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사상 첫 온라인 개학 현실화...학교 준비 상황은?

[이슈인사이드] 사상 첫 온라인 개학 현실화...학교 준비 상황은?

2020.03.31.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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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박정현 / 인천 만수북중학교 교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정부가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개학을 9일로 미루고 순차적으로 개학을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여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비롯한 입시 일정도 늦춰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학부모들은 아직 온라인 수업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현직 교사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인천 만수북중학교 박정현 선생님 연결돼 있는데요.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박정현]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단 몇 학년 어떤 과목 가르치고 계십니까?

[박정현]
저는 인천에 있는 만수북중에서 2학년, 3학년 국어 가르치고 있습니다.

[앵커]
2학년, 3학년 모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계시군요. 일단 자세한 내용은 잠시 뒤 오후 2시에 발표가 되겠습니다마는 예정됐던 일선 학교 개학은 조금 늦추고 4월 6일 아닌 4월 9일부터 온라인으로 순차 개학하는 방안을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박정현]
우선은 다행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4월 6일을 기준으로 학교에서도 모든 세팅을 하고 있었는데요. 일단 내부 방역 그리고 보건 지침에 따라서 준비를 다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고 있고 특히 학원 등 밀집시설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걸 보면서 굉장히 걱정이 컸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던 상황이고. 휴학을 또 그렇다고 계속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죠. 특히 고3의 경우 문제가 많이 됐는데요. 아직까지 문제가 많은 상황이지만 온라인 개학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조치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등교 개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학습권과 국민 안전 사이에서 절충점으로 정부 선택은 적절하다 이렇게 평가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일단 온라인 수업은 지금 불가피한 상황이 됐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이미 조금 해보신 학교도 있고 시범수업 중이신 학교도 있는데 지금 만수북중학교에서는 시범운영을 하고 계신가요?

[박정현]
저희는 시범학교는 아니기 때문에 어제부터 들어간 학교들은 교육부에서 진행하는 시범학교 개념으로 보시면 되고요. 저희도 자체적으로 TF팀을 만들어서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부분에 대해서 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이미 이전에도 온라인 개학과 상관없이 개별적인 준비들을 하고 계셨던 부분도 있습니다.

[앵커]
개별적으로요. 그러니까 이게 초중고 전체 온라인 개학, 집단으로 화상 수업을 하는 건 처음 가보는 길 아니겠습니까?

[박정현]
맞습니다. 교육부도 굉장히 당혹스러워하고 있고요. 학교 현장도 혼란스러운 게 많습니다.

[앵커]
이걸 조금 저희가 쉽게 이해하려고 하면 저희가 영상통화나 이런 것들을 보통 하는데 이런 소통, 쌍방향 소통이 확장된 버전으로 수업을 한다고 보면 될까요?

[박정현]
저희 인터뷰도 사실 아까 PD님께서 화상 방식으로 진행을 해 보자라고 해서 준비했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서 전화로 지금 진행하고 있는데요.

[앵커]
그러니까요. 이게 지금 방송사와 선생님하고 연결을 하는 것 자체도 사실 쉽지 않았는데요. 이걸 전체 학생들을 다 모아놓고 불러놓고 수업을 한다는 거잖아요.

[박정현]
이게 지금 교육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게 쌍방향 수업 방식 그리고 단방향 방식, 과제제시형 그리고 기타 방식으로 나눠서 제시를 하고 있는데요. 기술적으로 조금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담임선생님들께서도 온라인으로 학생들을 관리하고 계시고 그리고 교과 선생님들은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저도 사실 몇 해 전부터 온라인 수업을 쌍방향과 단방향 방식으로 진행을 해 왔었거든요.

[앵커]
보통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강을 듣는 건 쌍방향 강의는 아니잖아요. 그냥 듣는 거죠.

[박정현]
맞습니다. 단방향 방식으로 강의가 이루어지는 거고요. 쌍방향 방식은 일부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토론 방식의 수업을 생각해 보시면 되는데요. 저도 10명 이내의 수업을 이 방식으로 했을 때 효과를 본 적은 있습니다.

[앵커]
기존에, 지금 이 코로나 사태와는 별개로 이런 화상 수업을 해 보신 경험이 있으시군요.

[박정현]
맞습니다. 논술, 토론 방과 후 수업이었는데요. 이때는 학생들이 충분히 책을 읽고 그다음에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이런 온라인 방식을 썼을 때는 관심도도 비슷하고 수준도 비슷하기 때문에 효과적이었는데요.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20명~30명 되는 범위로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야 되기 때문에 혼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10명 이내, 관심도가 같은 학생들 같은 경우는 관리가 되는데 기술적인 것은 차츰 하다 보면 나아질 것 같은데 일단 학생이 많아지다 보면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이런 말씀인 거죠?

[박정현]
맞습니다. 어제 몇 학교에서 시범을 보였었죠. 언론에도 보도가 됐는데요. 이전 학교들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시연 개념으로 하는 것이었는데도 문제점들이 조금 노출이 됐거든요. 그래서 기술적 수준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다양한 양상들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선생님들도 여기에 익숙하신 분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고 특히 아이들 집에서 교육환경의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정세균 총리도 얘기했지만 크게는 단말기, 인터넷 접속이 보장이 돼야 되는데 이 부분 관련해서 어떻게 교육부나 아니면 시교육청에서 지침이 내려진 부분이 있습니까?

[박정현]
지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주부터 시도 차원에서는 장비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구체적인 장비지원 계획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중심으로 해서 디바이스를 보급해야 된다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좀 더 깊이 들어가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디바이스를 단순히 갖고 있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운영 능력과 직결돼 있거든요.

