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하대, 공대 부정행위 알고도 '쉬쉬'...한 달 뒤엔 의대까지

단독 인하대, 공대 부정행위 알고도 '쉬쉬'...한 달 뒤엔 의대까지

2020.06.03. 오전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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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공대서도 부정행위…"구글 자료, 그대로 베껴"
학교 차원의 조사·징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의대생 집단 부정행위 보도에 부랴부랴 징계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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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의 단독 보도로 의대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탄로난 인하대에서 또 다른 부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번엔 공대 필수 교양과목이었는데, 학생들은 온라인 중간고사를 보면서 구글에서 검색한 자료를 답안에 그대로 제출했습니다.

먼저 김다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한 달 전, 필수 교양과목인 '정보사회와 컴퓨터' 온라인 중간고사가 치러졌습니다.

시험 시간은 30분.

모두 주관식 문제로 한 문제씩 답안을 저장한 뒤 넘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채점을 하던 담당 교수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구글링으로 검색한 자료를 거의 그대로 복사해서 갖다 붙인 답안들이 수두룩했던 겁니다.

담당 교수는 공지글을 올려 의심할 여지 없는 부정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과목을 F 처리해야 하지만, 솔직하게 말한 학생은 해당 과목만 0점 처리하겠다며 자백을 설득했습니다.

교수는 부정행위 가담 의심자들이 "너무 많아 우울하다"고까지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학교 차원의 진상조사나 징계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당국은 공식 확인을 요청하는 YTN 취재진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인하대학교 관계자 : 확인된 게 없습니다. (없대요? 이런 일이?) 네네, 아뇨. 없다는 게 아니라 확인되지 않았다고요.]

90명이 넘는 의대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사실로 드러난 데 이어 또 다른 부정행위가 드러난 상황.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바로잡아야 함에도 오히려 모른 척 덮기에만 급급했던 인하대.

첫 번째 창학 이념으로 내세운 '인격도야'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앵커]
인하대는 조선해양공학과 시험에서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학생 신고 등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인하대 학칙을 보면 시험 부정행위는 최대 무기정학까지 가능하지만, 진상조사는 없었고, 당연히 처벌받은 학생도 없습니다.

이어서 안윤학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조선해양공학과 필수 교양과목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담당 교수는 "부정행위가 발각되는 학생은 학교 방침 대로 처리하겠다"며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부정행위자에 대한 별도의 징계도, 진상조사도 없었습니다.

모든 수강생의 중간고사 성적을 없던 것으로 하고, 기말고사만 인정하겠다는 공지가 나왔을 뿐입니다.

이에 일부 학생이 학칙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며 담당 교수와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러고 한 달 뒤, 이번엔 의대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YTN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언론 보도 때문인지 학교 측은 조선해양공학과 때와 달리 부랴부랴 징계 조치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조직적인 담합 행위가 드러났지만 '0점 처리', 사실상 경징계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인하대 학칙을 보면 시험 중 부정행위는 최대 90일 이상 무기정학까지 가능합니다.

30일 유기정학 이상 징계가 내려지면 해당 학기 모든 과목이 F 처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김 모 씨 / 인하대 학생 : 학칙에 명시된 대로 처분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도 어쩔 수 없지 않나 하는 식으로 넘어간다면, 이 학칙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코로나19 사태 속에 도입된 온라인 시험에서 부실한 관리가 연이어 드러나면서 학교 당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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