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계약해 월세만 꼬박꼬박...기숙사 폐쇄로 떠돌이 신세

이미 계약해 월세만 꼬박꼬박...기숙사 폐쇄로 떠돌이 신세

2020.04.12. 오전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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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때문에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연장하면서 주거 문제로 속앓이 하는 학생이 늘고 있습니다.

학교도 안 가는데 월세만 꼬박꼬박 내야 하거나 방역을 위해 기숙사가 폐쇄되면서 떠돌이 신세가 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학기까지 기숙사 생활을 하던 대학생 김규미 씨는 요즘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 일정이 연기되면서 기숙사 입사일도 기약 없이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김규미 / 대학생 : 서울 내에서 해야 하는 활동이 있기 때문에 기숙사 또는 거주지가 꼭 필요한 상황인데요. 기숙사에서 한 학기 동안 문을 열지 않겠다고 공지를 내려준다면 제가 월세 같은 데를 구해서 알아볼 텐데….]

대학교 3학년생인 최지원 씨는 석 달째 자취방 2곳의 월세를 내고 있습니다.

매달 합쳐 120만 원이나 됩니다.

계약보다 일찍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원래 살던 원룸에서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지원 / 대학생 : 개강을 안 하니까 아무도 부동산에 알아보는 사람도 없고 해서…. 월세, 생활비, 학비 이런 걸 다 함께 부담해야 하니까 그냥 구하기 쉬운 택배 아르바이트를 단기로 많이 하기도….]

공인중개업소마다 임대 계약을 취소하거나 방값을 깎아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황윤철 / 공인중개사 : 방을 얻었던 사람들은 방을 내놓으면서 방을 빼달라는 사람들도 좀 있고요. 임대료를 약간 좀 낮춰달라….]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만 진행하면서 주거 문제가 학생들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대학생 6천여 명에게 개강이 늦어져 어떤 피해를 봤느냐고 물었더니, 30%가 넘는 학생들이 기숙사 입사나 월세 부담 문제로 주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논의하고 있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도 상품권 중심이라 학생들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입니다.

[정용찬 / 민달팽이 유니온 조직국장 : 정부에서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 긴급생활비지원, 지금 같은 경우에는 상품권이나 선불카드 이런 식으로 주고 있어서 이것이 실제로 주거비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는 상황이고요.]

언제 다시 대면 수업을 시작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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