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메달 제조기'니까 때려도 밟아도 욕해도...교육이다?

[뉴스큐] '메달 제조기'니까 때려도 밟아도 욕해도...교육이다?

2020.07.03. 오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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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이지열 / 전 철인3종 꿈나무국가대표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한 죽음 이후 관련 기관들이 뒤늦게 책임소재를 가리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책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파문이 커지면서 그동안 교육이라는 이유로 최숙현 선수에게 가해졌던 체벌들, 가혹행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뉴스큐는 오늘 철인 3종경기 국가대표 주니어 감독을 지내시고 최숙현 선수가 청소년국가대표 시절에 잠시 인연이 있었던 이지열 전 철인3종 꿈나무국가대표 감독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고 최숙현 선수의 정말 끔찍한 그리고 너무 안타까운 이 소식 듣고 놀라셨겠어요.

[이지열]
당연히 많이 놀랐고요. 저도 지금까지도 감정이 추스러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슬프고 또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앵커]
인연이 있다고 하셨는데 언제 최숙현 선수를 본 적이 있습니까?

[이지열]
대회장에서는 숙현이가 아마 데뷔했을 때 철인3종 데뷔를 고등학교 때 했거든요. 그때 대회장에서 한번 보고 또 제가 꿈나무국가대표 감독이고 고 최숙현 선수는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에 합숙훈련장에서 만났습니다.

[앵커]
최숙현 선수가 운동을 참 잘한다면서요? 어떤 선수였습니까?

[이지열]
최숙현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영을 했고요. 그래서 수영에서 굉장히 두각을 나타냈는데 지금 가해자로 지목된 그 감독이 눈여겨 보고 철인3종 쪽으로 전향시킨 거죠.

[앵커]
원래는 수영선수였군요.

[이지열]
다재다능하니까 달리기도 잘하고 하니까 철인3종 쪽으로 전향을 시켰습니다.

[앵커]
뛰어난 선수였다, 유망주였다,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지금 진정서를 보면 감독과 팀닥터가 하도 때려서 갈비뼈에 금이 갔다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선수가 감독에게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이지열]
사실 저는 이 질문에는 답을 할 수가 없는 게 저도 사실 이걸 모르겠습니다. 왜 선수가 그렇게 맞아가면서까지 그 팀에 계속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는 저도 참 답답합니다. 왜냐하면 이 팀 외에 다른 어떤 팀에서도 이런 상황이 있을 수가 없거든요. 지금은 실업팀 선수는 일종의 직업팀 아니겠습니까?

직장생활을 하는 것과 같은데 상급자나 아니면 지도자한테 그런 대접을 받았다고 하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거든요. 굳이 이렇게 사망까지 갈 정도로 참아야 했던 이유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주변 친구들한테도 이야기하고 그리고 진정도 내고 그리고 나중에는 팀도 옮겼잖아요. 그래서 혹시 같은 스포츠계에 있으니까 이 감독 그러니까 폭행혐의를 받고 있는 이 감독의 교육방식 이런 것에 대해서 들으신 바는 없었습니까?

[이지열]
그 이전부터 사실 소문은 많이 돌았습니다, 안 좋은 쪽으로. 같은 팀에 있더라도 그런 안 좋은 대우를 받는 선수가 있고 그냥 정상적인 지도를 하는 선수가 있다고 제가 들어서 그러면 고 최숙현 선수는 어느 쪽이겠느냐. 이제 전자였던 거죠. 감독의 주문에 잘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지는 그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적으로.

[앵커]
최 선수가 뒤처진 적이 없고 최숙현 선수가 메달도 따고 청소년 때는 전국체전에서 금메달도 땄고요. 또 능력이 있는 선수고 다재다능한 선수였잖아요. 그런데 이 선수를 왜 이렇게 교육을 시켰을까요?

