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서글픈 쪽방촌..."마스크 살 돈도 없어"

'코로나19'에 서글픈 쪽방촌..."마스크 살 돈도 없어"

2020.02.13. 오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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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밀접해서 살고 있는 쪽방촌은 위생 여건이 좋지 않아서 전염병에 취약할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이 요즘 같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불안감이 높은 때는 쪽방촌 사람들은 더 힘들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신준명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400여 세대가 몰려있는 서울 회현동 쪽방촌입니다.

[방역 자원봉사자 : 방역하겠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방역에 나섰지만 쪽방촌 특성상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가파른 계단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방에 소독 장비를 들이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쪽방촌은 이렇게 좁은 간격으로 거주지가 밀집해 있고, 보시는 것처럼 위생상태도 열악한 편이라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취약한 주변 여건만큼 감염병 위험은 크지만 방역 작업은 오히려 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지자체와 자원봉사자들이 연일 쪽방촌 방역 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이제는 소독 용품마저 구하기 힘들어 걱정입니다.

[정수현 / 서울시립 남대문쪽방상담소 : 최근에 중구청 통해서 추가적인 약품을 지원을 받아서 당분간 걱정은 없는데 앞으로 이 사태가 계속 진행이 된다고 하면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쪽방촌에서는 마스크 하나 사는 것도 부담입니다.

[이 모 씨 / 쪽방촌 거주민 : (마스크) 산 적은 없어요. 돈이 있어야 사죠. 돈 있으면 집세 내고. 종로에 1천 원짜리 바둑 있거든요? 요즘엔 하도 무섭다고 하길래 거기도 안 나가요.]

현실적인 최선의 방역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 집에 머무는 거지만 끼니가 걱정입니다.

무료 급식소들이 감염 우려로 운영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쪽방촌을 찾아와 식사를 챙겨주던 자선단체들도 감염 우려에 발길이 뜸해졌습니다.

[박정구 / 쪽방촌 거주민 : 봉사 자체가 안 나오니까. 다 끊겨버렸으니까. 예전에는 밥도 주고 국도 주고 김치도 주고 그랬는데, 그게 다 잘려버렸으니까]

계절은 봄을 향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쪽방촌의 일상은 더 깊은 겨울 속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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