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죄수H "검찰에서 거짓말 교육 받아" 폭로...커지는 한명숙 재조사 요구

[뉴있저] 죄수H "검찰에서 거짓말 교육 받아" 폭로...커지는 한명숙 재조사 요구

2020.05.26.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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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심인보 / 뉴스타파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 사건에 관한 의혹 얘기입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한명숙 사건의 핵심 증인인 한만호 씨의 비망록을 최초 공개한 이후 파문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한만호 씨의 구치소 동료가 당시 검찰이 수감자들을 협박해서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단체 교육까지 받았다고 폭로를 한 것이 나와 또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한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금 복잡합니다만 한명숙 총리가 뇌물을 받았다고 누군가에게 검찰이 거짓 진술을 하라고 했다라고 하는 것이 이제 얘기의 시작이고 이 사람이 그렇게 진술했다가 사실은 검찰이 시켜서 거짓말을 했습니다라고 얘기를 했고, 이 사람이 검찰에서는 제대로 진술했는데 법정에서 또 가짜로 뒤집었습니다라는 증거를 대기 위해서 검찰이 두 사람을 거기에다가 다시 세웠고. 이 두 사람이 거짓말입니다라는 증인이 새로 나왔다는 거죠?

[심인보]
그렇게 정리하니까 굉장히 복잡하네요.

[앵커]
엄청난 취재인데,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을 우리는 죄수 H. 마지막 사람, 죄수 H부터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심인보]
죄수 H는 원래 한때는 상장사 CEO였던 사람인데 경제사범으로 구속이 됐던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한만호 씨가 통영구치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을 왔을 때 처음 만나게 됐다고 합니다. 처음 만나게 돼서 아무래도 같은 경제사범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한만호 씨가 자기의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하는 거예요.

내가 지금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데 내가 검찰에서 했던 얘기는 사실 거짓말인데 그게 자꾸 언론에 나와서 괴롭다, 그런데 내가 당신을 보니까 당신은 여러 검사실에 출정을 다니는 사람인 것 같으니 당신이 아는 검사한테 나의 진실을 얘기해 달라, 지금이라도 이걸 멈출 수 있도록. 이렇게 얘기를 듣고 이 사람이 한만호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 얘기를 자기가 출정다니던 검사실의 검사 그리고 그 방의 부부장 검사, 그리고 특수부 검사에까지 전달을 했다.

[앵커]
그러니까 자기 사건을 담당한 그 검사의 라인에게 다 보고가 되도록 했다.

[심인보]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사람은 그러면 역시 CEO 출신인데 한만호 씨와 비슷하게 사기나 횡령 이런 것들 관련해서.

[심인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앵커]
그래서 왔고. 그렇다면 이게 이쪽 라인의 검사들한테 쭉 얘기가 전달했으면 이쪽 실제 한명숙 전 총리 담당 검사들한테도 넘어갔을까요, 이 얘기가?

[심인보]
본인 주장은 그래서 결국 그 두 검사의 주선으로 특수부 검사를 한 명 만나서 그 얘기를 전달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사자인 검사들, H가 지목한 검사들한테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한 명은 현직에 남아 있는 상황인데 어떤 답도 하지 않고 있고요.

저희가 전화 안 받아서 문자도 넣고 했는데... 또 다른 한 분은 현재 변호사인데 그분은 죄수 H라는 사람을 알기는 안다. 그런데 내가 피의자로 조사한 건 아니다. 그러니까 자기 사건이 아닌 사람을 만났다는 것은 인정한 거죠. 다만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라고 답변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인연이 시작됐는데 이 죄수 H가 한 씨가 거짓말로 진술을 번복했다는 걸 증언할 증인으로서 교육을 받는다는 거죠?

[심인보]
그렇습니다. 진술을 번복하고 나니까 H를 검찰에서 소환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기존에 있던 김 씨와 최 씨라는 두 명의 증인이 있지 않습니까? 이 두 명을 불러서 설득을 하죠. 그런데 이 H가 응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자기는 한만호의 진실을 듣고 검찰에 얘기를 해줬는데 검찰이 그 얘기할 때는 꿈쩍도 안 하더니 이제 와서 나를 불러서 뭘 하려고 거냐.

[앵커]
셋이 입을 맞춰라, 이렇게 얘기가 된 거군요.

[심인보]
그래서 결국은 검찰이 이 사람을 압박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 그리고 조카까지 별건으로 불렀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H씨의 아들과 조카.

[심인보]
그 아들이 한 20살 정도밖에 안 됐던 때거든요.

