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잘못 없습니다" 박원순 피해자 연대 물결..."숨는 피해자 더는 없어야"

"당신은 잘못 없습니다" 박원순 피해자 연대 물결..."숨는 피해자 더는 없어야"

2020.07.18. 오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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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학가와 SNS를 중심으로 피해자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 덕분에 성범죄 피해자들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피해를 고백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 게시판.

"당신은 잘못이 없다"는 게시글 주위로 색색의 메모지가 가득합니다.

지난 13일, 한 학생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대자보를 붙인 겁니다.

학생들이 붙인 메모지 30여 장에는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돼야 하고, 피해자와 연대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피해자를 두고 왜 이제야 고소했느냐,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냐며 2차 가해도 쏟아지는 상황.

학생들은 섣불리 피해자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이들을 숨어버리게 만든다고 비판합니다.

[최다빈 / 서울대학교 2학년 학생 : 여전히 피해자를 의심하는 태도, 그 사람이 거짓된 말을 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윤현일 / 서울대학교 3학년 : 피해자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공감이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 사람은 왜 4년이나 지나서 그런 식으로 했느냐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세대 등 다른 대학가에서도 피해자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잇따라 붙었습니다.

피해를 고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 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솔 / 서울 옥수동 : 박원순 시장이 지위가 높은데, 바로 비서인데 어떻게 밝힐 수 있겠어요. 그건 큰 용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SNS에서도 해시태그와 피해를 폭로한 피해자의 책을 읽고 올리는 '독서 인증'을 통해 연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성단체는 사건 이후로 성폭력 상담 신고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숨어있는'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소희 / 한국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 소장 :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세상을 바꾼다는 지지자들이 더 많으면 많을수록 피해자들이, 나도 한 번 이야기해보자는 마음의 힘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섣부른 판단과 비난이 자칫 더 많은 피해자들의 고백을 가로막는 상황, 이들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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