[앵커]
운영 능력, 학생들마다 컴퓨터를 다루는 운영 능력이 다르니까요.

[박정현]
맞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잘 못해도 문제고 너무 잘해도 문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특히 문제가 되고 있죠. 스마트 기기를 다뤄본 경험도 별로 없고 저희 딸 아이로 잠깐 예로 들어보겠는데요. 4학년인데 온라인 수업을 이미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그런데도 듣다 보면 수시로 부모님을 찾습니다. 이거 잘 안 돼요, 어떻게 해야 돼요. 그러니까 학부모님께서 옆에서 지원을 현실적으로 해 주셔야 되는데 재택근무가 대기업에서나 이루어지고 있지 많은 기업들은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에서.

[앵커]
그렇죠. 맞벌이 가정 같은 경우 더 문제가 힘들겠네요.

[박정현]
아이들이 혼자 해야 되는데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 참 난감하고. 또 너무 잘해도 문제인 경우는 온라인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다른 일을 하기가 너무 좋죠. 그래서 이런 문제들도 생기게 되고 온라인만으로 했을 때 또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못 해도 문제고 잘해도 문제라고 했는데. 그러니까 아이들이 너무 잘 다루면 여러 창 띄워놓고 게임 같은 거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걸 걱정하시는 거죠?

[박정현]
그렇죠. 레벨 올리기 참 좋은 시기다, 이런 아이들끼리의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앵커]
그런 이야기까지요. 특히 저소득층이라든가 장애를 가진 학생들, 다문화가정도 걱정입니다. 이런 부분들 관리는 조금 더 세심하게 이뤄져야 될 것 같은데요.

[박정현]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디바이스 공급에 대한 부분들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장애학생들의 경우도 온라인 수업을 반드시 대면 형태로 쌍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게끔 공문들은 내려오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교육부 입장에서도 굉장히 고생이 많고 큰 흐름을 잡아야 되는 부분인데 자칫 이 부분에 대해서 놓치게 되면 온라인 개학이라고 하는 게 또 다른 교육 격차를 발생시키고 심화시키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과목별로 보면 선생님, 어떻습니까? 어떤 과목이 온라인 수업하기에 가장 어렵습니까?

[박정현]
제가 국어이기 때문에 국어라고 하면 안 될 것 같고요. 온라인 개학에 따라서 전문가와 학생들 인터뷰를 진행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수학 교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고요. 수학 하면 많은 학생들이 선호를 하고 방송 강의도 듣고 있기 때문에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보통 EBS 강의를 떠올려보시면 쉬울 텐데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 강의를 신청해서 들어가는 경우거든요.

그래서 필요로 하고 있고 잘 듣겠다고 하는 전제가 있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수학 수업이 가능한데 실제 수업 형태로 이뤄진다고 한다면 문제를 풀고 그냥 그 방식을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은 유기적으로 학생들의 이해 상태를 보면서 수업을 조율하게 되는데 이게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수업이 잘 안 이뤄지고 학생들의 집중도가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되는 문제가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예체능 수업 중에서 특히 체육 같은 경우에 조금 힘들 것 같은데 학교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박정현]
맞습니다. 체육이 참 중요하죠. 아이들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부분인데 실습이 전제되는 교과목이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한계를 갖고 있어서 지금 일부 체육 선생님들께서는 가정에서 학생들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이런 콘텐츠 쪽으로도 개발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박정현]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대학도 일부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경우가 있고 쌍방향 수업을 지금 하고 있는데 수업 위주가 아니다 보니까 과제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대학들도 많이 나와서 여기에 대한 불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도 비슷한 문제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요.

[박정현]
맞습니다. 특히 중등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런 실습과 연계돼서 이루어지는 과목들이 나오게 되거든요.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전문교과 같은 경우에 이론수업만으로 이루어지기가 어렵고 반드시 실습과도 연계가 돼야 되는데 대학하고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일방적으로 강의 내용만 전달되다 보면 당연히 수업 효과가 떨어지게 되고 여기에 대한 불만 요소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어제 교총이 긴급설문조사를 했던데요. 온라인 개학에 대한 의견이 거의 팽팽하더라고요. 그런데 고등학교 교원 절반이 입시 일정을 미뤄야 된다, 이런 의견을 냈는데 수능이 미루어지는 건 지금 불가피할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미뤄지는 게 맞을까요?

[박정현]
수능은 보통 지금 2주 정도 스케줄로 나오고 있는데요.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수시 일정 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여름방학 시즌부터 시작되는데 지금 심각하게 보셔야 되는 문제 중에 하나가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게 되면 일부 수업에 대한 부분은 충족이 될 수가 있는데 고3 학생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동아리 활동 그다음에 자율 활동에 대한 영역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이루어져야 학생부 종합전형의 전형자료로 활용할 수가 있는데 지금 조금 안타까운 부분은 단순한 논리로 개학 시기를 늦추는 것에 따라서 수시 일정 그다음에 수능 일정도 순연 개념으로 접근을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학생들이 받게 되는 혼란과 고통은 더 크지 않을까 이런 부분들도 관심을 가지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수능 일정을 먼저 결정하고 개학 시기나 이런 것에 맞춰서 따라야 된다, 이런 말씀인 건가요?

[박정현]
우리나라 입시의 체제 문제일 수 있는데요. 대학에서 결정되는 문제에 따라서 고등학교의 커리큘럼도 결정이 되다 보니까 이런 부분을 생각했을 때 대학 전형에 대한 부분이 먼저 확실하게 제시돼야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에서는 혼란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온라인 수업으로 시작됩니다. 언젠가 등교는 해야 될 텐데 이런 부분까지 학교에서 세심하게 챙기시려면 굉장히 선생님들도 힘드시고 바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전화 연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정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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