[이지열]
어쩌면 그 감독은 자신이 이 선수를 폭행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때렸는데 때린 걸 기억을 못할 수도 있고요. 제가 경험한 그런 폭행을 했던 전력 있는 지도자들이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자기가 때린 걸 부인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모를 수도 있습니다.

[앵커]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혹시?

[앵커]
때린 건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거잖아요.

[이지열]
기억을 못하는 거죠, 자신이. 아니면 기억을 어떤 식으로든 회피하거나. 아마 그래서 이 사람도 지금 부인한다고 나와 있는데 정말로 자기가 그걸 했다고 생각을 안 할 수도 있거든요.

[앵커]
그건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인데요.

[이지열]
선수 입장에서는 너무 답답하지만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폭행을 당한 선수 입장에서는 감독이고 또 혹시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어요. 이 감독을 벗어날 경우에는 자기가 이 체육계에서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혹시 한 건 아니었을까요?

[이지열]
글쎄, 다른 종목으로 넓히면 그럴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아는 한 우리 철인3종에서는 그러기가 어렵거든요. 워낙 선수 폭도 좁고 팀도 몇 개 안 되는 데다가 서로서로 다 아는 사이란 말이죠. 그러면 선수들 간에 고민도 털어놨을 거고.

[앵커]
그 감독님도 그러면 알고 계십니까?

[이지열]
잘 압니다.

[앵커]
잘 압니까? 이 감독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지열]
이럴 때 근대5종 선수로 했고요. 근대5종 선수를 하다가 철인3종 선수도 경험했고 일찌감치 지도자 쪽으로 돌려서 선수들을 일종의 사설학원을 운영했었습니다. 그래서 선수도 돈을 받고 가르치면서 팀을 꾸려가다가 경주시청이라는 팀이 생겨서 거기 감독으로 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특별조사단이 꾸려졌으니까 특별조사단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여기 팀닥터라는 분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분이 실제로 의사는 아니고 물리치료를 하시는 분인데.

[이지열]
저도 알아봤는데 물리치료사 자격도 없고 운동처방사라고 합니다.

[앵커]
운동처방사라고요?

[앵커]
팀마다 이런 운동처방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이지열]
팀마다 상주하는 팀닥터라든가 아니면 물리치료사 이런 건 아직 없고요. 철인3종 실업팀이 무슨 프로구단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한명한명의 인건비까지 충당할 정도로 예산이 충분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사실 구기종목, 축구, 야구 이런 종목은 부상이 잦기 때문에 옆에서 항상 지켜보는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필요하지만 철인3종은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주로 자주 가는 병원이 있는 정도, 그렇습니다.

[앵커]
보통 제자들에게 이 같은 가혹행위를 저지른 지도자들에게 협회 차원에서 징계가 내려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너무 약한 솜방망이 처벌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이지열]
저도 그렇게 많이 들었고요. 우리 종목은 아니지만 타 종목에서 과거에 이런 비슷한 전력이 있을 때 그냥 2년 자격정지 그 정도로 그치는 걸 봤고 언론에도 나왔지만 심석희 선수 사건에서도 보듯이 그런 심각한 사건을 저질렀는데도 불구하고 징역 8월로 그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까지 철인3종 쪽에서 이런 일로 징계를 받은 기억은 제가 없습니다.

[앵커]
이게 이 이야기를 듣고 참담하기는 했는데 협회 관계자가 장례식장에서 최 선수가 인내심이 없었다 이렇게 하면서 입단속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들으신 게 있는지요?

[이지열]
저도 들었고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건 아니고 거기에 조문차 참석했던 동료 선수들 그리고 고 최숙현 선수의 고모 되시는 분, 그다음에 저의 지인들이 한자리에서 다 들었고요. 그런 말이 나온 건 맞지만 정확하게 어떤 단체의 어떤 사람이 했다는 것은 아직 제가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보니까 협회 차원에서도 청문회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청문회는 감독 들어가는데 이 팀닥터라는 사람은 임시고용이 됐다고 해서 청문회에도 안 들어갔대요.

