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집 무너질까 걱정"...장마철이 두려운 판자촌

"비 오면 집 무너질까 걱정"...장마철이 두려운 판자촌

2020.07.24. 오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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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 대부분 '빈집'…비 내리면 속수무책
수리할 여력 부족…지반 약해 집 무너질까 걱정
장마철 위생 걱정…쓰레기·습기에 해충 '득실'
106만 가구, 쪽방 등 '최저 주거 기준'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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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마철이나 장대비만 오면 마음이 천근만근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판자촌 주민들인데요,

낙후된 주거 환경 탓에 붕괴 사고 가능성이 상존하는 곳에 살고 있지만, 수십 년 넘게 대책 마련은 없는 상황입니다.

손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중계동의 한 판자촌.

외벽 곳곳이 갈라져 있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합니다.

지붕 위엔 강풍 피해 방지용 타이어와 벽돌이 위태롭게 올려져 있습니다.

[백사마을 주민 : 비 오면 못 나가니까 그냥 앉아있어야지. (비가) 새니까 사람 얻어서 지붕 덮었잖아, 고무로….]

한차례 비바람이 휩쓸고 간 골목엔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집 밖으로 드러난 전선은 비를 그대로 맞아 합선의 위험도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슬레이트 지붕 사이로 비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고무 천막이 덧대어져 있고, 창문에 붙여놓았던 비닐은 찢어진 상태입니다.

190여 가구가 살고 있지만, 낮엔 빈집이 대부분입니다.

생업에 바쁜 주민들은 새벽 일찍 나가 밤늦게 들어옵니다.

낮에 비라도 내리면 속수무책인 겁니다.

형편이 어려워 집을 고치기도 어렵습니다.

지반이 약해 조그만 충격에도 무너질지 모른다는 걱정만 앞섭니다.

[황진숙 / 중계본동주택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위원장 : 작년에 (사람이) 살고 있던 집이 지반이 약해져서 갑자기 확 무너져서, 위험한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었어요. 저희가 안전을 위해서 매일매일 점검하고 있어요.]

560여 명이 모여 사는 서울 종로의 쪽방촌.

이곳의 장마철 걱정은 위생입니다.

온갖 쓰레기에 습한 환경까지 더해지면 해충들이 득실거립니다.

[돈의동 쪽방촌 주민 : 바퀴벌레 이만한 게, 방 안에서 음식 해먹고 안 치워두면 냄새 기가 차게 맡고…]

쪽방이나 비닐하우스 등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삶의 터전들.

지난해 기준으로, 106만 가구가 이런 곳에 살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서울시 관계자 : 희망의 집수리 사업 같은 게 있어서 신청하면 상황 파악해서 집도 고쳐주고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비 소식만 전해지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게 최저 주거 지역민들의 현실입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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