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이틀만에 참변"...유가족이 바라는 건 진상규명

"출근 이틀만에 참변"...유가족이 바라는 건 진상규명

2020.05.02.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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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이틀 만에 참변 당한 50대 희생자
초등학교 친구 떠나보낸 30대, 비보에 억장 무너져
4남매 중 맏아들 먼저 보낸 아버지, 손주 생각에 막막
’희생자 38명’ 유족 대표 "보상·장례보다 사고원인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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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에 유가족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도 함께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족은 희생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진상규명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다연 기자입니다.

[기자]
가까스로 영정사진 앞에 선 어머니는 아들 이름을 목놓아 불러봅니다.

합동분향소엔 사흘째 조문객의 발길과 함께 희생자의 가슴 시린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조카를 조금이나마 기억에 담아두기 위해 이틀 내내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긴 삼촌.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30년 넘게 홀로 객지 생활을 해온 조카가 계속 눈에 아른거립니다.

출근 이틀 만에 참변을 당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문진식 / 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족 : 제 큰형님의 아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객지생활 했고 설비·건설업에 20년 동안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먹고살기 바빠 연락을 살뜰히 주고받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문진식 / 희생자 유족 : 좀 내성적이었어요. 가슴이 좀 서글프죠, 먹먹하고. 좀 허무하고 그러더라고 짠하고….]

남겨진 친구는 한평생 함께할 것 같았던 동창의 비보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유난히 밝았던 친구, 아직도 웃으면서 전화가 올 것만 같습니다.

[A 씨 / 희생자 친구 :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발랄하고 자기 맡은 일 열심히 하고….]

맏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도 있습니다.

덩그러니 남겨진 손주를 차마 쳐다보기조차 힘듭니다.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위해 해야 하는 건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

유족은 희생자 38명을 대신해 대표를 뽑고 진상규명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잘 지켜졌는지를 확인하고 화재 원인을 밝히는 게 보상과 장례보다 먼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족의 상처가 워낙 큰 데다 시청과의 협의도 계속 불발되면서 대책 마련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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