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나무 에이즈 '과수화상병' 확산...방역 초비상

과일나무 에이즈 '과수화상병' 확산...방역 초비상

2020.06.14. 오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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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일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과수화상병' 이 병은 한 번 걸리면 나무를 뽑아 묻는 방법 말고는 대책이 없는 상황인데요.

2년 전, 강원도를 휩쓸고 갔던 과수화상병이 올해 또다시 발병했습니다.

LG헬로비전 강원방송 김선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가 있는 이곳은 강원도 사과 주산지 중 하나인 평창입니다. 2년 전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었는데요.

그런데 올해 또다시 이곳 평창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습니다.

평창의 한 사과 농가.

푸릇푸릇해야 할 잎과 가지들이 검게 말라 축 처져 있습니다.

과일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과수화상병'에 걸린 겁니다.

전체 600그루 중 100여 그루가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붉게 변해버린 상황.

평창에서 올해 도내 첫 확진 판정이 난 건 지난 8일, 이후 이 농가는 줄을 쳐놓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곳 과수원은 정성 들여 키운 나무를 모두 뽑아 땅에 묻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매몰 이후 3년 동안은 과일나무를 심을 수 없어 농가 피해는 극심합니다.

정부 지침에 따라 병이 걸린 나무가 전체의 5%를 넘으면 모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묻고 과수원을 폐원해야 합니다.

2년 전 과수화상병 때문에 축구장 7개 규모의 과수원을 모두 갈아엎었던 평창.

도내 첫 과수화상병이 다시 발생했다는 소식에 지역 내 농가와 지자체는 비상입니다.

[사과 재배 농가 : 코로나19와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그게 감염 경로를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오는 거니까. 과원에 출입을 제한시키는 방법밖에 없으니까 저희 같은 경우는 문을 잠가 놓죠.]

현재로서는 마땅한 예방법도, 치료 약제도 없어 병이 발생하면 증상이 나타난 나무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평년보다 높은 기온에 잦은 비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과수화상병 확산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선주혁 / 평창군 농업기술센터 : 과원 관찰하시다가 화상병 증상이 의심되시면 신고 하시는 게 맞고요. 임의적으로 제거하시면 문제가 됩니다. 반드시 관찰 중에 의심 증상이 비슷하면 저희에게 연락 주시면 저희가 나가서 조사하겠습니다.]

횡성과 철원에서는 과수화상병과 비슷한 세균성 질환인 '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했습니다.

철원과 고성 등 도내 곳곳에서 과수 세균병 의심 신고가 접수된 상황.

정부가 과수화상병 위기 대응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가운데, 농민들은 지난번의 악몽이 또다시 되풀이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헬로TV뉴스 김선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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