[이지열]
정확히 말씀드리면 협회가 아니고요. 경북체육회에서 거기서 인사위원회를 열었고 이 팀닥터라는 사람은 경주시청 해당 팀에서 관계자가 말하기를 애초에 우리 서류에는 팀닥터라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답니다. 그러니 없는 사람을 부를 수도 없는 거니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라고 항변하고 있고요.

[앵커]
지금 보니까 함께 운동했던 동료들 이런 분들이 전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가혹행위를 고발했습니다.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으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많은 선수들이 동참하겠습니까?

[이지열]
지금 시대도 많이 변했고 지금까지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다들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벌어지고 나니까 너무 화가 났을 거고 최숙현 선수를 아는 선수들이든 아니면 모르는 선수들이든 여기에 아주 많은 선수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감독님도 최숙현 선수 이야기를 전해 전해 들었다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니까 가혹행위를 받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언제쯤 처음 들으셨습니까?

[이지열]
한 2년 전쯤.

[앵커]
2년 전쯤 들으셨습니까? 그때 좀 적극적으로 나서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이지열]
그때 당시에는 최숙현 선수가 이 팀 소속이 아니었던 걸로 제가 기억하고요. 저는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만나서 친한 다른 선수들하고 얘기하던 와중에 얼핏, 이 선수들이 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얘기하던 중에 나왔기 때문에 제가 사실확인을 하려고 했는데. 선수들도 말을 하기를 굉장히 꺼립니다.

왜냐하면 이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일종의 세뇌를 당하거든요. 자기가 아는 세상은 이게 다인데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감독, 코치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 사람들 말을 들을 수밖에 없고 그 친구들한테 저도 지도자예요. 그러니까 같은 지도자로 보기 때문에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폭행 피해를 당한 선수들이 한두 명이 아니겠어요?

[이지열]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 일각에서는 또 다른 폭행이 있을 거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혹시 들으신 게 있으신가요?

[이지열]
제가 SNS 활동을 해서 제보 좀 부탁한다고 올렸더니 과거에 소속팀 선수였던 선수가 제보를 해 줬고요.

[앵커]
해당 감독한테 폭행을 당한 경우가 있나요?

[이지열]
네.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가혹행위를 본인이 당하면서도 이렇게 당할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이지열]
그 선수들한테는 그렇죠. 벗어날 기회나 방법이 없었던 거죠.

[앵커]
협회 차원에서 그런 일들이 있었으면 이건 안 되겠다. 그래서 신문고라도 만들고 적극적인 대처가 있었어야 되지 않았을까요?

[이지열]
저도 사실 그 부분이 너무 화가 나서 영상을 찍고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언론에도 나왔지만 고 최숙현 선수나 부모님께서 진정을 하셨어요. 그때 뭔가 처리가 됐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겠죠. 신고를 받은, 진정을 받은 기관이나 단체에서 이걸 심각하게 봤어야 됐는데 으레 그냥 한두 대 맞았겠거니 이렇게 생각하고 안이하게 넘어갔던 게 이렇게 사태를 키운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그 기관하고 단체는 보통 어떻게 됩니까? 경북체육회도 있고.

[이지열]
아버님께서 진정을 넣고 신고를 한 곳이 대한철인3종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앵커]
그렇게 다 진정을 낸 거죠?

[이지열]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위원회.

[앵커]
스포츠인권위원회까지 다 제보를 한 건데 그런데 결국은.

[이지열]
한 곳에서도 도움을 못 받은 거죠.

[앵커]
도움을 못 받은 거죠. 이게 바로 우리 체육계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반드시 고쳐져야 되겠고요. 우리 언론도 계속 지켜보고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최숙현 선수와 한때 인연이 있으셨죠. 전 철인3종 꿈나무국가대표 감독님입니다. 이지열 감독님하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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