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김기춘·조윤선 파기환송..."직권남용 엄격히 판단"

대법, 김기춘·조윤선 파기환송..."직권남용 엄격히 판단"

2020.01.30. 오후 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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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특정 인사 지원 배제 지시는 직권남용 해당"
"공공기관 독립성 침해"…김기춘 일부 혐의 유죄 확정
해석 엇갈렸던 '직권남용죄' 엄격한 적용 기준 제시
"행정기관 간 협조 행위를 직권남용 단정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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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습니다.

대법원이 직권남용죄 적용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제시해 사법농단이나 조국 전 장관의 감찰 무마 의혹 등 다른 재판에도 영향이 예상됩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법원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특정 인사나 단체에 대한 지원 배제를 지시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원 사업을 맡은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한 부분에 대해선, 독립성을 침해해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고 보고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 위원들이 갖는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율적인 절차 진행과 운영을 훼손하며 법령상 의무에 위배되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그동안 해석이 엇갈렸던 직권남용죄 적용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했습니다.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정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지원 사업 심의 과정을 보고하도록 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심리가 부족하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

행정기관 사이에 협조하는 행위와 관련해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직권을 남용한 지시를 받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직원이 한 일이 '의무 없는 일'인지는 법령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 종전에 한 행위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을 살피는 방법으로 법령 등의 위반 여부를 심리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 판단 했어야 합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판에 넘긴 김 전 실장은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함께 기소돼 징역 2년씩을 선고받은 조윤선·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정농단과 사법행정권 남용 등 '적폐 청산' 관련 사건은 물론, 현 정부 들어 불거진 감찰 무마 의혹 등 다른 직권남용 사건들의 재판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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