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닿기만 해도 바라만 봐도 감염된다?

[팩트와이] 닿기만 해도 바라만 봐도 감염된다?

2020.01.30. 오전 04:3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몸에 닿기만 해도, 눈으로 바라만 봐도 감염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엄청나다며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말들입니다.

괴담 수준의 과장된 억측이지만, 아예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어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팩트와이,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각국 보건당국이 설명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확산 경로는 '감염자의 입에서 나오는 침방울'입니다.

그런데 사태가 확산하면서 새로운 주장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 신체 접촉만으로 감염?

중국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글입니다.

기침이나 재채기에 노출되지 않고, 신체 일부가 닿기만 해도 전염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접촉인지,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노출돼도 장기간 살아남는다는 얘기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건,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이 전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은경 /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 손을 통해서 매개가 되기 때문에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등 정도의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기본을 지키시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말씀드립니다.]

▲ 바라만 봐도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다 자신도 감염됐다는 중국 의사 SNS입니다.

"진료 당시 마스크를 썼지만 보호 안경을 안 쓴 사실을 갑자기 깨달았다. 이후 결막염이 생긴 뒤 감염됐다"고 말합니다.

환자의 침이 튀어서 눈에 직접 닿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면 감염 확률은 높아집니다.

눈 안쪽 점막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라만 봐도 감염된다는 건 괴담일 뿐입니다.

[김우주 /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영화에 나올 만한 소설 같은 얘기고요.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하고 (작은 침방울이) 상대방의 눈이나 코나 점막에 달라붙었을 때 감염되는 것입니다.]

▲ '괴담' 게시글 삭제, 중국 사대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거짓 정보를 무분별하게 유포하면 삭제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 :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크게 해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정보이지 않습니까.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시키는 정보는 심의 규정에 따라 시정요구 대상입니다.]

이후 정치인 이준석 씨는 정부가 슬그머니 검열에 들어간다며,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즉 중국 눈치를 보며 과도한 대응을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정부 역시, 혼란을 부추기는 허위 게시물을 제재했습니다.

2016년에는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체계 '사드' 때문에 꿀벌이 멸종한다는 내용 등 전자파 유해성을 과장한 게시글 10여 건을,

2015년에는 메르스가 미군의 실험이라는 글을 삭제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과는 별개로, 정부의 대응이 과거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