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메르스 상황실장 “메르스와 코로나 달라, 지나친 공포 피해야”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메르스 상황실장 “메르스와 코로나 달라, 지나친 공포 피해야”

2020.02.20.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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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메르스 상황실장 “메르스와 코로나 달라, 지나친 공포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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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2월 20일 (목요일)
■ 대담 : 권용진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 (前 메르스 중앙병원 상황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메르스 상황실장 “메르스와 코로나 달라, 지나친 공포 피해야”

- 지역사회 감염은 시작, 올 것이 왔다... 확산 불가피
- 정부, 메르스 이후 경험과 준비로 조직적 차분하게 대응
- 지역사회 감염, 정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 전국적 확산 시간문제
- 대구 신천지 교회, 슈퍼 전파 이벤트
- 슈퍼 전파자 아니면 큰 확산 없을 것
- 국민 스스로 민폐 끼치지 않는 중요한 행동강령, 정부 강력 홍보
- 격리 시설 부족 단계 아냐 (현재), 정부 대책 세우면 대응 가능
- 응급실 폐쇄? 소독 후에는 바로 열어야, 증상자는 선별진료소로
- 날씨? 영향 받겠지만 새로 만들어진 바이러스 예측할 수 없어
- 지나친 보도와 전문가 인터뷰 국민 공포심 키워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코로나19 환자, 하루사이 30명이 넘게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불안한 건, 감염 원인과 경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감염사례가 서울,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 점이겠죠. 정부 역시 지역사회 전파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어떤 대책이 필요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대안을 찾아보겠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국립중앙의료원 상황실장을 지냈고, 현재는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으로 나가있는 권용진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권용진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이하 권용진)> 네, 반갑습니다.

◇ 이동형> 현재 중동에 계시는 겁니까?

◆ 권용진>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그곳에서도 한국 상황을 지켜보고 계실 텐데요. 지역사회 감염,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권용진> 제가 TF나 정부 대책반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아서 정부가 무슨 대책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언론으로 접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말씀을 드린다고 하면, 지역사회 감염은 분명히 시작된 것 같고, 이것은 올 것이 온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코로나19는 메르스와 달라서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자도 있고, 메르스보다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동선 추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분명하거든요. 지역사회 확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이동형> 방금 속보가 들어왔는데요. 환자 22명이 다시 추가가 됐네요. 이렇게 해서 100명이 넘어서게 됐습니다. 불가피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정부 대응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권용진> 메르스를 겪은 이후에 상당한 경험과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코로나는 메르스와 다른 점들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최선의 대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게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 개인들의 책임도 상당히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아주 상당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이동형> 오늘, 어제, 이틀 사이에 70여 명의 환자가 갑자기 늘어난 상황인데요. 앞으로 더 늘 가능성도 있겠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요?

◆ 권용진> 네, 맞습니다. 이것을 더 늘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닌가,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지금 대구, 경북에서 계속해서 많은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거의 31번 환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면 흔히 말하는 31번 환자가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는 겁니까?

◆ 권용진> 31번이 슈퍼 전파자인지는 아직까지 정확하지는 않은데, 교회. 신천지 교회에서 슈퍼 전파 이벤트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31번이 강력하게 의심을 받는 이유는 이분이 병원에서 상당 기간 동안 검사를 안 받은 채로 바이러스를 몸에서 키웠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많이 내뿜었을 것이죠. 또 하나는 그 환자의 전파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너무 가깝게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하는 환경이 더 큰 문제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동형> 31번 환자가 두 차례나 의료진의 진단검사를 거부했다고 하는데, 만일 진단검사를 초기에 받았다고 하면 이렇게 많이 퍼지지 않지 않았을까.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동의하십니까?

◆ 권용진> 그건 동의하는데, 처음에 정책 홍보가 외국 여행력을 굉장히 중요한 변수로 다뤘기 때문에 그분의 입장에서는 나는 감염자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 내가 왜 받아야 하느냐,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미 그게 어느 정도 번지는 것을 예상을 하고,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다 검사를 받아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지금 이 단계에서 우리 정부나 방역당국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어떤 것이 있을까요?

