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브리핑] "환자 열악한 상태에 방치"...'사망자 속출' 청도대남병원

[기자브리핑] "환자 열악한 상태에 방치"...'사망자 속출' 청도대남병원

2020.02.27.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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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이연아 기자

[앵커]
코로나 19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청도 대남병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연아 기자, 청도 대남병원에서 숨진 환자들이 매우 열악한 대우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죠?

[기자]
코로나19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습니다.

정부가 청도 대남병원에 유독 치사율이 높았던 이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폐쇄된 정신 병동과 장기입원 환자들의 열악한 상태를 꼽았습니다.

내부는 창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병동 마룻바닥에 환자들이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있게 방치되는 등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한 환경이었습니다.

환자들이 수용소에 격리된 것과 같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인데요

정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염형국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1인 1실 격리가 아니라 6인에서 8인 온돌방 형태로 격리조치를 취하다 보니까 경증인 환자도 중증으로 악화된 것이고 그래서 사망률이 높아진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청도 대남병원에서 숨진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상태가 어느 정도였길래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청도 대남병원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건강이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방지환 /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어제) : 정신질환뿐 아니라 면역 상태와 영양 상태 대개 안 좋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소희 /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 (어제) : 식단 드시는 영양섭취 자체가 부족합니다. 기본적으로 영양도 불량하고요. 면역력이 떨어지는 게 특징입니다.]

코로나 첫 번째 사망자가 숨질 당시 몸무게가 40kg대였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 입원자 103명 가운데 확진자는 102명에 달하는데요

환자들이 중국 우한보다 더 심각한 환경에서 폐쇄된 채 숨졌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앵커]
환자들이 사실상 관리 감독 없이 사각지대에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것인데, 청도 대남병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던 겁니까?

[기자]
청도 대남병원은 대남의료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횡령과 배임, 리베이트 혐의 등으로 지역 사회에서 큰 논란을 불러온 '구덕원'의 후신입니다.

구덕원은 부산에서 설립됐고, 구덕병원과 구덕실버센터 등을 운영하며 비리 종합선물세트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의료법인 대남의료재단을 운영자이자 구덕원의 대표 이사장이었던 김 모 씨는 모두 17억여 원의 법인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처벌을 받았는데요

지난 2011년 김 전 이사장은 업무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3억여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유죄 판결 이후 김 전 이사장만 자리에서 물러났을 뿐, 여전히 자금회계 담당자 등 주요 간부들은 청도 대남병원에서 재직 중입니다.

특히 현재 대남의료재단의 이사장 오 모 씨는 김 전 이사장의 아들이고, 설 모 이사는 김 전 이사장의 모친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김 전 이사장이 여전히 청도 대남병원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 사실상의 족벌 경영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문제를 오랜 기간 파헤쳐온 관계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민성 / 현 부산시의원·전 부산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 기본적으로 정신병원 운영하는 방식은 쉽지 않기 때문에 한번 익혀진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고요. 정신병원을 그동안 운영한 노하우가 그대로 전수되어서, 대남병원에도 구덕원이 가졌던 인권유린, 횡령, 각종 비리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참고로, 구덕원은 현재 법인명을 바꾸고, 김 전 이사장의 딸을 대표이사로 내세워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투명하지 않은 운영이 환자들의 열악한 처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실제 병원 안팎에서는 재단 측에서 자금을 빼돌리면서, 환자들의 영양 섭취 부실로 이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민성 / 현 부산시의원·전 부산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 환자들에게 쓰여질 진료비, 입원비, 국고보조금들이 들어오게 되면 제대로 쓰여야 하는데, 횡령으로 개인이 착복하거나 개인 용도로 쓰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환자에게 들어갈 몫이 줄어들게 되고요. 당연히 급식이 나빠지고 의료의 질이 나빠지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앵커]
신천지와 관련된 이야기도 알아보죠 신천지가 신도들에게 재산을 헌납받았다는 사실이 판결문을 통해 드러났다고요?

[기자]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부분인데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김남희 씨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겁니다.

김 씨는 신천지 포교와 연수원 건립 등 사업 목적으로 설립된 A 회사 자금 14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신도들이 신천지에 재산을 헌납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심 판결문을 보면 "임직원 모두 신천지 신도들이고, A 회사는 신천지 신도들의 금전적, 물적 지원으로 운영됐다.

A 회사 직원들은 급여를 거의 받지 않거나, 받은 급여를 다시 회사에 환원했고, 신도들로부터 헌금이나 기부를 받아 운영자금을 조달했으며 방송장비 등 물적 지원을 받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2심 재판부 역시 신천지의 재산 헌납 사실을 지적했고,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김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전국 신천지피해자연대는 감염병 예방관리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신천지와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를 고발한 상태입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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