[앵커]
그러면 그때 H씨가 검찰이 아들과 조카까지 들이대면서 위협해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는 그 진술 대목을 잠깐 들어보죠. 어렵네요. 김 씨하고 최 씨가 한만호 씨의 진술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고 있는데 너까지 해서 3명이 같이 해라라고 검찰이 압박을 하는데 아들과 조카까지 거기에 갖다 대더라, 이 말은 얼마나 믿을 수 있습니까?

[심인보]
사실 믿기 어려운 말이죠. 검찰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할까.

[앵커]
영화에나 나올 만한 드라마틱한 얘기인데...

[심인보]
그래서 저희도 최대한 검증을 해 보려고 했습니다. 우선 아들과 조카가 그 당시에 검찰에 드나든 기록이 있는지. 이것을 본인들의 위임을 받아 저희가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기록을 받아 봤거든요. 같은 날 검찰에 들어왔고요. 그 검사실이 당시 한만호 사건 수사하고 있던 중앙지검 1128호인 것까지는 확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지금 미국에 있는데 통화를 해 봤더니 아들의 기억은 검찰에서 오라고 해서 갔는데 아버지가 다른 방에 있더라. 그래서 아버지를 검사가 만나게 해줬는데 아버지가 나한테 걱정하지 마라. 내가 이 검사님들을 도와주고 있는 거다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검찰청 출입 기록과 아들의 증언은 H의 증언과 사실상 일치하죠.

[앵커]
이렇게 해서 제소자인 H씨가 검찰과 관련된 일들을 진술을 했는데 이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면 진짜 검찰 편에서 증인이 됐고 한명숙 총리를 결정적으로 몰아넣었던 최 씨와 김 씨의 진술은 정말 검찰이 교육시킨 내용일 수도 있네요?

[심인보]
그렇죠.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게 이 사람들의 역시 검찰 출정 기록을 보면 김 씨 같은 경우에는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특수부 검사실에 한만호가 조사를 받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한 달간 한 20차례 정도 출정을 나가고요.

[앵커]
자기 사건과 관련 없는 검사실에?

[심인보]
그리고 이 H와 김 씨가 같이 출정을 다닌 기록도 있고요, 같은 검사실에. 그러니까 여러 가지 물적 증거는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면 검찰에 자꾸 불려나갔던 H 씨가 그래, 어쩔 수 없다, 아들과 조카까지 연루된다는데 하면서 협조하자라고 마음을 먹고 그 이후에 전개된 상황은 뭡니까?

[심인보]
이제 말하자면 3명이 한 팀이 돼서 H씨의 표현에 의하면 집체교육을 받았다라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검찰이 PC에다 진술서를 써주면 자기들이 이걸 손으로 베껴서 자필진술서를 내고 또 서로 말이 안 맞으면 안 되니까 모여서 연습도 하고, 이렇게 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집체라는 말을 요새는 안 쓰지만 단체 합숙훈련과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그런 걸 받았다. 그것 참... 한번 그 상황도 잠깐 들어보고 돌아오죠. 저 정도로 진행되는 내용이면 한만호 씨의 비망록하고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거의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죄수 H씨는 이 당시 상황을 적어놓거나 그러지는 않았나요?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인보]
그렇지는 않고요. 그러니까 재미있는 게 저희가 그러면 검찰이 당신한테 시켰던 거짓진술을 몇 가지 얘기를 해 보라고 했더니 기억이 안 난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게 내가 정말 겪은 일이고 정말 들은 얘기면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을 하겠죠. 그런데 당시에 주입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내용을 자기가 뭐라고 연습했는지는 잘 기억을 못 하겠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예를 들면 333, 343 계속 바꾸면서 이렇게 맞춰보고 저렇게 맞춰보고 어차피 짜맞춘 이야기니까 기억이 잘 안 난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검찰 측에서는 우리가 그렇게 셋을 불러본 적이 없다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걸 아니다, 셋이 같이 모여서 집체교육을 받은 게 있다, 뭔가 증거가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심인보]
일단은 아까 말씀드린 출정 기록이 있고요. 그리고 이 H라는 사람이 정말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본인이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한 턱을 자꾸 냈다고 해요. 그러니까 검사실에 가면 전화를 쓸 수 있잖아요. 그러면 자기 조카나 직원들한테 지금 검사실로 너가 초밥을 10인분 사와라, 이런 식으로 해서 증거를 일부러 남기기 위해서 자기는 그렇게 했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조카를 접촉해서 조카의 카드사용 내역을 쭉 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조카가 검사실에 들어간 날, 그로부터 한 1시간 전에 초밥집에서 52만 5000원을 결제한 내역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초밥 52만 5000원어치를 혼자 먹지는 않았을 테고. 그리고 바로 1시간 뒤에 검찰청에 들어갔기 때문에 전달을 한 건 맞고요.