◆ 권용진> 사실 이게 메르스처럼 치사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감염이 된다고 해서 다 중증질환이 되거나 사망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바이러스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몸에 받아들였다가 항체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게 예방접종까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들 고민이 되는 것인데요. 지금 상황에서는 지나친 공포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고, 다만 국민들이 지나친 공포를 갖지 않도록 감염원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그런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감염원을 강력하게 격리해보자, 이런 말씀은 뭐냐면 사실 슈퍼 전파자만 아니면 큰 확산이 그렇게 만들어질 것 같지는 않거든요. 당분간 갑자기요. 슈퍼 전파자일 경우를 의심해서 우리가 찾아야 된다고 하면 슈퍼 전파자는 대부분 열이 있고, 증상이 심각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은 누구든 자진해서 검사를 받도록 유도를 하고, 둘째, 열이 없더라도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국민 스스로 민폐를 끼치지 않는 굉장히 중요한 행동강령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조금 더 정부가 강력하게 홍보를 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이동형> 격리 조치도 그러면 재빠르게 취해야겠네요?

◆ 권용진> 그렇죠. 격리 조치는 이미 접촉된 사람이 아닌 사람이 감염이 되기 때문에 내가 접촉된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 격리하는 것을 찾기가 어렵거든요. 당신이 격리 대상자다, 아니다, 를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조기 진단이 훨씬 중요한 단계가 됐고요. 국민들 스스로 조기 진단을 받아보는 것, 그리고 국민들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내가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시점이 됐습니다.

◇ 이동형> 의료 인력은 어떻습니까? 지금 갑자기 환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상당히 부족해보이리라 생각이 되는데요. 음압 병동도 마찬가지고요.

◆ 권용진> 격리시설이 부족할 단계는 아닙니다, 현재는. 현재는 그럴 단계는 아닌데,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해서 아마 정부가 대책을 세울 텐데요. 메르스처럼 증상이 심한 환자들이 많은 게 아니기 때문에 꼭 병원이 아니더라도 인공으로 음압 병실을 만든다고 하면 격리시설을 정부가 대안으로 만들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의료진은 훈련된 의료진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요. 그분들이 병원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그분들을 모아서 대책을 강구할 거냐, 또 지금부터라도 가르쳐서 의료진들이 일할 수 있게 한다면 큰 문제 없이 대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이동형> 그런데 환자들이 들렸던 병원 응급실을 다 폐쇄하고, 이러고 있던데요. 이거는 잘하는 조치라고 보십니까?

◆ 권용진> 일단은 폐쇄를 하고, 소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폐쇄를 하는 건데요. 소독한 이후에는 바로 여는 것이 필요해 보이고요. 더 중요한 것은 이 환자들을 선별하는 데 있어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본인이 열이 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면 응급실에 들어가기보다는 누구든지 선별진료소나 보건소를 이용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유도하는 것이 지금은 더 중요해 보입니다.

◇ 이동형> 연세가 많은 분들일수록 더 조심해야겠죠?

◆ 권용진> 아무래도 바이러스 질환은 면역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은 조심을 해야 하는데, 그 조심하는 것이 사실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본인이 대중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이든, 젊은 사람이든, 할 것 없이 증상이 있다고 하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깨끗이 씻고, 대중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지금은 중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환자도 지금 많이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서 내수시장도 직격탄을 맞아서 과연 언제 끝이 날까,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데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활동을 많이 못할 것이다. 지금 많이 따뜻해져가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권용진> 날씨 문제에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이게 새로 만들어진 바이러스기 때문에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계속 말씀드리듯이 이런 바이러스 질환은 계속 있어 왔고, 많은 바이러스 유행들이 있어 왔기 때문에 너무 공포심을 갖거나 걱정을 하기보다는 일상생활을 그대로 하되,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 지금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차피 동선 통제를 가지고 확인할 수 없는 시점에 왔기 때문에 국민들도 그 점을 충분히 이해해주셔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 이동형> 교수님께서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만, 지금 온 언론이 다 이 이야기만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분위기상 공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공포를 느끼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 권용진> 제가 오늘 인터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당히 고민하다가 인터뷰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언론이 너무 부정적인 부분만, 심각하게 다뤄서 보도하는 것이랑 전문가들의 개별 인터뷰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직 바이러스 형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 점을 존중하고, 지나친 보도나 전문가 인터뷰들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공포를 더 크게 만드는 그런 문제도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아쉬움이 조금 있습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지금 다시 속보가 하나 나왔는데요. 코로나19 국내 발생 뒤에 첫 사망자가 발생한 거 아니냐고 하는 속보가 나오고 있는데,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면 저희 라디오를 통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교수님 말씀 고맙습니다.

◆ 권용진>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국립중앙의료원 상황실장을 지낸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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