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못 잡았는데 메뚜기떼까지 강타한 케냐

코로나19도 못 잡았는데 메뚜기떼까지 강타한 케냐

2020.06.07. 오전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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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동부는 코로나19 확산뿐만 아니라 대규모 사막 메뚜기떼 습격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메뚜기떼 방제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인데요.

케냐 송태진 리포터가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메뚜기떼가 휩쓸고 간 밭.

옥수수와 콩으로 가득해야 하는 곳이 먼지 날리는 황무지로 변했습니다.

사막 메뚜기떼가 이 밭의 농작물을 모두 먹어 치우는 데 두 시간밖에 안 걸렸습니다.

[도르카스 무네네 / 메뚜기떼 피해 농민 : 메뚜기들이 식량을 다 먹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일용직 단순 노무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음식을 살 수 있습니다.]

수많은 새끼 메뚜기들이 도로를 뒤덮었습니다.

몇 주 전 이곳을 습격했던 메뚜기 떼들이 낳은 알들이 부화하기 시작하며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케냐 등 동아프리카 지역은 최근 2년간 이례적인 폭우로 메뚜기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최악의 메뚜기떼 진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케냐 정부가 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메뚜기 살충제를 뿌리고 있지만, 번식 속도가 빨라 방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기종 / 농촌진흥청 코피아 케냐센터 소장 : 보통 메뚜기 떼는 가로 새로 1킬로에 즉, 1제곱 킬로미터에 한 1억5천만 마리의 메뚜기가 번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에 사람 3만5천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먹어 치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도 메뚜기 떼 퇴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동 제한과 야간 통행 금지로 방제가 쉽지 않은 데다 국제 화물 운송 지연으로 살충제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올해 말 케냐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4천2백만 명이 식량 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줄리어스 게라 / 케냐 메뚜기 통제 기구 : 우리는 코로나19와 (메뚜기떼 습격으로 인한) 불안정한 식량 공급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농작물, 초목, 목초지, 방목장은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재앙이 케냐에 참사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방제가 늦어지면서 빠르게 번식하고 있는 메뚜기떼.

동아프리카와 중동을 넘어 아시아 지역까지 출몰하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지구촌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재난이 되고 있습니다.

케냐에서 YTN 월드 송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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