회장 사건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은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미 채널A 사건도 수사중단 권고를 불복했지만 사건 종국 처분인 기소 여부에 대한 권고를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앞서 열린 8차례 수사심의위 대부분은 사건 처분에 부담을 느낀 검찰이 스스로 신청한 반면, 이 부회장 사건은 피의자 본인이 신청했다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검사장 출신 등 화려한 변호인단의 아이디어였지만 결국 작전엔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심의위 '무용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수사심의위 도입에 관여한 박준영 변호사는 이 부회장 사건의 경우 기록이 방대하고 복잡해, 심의위 회부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 등의 사건을 계기로 제도에 대한 악용 가능성이 커졌고, 나아가 무력화됐다고까지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 기소를 놓고, 채널A 사건 관련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뒤집을 명분을 만든 거란 해석까지 제기됩니다.

앞서 심의위는 공범 의심을 받는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습니다.

이 부회장 선례로 수사팀이 심의위 권고를 무시할 여지가 생긴 건 사실이지만, 사건의 성격이 다른 만큼, 명확한 공모 관계 입증이 우선되지 않으면, 기소가 쉽진 않을 전망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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