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통장 사들여 가짜 임신진단서까지...불법전매 일당 454명 무더기 검거

장애인 통장 사들여 가짜 임신진단서까지...불법전매 일당 454명 무더기 검거

2020.05.20. 오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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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A 씨, 아파트 77채 불법전매로 10억 챙겨
분양 가점 높이려 가짜 임신진단·위장전입 동원
서울·경기·부산 등 전국 아파트 445채 불법거래
브로커 49명 검거…청약통장 명의자 405명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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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거래한 청약통장으로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을 웃돈을 받고 팔아넘긴 부동산 브로커와 불법 청약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아파트 440여 채를 분양받았는데, 청약 당첨을 위해 장애인의 청약통장을 사들이고, 가짜 임신진단서까지 만들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아파트.

경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집주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당황한 듯 이리저리 자리를 옮깁니다.

[경찰 수사관 : (핸드폰)줘보세요. 다른 행동 하지 마세요. 증거 인멸 우려 있으면 공무집행 방해로 체포할 수 있습니다.]

가방 안에서는 다른 사람 명의로 된 아파트 청약 관련 서류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경찰 수사관 : 공급 계약서 4개, 청약신청서류 2부….]

아파트 청약 브로커 A 씨는 경기도 성남 부근에서만 77채에 이르는 아파트 분양권을 불법전매해 10억 원 가까이 벌어들였습니다.

다른 사람 명의의 청약통장이 모든 범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명의로 된 청약통장을 200만 원에서 600만 원씩 주고 4백 개 넘게 사들였습니다.

이후 아파트가 당첨되면 무자격 투기꾼에게 불법으로 팔아넘겨 적게는 수천만 원, 최대 1억 원까지 웃돈을 챙긴 겁니다.

특히 아파트 분양 가점을 올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는데, 다자녀가구 특별공급을 노리고 가짜 임신진단서를 만들기도 하고, 무려 11차례나 위장전입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전국 곳곳에서 불법 거래한 아파트는 서울 송파, 안양 평촌, 부산 등 모두 445채에 이릅니다.

[이승명 /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 청약을 넣을 수 있어도 입주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장롱 속에 있는 청약 통장을 이들이 SNS나 광고 통해 전문적으로….]

경찰은 부동산 브로커 49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8명을 구속하고, 청약통장과 명의를 빌려준 405명은 입건했습니다.

이와 함께 부동산 투기꾼 명단을 국토교통부에 넘겨 최대 10년까지 청약 자격을 제한하도록 하고, 불법 주택 공급계약은 취소시켰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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