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손에 들린 '시한폭탄' 리튬 전지...대책은?

군인 손에 들린 '시한폭탄' 리튬 전지...대책은?

2020.04.28.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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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이정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YTN은 어제부터 이틀에 걸쳐서 우리 군이 사용하고 있는 리튬 전지의 위험성을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군 부대의 리튬 전지 화재는 한 해 평균 10건씩 발생하면서 우리 군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정미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리튬 전지가 위험하다. 도대체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기자]
여기서 얘기하는 건 군용 전지, 리튬 1차 전지를 얘기를 하는 겁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일 겁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저희가 화면을 준비를 해 봤습니다. 그 리튬전지 공장에서 발생했던 과거 화재 화면을 함께 보시죠. 소리가 들리실지 모르겠는데 지금 보시는 화면은 2015년 충남 예산에 있는 리튬 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입니다. 이게 꽤 떨어진 거리에서 찍었는데 불꽃이 날아다니고요. 그리고 굉장히 큰 소리가 들리죠. 마치 전투라도 벌어진 듯 굉음이 쉴새 없이 들립니다. 리튬1차전지가 이런 폭발 그 자체로 매우 취약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저희가 실제로 이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배터리 업체들을 돌아다녀봤습니다. 이 업체들은 지금은 팔지 않는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배터리 판매업체 A : 지금은 안 나와요. 왜 그걸 못쓰게 했느냐 하면 그게 폭발력이 되게 커요. 리튬이라는 게 원래.]

[배터리 판매업체 B : (민간) 시장에 공급을 안 한 건 한 5년은 됐을 것 같아요. (폭발 사고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성능도 좀 떨어져요.]

[앵커]
이렇게 위험하고 유통도 되지 않는 리튬전지를 군에서는 계속 쓰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나름 또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게 나름 장점이 있어서 전쟁이 나면 활용도가 크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 리튬 전지가 군인들이 사용하는 무전기에 배터리로 많이 쓰입니다. 국방기술품질원 보고서를 보면, 리튬 전지의 장점이 나와 있는데요. 군사작전에 쓸 수 있도록 출력 전압이 일정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수명이 길다고 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비슷한 성능의 다른 전지에 비해 가격과 무게 모두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도 장점이라고 합니다. 사실 안전성은 떨어지지만 성능을 우선 고려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성능이 좋다니까 할 말은 없는데 그러나 아까 공장 폭발 사고는 상당히 놀라운 광경인데 그러나 군도 위험합니다. 화약고도 있고 무기고도 있고. 그런데 지금 계속 이런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건가요, 군에서도?

[기자]
그렇습니다. 아까 보신 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였는데 이게 군부대 내에서도 계속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서 최근 10년 동안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리튬전지 폭발 현황을 입수해서 분석을 해 봤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95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한 해 10건 정도씩은 이 리튬 전지 폭발 사고가 발생을 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 50건 가까이가 FM 무전 전지에 들어가는 거였습니다. 폭발력이 엄청난데요. 저희가 사진을 하나 봤었는데 무전기가 날아갈 정도의 위력입니다. 이 옆에 군인이 있었다면 다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더라고요.

[앵커]
폭발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원인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대체로 보면 원인미상이라고 돼 있습니다. 이게 화재가 대부분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리튬전지 화재는 원인 미상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그런데 배터리가 원인이 됐다고 추정을 한다면 어떤 게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전문가에게 물어봤는데요. 세 가지 가능성이 제기가 되더라고요. 첫째는 배터리 자체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입니다. 시험 성적서를 다시 보면 이게 당시에 결합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 있을 텐데 국방부에서는 위변조 의혹 때문에 규정이 바뀌어서 지금은 시험성적서를 보관하지 않고요. 업체로 돌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국방부 내에서 위변조하지 않는다라는 걸 입증을 하기 위해서. 그래서 이 가능성은 적다라는 게 국방품질관리원의 입장이고요. YTN 보도 이후에 국방품질관리원은 배터리 품질은 국방 규격에 따라서 현장에서 제품과 시험성적서를 확인하고 안전성 검사도 다 포함해서 하고 있다, 이렇게 강조를 했습니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부실한 보관 가능성입니다. 리튬 배터리가 습기에 매우 약합니다. 습도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물이 스며든다면 화재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YTN 취재 결과 지난해 4건의 화재가 발생을 했거든요, 군부대 내에서. 이건 저희가 확인한 것만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이때 모두 당일에 비가 왔거나 비 온 다음 날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거죠. 또 한 가지 가능성은 군인들이 이 위험성을 모른 채 이것을 무기처럼 다루지 않고 화물처럼 던지거나 함부로 다뤘을 가능성입니다. 이때 이 내부에 단락이 발생을 한다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의 얘기 준비해 봤는데 들어보시죠.

[박철완 / 전 한국전지학회 상임이사 : (배터리를) 무기 다루듯이 하지 않은 거예요, 군인들이. 이것도 무기 다루듯이 좀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했던 거예요. 즉, 부주의가 더 컸던 거예요.]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리튬은) 물에 닿으면 폭발을 해버려요. 일반 휴대전화나 이런 데는 쓸 수가 없어요. 훈련받은 군인들이 관리하는 전자무기에만 썼어요. 제한적으로. 관리를 잘해야 하는 거예요, 물이 안 들어가게.]

[앵커]
결국 그러면 군인들이 교육 훈련 잘 받아서 제대로 관리하고 조심스럽게 써라, 이건데 이것 말고는 대책이 없는 겁니까?

[기자]
사실 다른 전지를 찾으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겁니다. 저희가 취재를 하다 보니까 이게 10년 동안 반복된 일이잖아요. 그래서 2014년, 지난 2014년에도 국정검사 때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청와대의 정무비서관으로 있는 김광진 당시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를 해서 그 당시 국방부가 한 차례 대책을 발표를 했습니다. 그 당시가 발표한 대책이 공기 아연전지로 대체하겠다는 건데요. 지금 추진 경과를 보시면 지금 5년 지났죠. 품질과 운용 적합성 검사에 각각 1년씩 걸렸고요. 필요량 조사하는 데만 1년이 걸렸고 지금 5년이 지났는데 아직 도입조차 안 된 상황입니다. 신중하게 도입을 하는 거다, 이런 설명은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 5년 사이에도 화재와 폭발 사고가 발생을 했거든요. 신중하게 한다는 취지라고 해도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을 하고 그리고 관리 대책이라도 세웠어야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품질검사를 강화하든 군인에게라도 이런 건 위험하고 무기처럼 관리를 해야 된다라는 것을 알려주든 했어야 하는데 지금 사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보면 군부대는 숨기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군부대 화재가 났을 때 화재 당시 조사를 나갔던 관계기관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런 게 드러나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소방서 관계자 A (군용전지 화재 출동) : (군에서) 신고를 지연했어요. 보안상이라고 해서 자기들끼리 처리하려고 했는데 엄두도 안 나는 불을 자기네가 처리하겠다고 해서 다 태운 거죠.]

[소방서 관계자 B : 국가 기밀이라고 해서 (군에서) 정확한 리스트(화재 피해 규모)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은 아직은 원인미상, 자꾸 이렇게 얘기를 한다니까 철저한 진상규명부터 해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YTN의 이번 기획보도를 계기로 해서 우리 군이 안전해질 수 있도록 철저한 대책이 마련돼야겠군요.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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