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완주 터널 사고...유난히 피해 컸던 이유

순천-완주 터널 사고...유난히 피해 컸던 이유

2020.02.18. 오전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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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 2터널서 다중추돌…사망 4명·부상 43명 발생
탱크로리에 실린 질산에서 유독성 연기 대량 발생
터널 내부 화염·연기 가득…운전자 걸어서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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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앵커, 이승민 앵커
■ 출연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박성배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뉴스라이브 이번에는 주요 사건사고 이슈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앵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박성배 변호사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살펴볼 주제는 어제 눈이 많이 내리면서 교통사고가 이곳저곳에서 발생했습니다. 그 가운데 폭설이 내렸던 어제 순천에서 완주간 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탱크로리와 화물차 등 차량 수십 대가 추돌하면서 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있었습니다.

먼저 당시 화면 보고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매터널의 모습인데요. 앞에 차량들이 이미 서서 앞에 있었던 사고들을 보면서 차량들이 멈춰서 있는데 여기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못합니다. 탱크로리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와서 바로 차량들을 덮치고 전복되는 그런 장면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다시 또 탱크로리 1대가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불이 나기 시작했고요. 그러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졌습니다.

눈이 내릴 때 특히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을 때 저렇게 가끔 속도를 줄이지 못해서 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데. 어제 이 화면을 통해서 보면 차량들이 자기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것들을 자주 볼 수가 있어요. 어제 사고 상황부터 한번 정리를 다시 해 주시죠.

[박성배]
사매2터널 입구에서 약 100m 들어간 지점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일단 처음 발생한 사고는 접촉사고 정도였습니다마는 그 이후에 탱크로리가 전도가 되고요. 이어서 트럭들과 추돌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전날부터 내린 눈으로 빙판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차 바퀴에 얼어붙은 눈이 터널 안 도로에 얼어붙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서 차량들이 정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탱크로리가 전도되고 그로 인해 트럭과의 추돌로 전도된 탱크로리에서 질산이 유출되면서 화재와 유해공기가 전파되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탱크로리 운전자 포함 4명이 사망했고 43명이 부상한 상태인데 일단 소방당국이 오늘 새벽 3시 18분까지 정리작업을 마치고 오는 10시부터 미수습된 차량 7대를 수습할 예정입니다.
추가로 부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 저게 터널 안에 사고가 났는데 화면을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바람도 불고 이래서 눈이 터널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이수정]
눈이 그 당시에 남원시 측량한 결과에 따르면 12시에서 1시경에 적설량이 5.6cm 정도 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터널 안으로 바람이 아주 심해서 그 눈들이 다 들이친 거예요.

그래서 완전 빙판으로 형성된 와중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단순한 접촉사고로 차량이 모두 서 있는 상태에서 뒤에서 오던 탱크로리로 인한 사고이다 보니까 사실은 앞쪽 부근에 서 있던, 주차해 있던 차량은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앵커]
무방비 상태로 당한 거죠?

[이수정]
그렇죠. 그러니까 전방주시를 일방적으로 하다 보니까 뒤에서 일어난 사건은 경계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빠른 속도로 피신을 해야 되는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보니까 결국에는 피신이 늦어지면서 아주 희생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화면을 통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터널 안에서 앞에서 접촉사고가 있어서 차량들은 이미 멈춰서서 깜빡이등을 켜고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뒤차들한테 경고 사인을 보낸 거죠. 그런데도 그 신호를 못 보고 그대로 들이받았단 말이죠. 그런데 저 상황이, 그러니까 터널로 들어가는 입구여서 잘 안 보였는지 아니면 노면이 미끄러워서였는지 이게 분명치는 않습니다.

[박성배]
정확한 사고 원인은 규명할 예정인데 두 가지 다 사고의 원인에 미쳤다고 보입니다. 특히 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정지를 하고도 정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 연쇄추돌사고로 이어진 것 같고 트럭 안, 특히 터널 안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일단은 트럭과의 추돌로 화재가 발생한 데다 전도된 탱크로리에서 질산이 유출되면서 유독물질이 다소 배출됩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유해성 유독물질을 흡입하게 되면 그 자체로 사망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진압을 위해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도 이러한 상황 때문에 진압 구조작전이 상당히 늦어지게 됨으로써 사고가 더 확대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앵커]
지금 이 터널에 스프링클러라든지 환기장치가 없었다고 해요. 그게 좀더 사고 피해를 키운 게 아닌가 싶어요.

[박성배]
이 사고는 터널 안 사고인 데다가 화재가 발생했고 유독가스가 유출된 사고였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인데 스프링클러나 환기장치가 있었다면 인명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도로공단교통 측의 입장문에 따르면 소방법상 터널 길이가 1km 미만인 경우에는 소방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없다고 합니다. 이 사매2터널이 약 710m 길이기 때문에 1km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죠.

[앵커]
법상으로 봤을 때는 문제가 없는 거군요.