검사들도 전달한 건 맞다고 인정을 해요. 다만 우리는 안 먹고 조사를 받던 사람들이 먹었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H씨는 아마 부장, 차장 예를 들면 숫자를 헤아리면서 이 사람들이 다 연루돼 있다는 걸 나중에라도 얘기하려고 영수증을 10인분 이렇게 맞춘 모양이군요? 나름대로 상당히 신경을 쓰기는 썼는데 그런데 법정 재판 기록에는 이 H씨가 빠져 있으니까 이게 어떻게 빠졌는지 그건 한번 다시 한 번 얘기를 들어보고 얘기해 보죠.

[앵커]
그러니까 한만호 씨가 거짓진술을 확 뒤집어버렸듯이 자기도 확 뒤집어버리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다.

[심인보]
그렇습니다.

[앵커]
그 이유가 왜 그럴까요?

[심인보]
그러니까 아까 녹취에도 나오지만 처음에 이 사람이 협조하게 됐을 때 상황 자체가 자발적으로 협조를 한 건 아니고 아들을 내세운 압박에 못 이겨서 협박을 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처음에는 내가 을이지만 나중에는 내가 갑이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협조를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검찰이 이 사람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사실은 자기가 갑이 되어버린 거죠. 그리고 사실 위증이라는 게 굉장히 큰 범죄이지 않습니까? 아무리 검찰이 시켰다고 해도 스스로 위증범죄를 저질러야 한다는 부담감 이런 것들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그런데 검찰 입장에서는 왜 이 사람을 증인으로 안 내세웠습니까, 연습을 시켜놓고라고 하면 사람을 믿을 수가 없으면 증인에서 빼는 거지 꼭 증인으로 시켜야 됩니까? 이렇게 얘기할 거 아닙니까?

[심인보]
그렇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이 H라는 사람을 처음에 한만호가 진술번복을 하기로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는데 그런 얘기를 들었던 사람 중 하나로 자신들은 보고 이 사람을 불러서 조사를 한 것인데 막상 불러서 얘기를 들어보니 하는 얘기가 너무 황당하고 그래서 자기들이 증인으로 세우지는 않았다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증인 김 씨와 최 씨가 법정에서 나와서 한 얘기를 보면 이 사람들이 자기들보다 더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계속 지목하고 있는 게 바로 H예요. 그러면 김 씨와 최 씨가 정말로 검찰의 지시를 받고 그렇게 진술을 했다면 검찰이 세 번째 증인으로 H를 내세우려고 했던 것은 사실은 유추할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최 씨, 김 씨도 H라고 하는 믿을 만한 또 증인이 있다 이렇게 계속 얘기를 해 왔다는 거죠? 그러면 그걸 다시 한 번 김 씨나 최 씨한테 확인하면 되는 건데 김 씨, 최 씨를 만나보셨나요?

[심인보]
최 씨 같은 경우에는 마약사범이거든요. 마약사범들이 잘 아시겠지만 주거가 굉장히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행방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 씨는 못 만났고요. 김 씨 같은 경우는 저희가 주변의 지인들도 만나고 그리고 본인하고 직접 통화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 같은 경우에는 막상 얘기를 들어보니까 스스로 법정에서 했던 얘기 그리고 어떤 객관적인 기록, 그것과 안 맞는 얘기를 자꾸 해요, 저희한테. 예를 들어서 법정에서는 한만호를 원래 일산에서부터 알고 있었지만 구치감에서 처음 만난 날 한만호가 나한테 한명숙 총리한테 돈을 줬다고 얘기를 했습니다라고 증언을 했는데, 저희한테는 한만호 씨가 한명숙한테 돈을 줬다는 얘기는 일산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얘기였다, 그날 한만호 구치감에서 만나서 처음 들은 게 아니라 자기는 그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증언을 하고요.

또 검찰 특수부에 자기는 H라는 사람과 같이 출정을 가본 적도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 갔던 건 기록에 다 남아 있거든요.

[앵커]
최 씨, 김 씨 그리고 제소자 또 다른 증인이었던 H 씨. 앞으로 취재가 남아 있습니까, 취재한 게?

[심인보]
일단 저희가 준비한 건 여기까지인데요. 추가로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 게 있어서 추가로 확인 중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또 기다려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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