[앵커]
그렇군요. 1km 이내의 터널에서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소방법 때문에 어제 사고가 좀 더 커지지 않았나 싶네요.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일부 운전자들은 연기로 꽉 찬 터널을 걸어서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현장을 탈출한 운전사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앵커]
목격자들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차량이 자기 뒤에서 탱크로리가 무서운 속도로 오고 있는 것을 본 운전자들이 저렇게 놀라서 황급히 나올 수밖에 없었겠어요.

[이수정]
지금 그나마도 저분들은 피신을 하셔가지고 일신상에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은 물론 전파됐겠지만. 그러나 그러지 못하신 분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는 그중에 충돌 중에 세 분 정도가 목숨을 잃었는데 나중에 한 분이 터널 안에서 발견이 됐다는 걸 보니까 불이 나면서 아마 시야가 완전히 다 연기로 가득 차서 바깥의 출구조차 방향을 알 수 없을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보이고요.

그래서 더군다나 피해가 아주 심각했다 이렇게 보이는데 문제는 이분들이 이렇게 경험을 하시면 이것이 결국은 이분들에게는 굉장히 사고 후에도 여러 가지로 정신적인 피해, 심리적인 피해를 유발할 것인데 일반적으로 보면 이런 끔찍한 사고와 재난을 당하고 난 다음에는 물리적으로는 사건, 사고가 종료됐지만 심리적으로 상해가 남아서 소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사건 이후에 생존자들에 대해서도 심리치료 등이 제공돼야지 이게 단순히 그냥 차량 사고로만 보험처리를 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해보입니다.

[앵커]
사실 이게 그냥 일반 도로에서 다중추돌사고가 나도 상당히 큰 충격을 받을 텐데 밀폐된 터널 안에서 이런 사고가 나면 더 불안할 것 같아요.

[이수정]
그렇습니다. 밀폐된 터널이지 연기 때문에 앞은 보이지 않았지, 더군다나 이게 질산이다 보니까 이게 사실은 타가지고 가스가 되면 이게 굉장히 유독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여러 가지 신체적인 질환까지가 상당 부분 예상이 돼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은 어떻게 해서라도 회복을 국가에서 관심을 가져야 될 필요성은 있습니다.

[앵커]
화재 장면, 사고 장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형 트럭이 트레일러 같은 것들이 빠른 속도로 오게 되면 그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서 정지를 자기 원하는 위치에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박성배]
그렇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마 국과수나 도로교통공단이 분석할 텐데 그 분석과정에서 도로공학적인 분석을 하게 됩니다. 차량들의 위치와 속도에 비춰볼 때 어떤 점이 사고원인인지 충분히 분석할 텐데 분석 과정에서 유관기관에 개선대책도 제공을 하게 됩니다. 이 사고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상 국가배상 책임을 지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상습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거나 사고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면 모를까 눈이 내린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빙판을 제거해야 하는 의무까지 국가에게 부과할 수 없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선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겁니다.

특히 우리 국토부 예규상 도로터널 방재시설 및 관리지침을 두고 있는데 굉장히 촘촘하게 시설과 관리지침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물론 소방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 1km 미만이었기 때문에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사정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하철의 경우 지하철 추락사고가 빈번하자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순차적으로 설치해서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지하철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습니다.

각종 사고가 빈발하기 때문에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인데 이것처럼 터널 안에서 트럭간 추돌사고, 그로 인한 유독물질 확산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에도 큰 문제점이 충분히 드러났기 때문에 순차적으로라도 국가가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거기다가 어제 그동안에 계속 따뜻한 겨울을 보내다가 갑작스럽게 눈이 내리면서 어제 이 사고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교통사고들이 이어졌거든요. 사실 눈이 오면 평소보다 속도를 확연히 줄여야되는 주의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박성배]
속도를 일단 확연히 줄여야 하고요. 그리고 급제동을 하지 마셔야 됩니다. 급제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데. 특히나 이 사고처럼 터널 안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에는 차량이 비산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되는데 특히 이 사고의 경우에는 유독물질이 배출되고 화재가 조기에 발생한 것이 이어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됐습니다.

[앵커]
사고가 났던 순천-완주간 고속도로는 평소에도 저렇게 화물차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터널도 많고요. 그래서 평소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었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이수정]
아쉽기 짝이 없고. 지금 와서 여러 가지로 지적사항들이 발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해 보이는데. 어쨌든 제설을 하는 노력들을 사실은 이렇게 돌발적으로 눈이 올 때도 어떻게든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지금 이런 종류의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속도 제한도 어떻게든 눈이 올 때는 결국에는 도로가 다 얼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이렇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자리에서 설 수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속도를 줄여가지고 그다음에 도로에, 터널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뭔가 경계를 하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도로 상황에 따라서 운전자 여러분들의 각별한 안전운전 주의 의무를 다하셔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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