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망도 모른 채...시신 옆에서 생활한 치매 노인

아들 사망도 모른 채...시신 옆에서 생활한 치매 노인

2020.01.10.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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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아들 사망도 모른 채 함께 생활
시신 부패하는데도 알지 못하고 함께 지내
경찰, 카드 사용 내역 분석해 두 달 전 사망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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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대 노모를 혼자 모시고 살던 남성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달쯤 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치매 증상이 있는 어머니는 이런 사실도 모르고 아들 시신과 함께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전과 달리 월세가 두 달가량 밀린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집주인이 A 씨 집을 찾았다가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이웃 주민 : 나도 몰랐어요. 편의점 갔다가 김밥 사 오는데 주인아저씨를 만나서 아저씨 이상하다, 인기척도 없다(고 했어요). 주인아저씨도 '통화도 안 되고, 방세도 밀렸다' 이거예요.]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그 옆에는 70대 노모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아들이 숨졌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초, A 씨가 인근 가게에서 마지막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한 점으로 미뤄 숨진 지 두 달 가까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집안에 남아있는 음식을 조금씩 먹으며 버텨왔고, 상당히 쇠약해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치매에 걸린 탓에 시신이 부패하는데도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한 집에서 계속 함께 생활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어머니가 말하길) '우리 아들 추워서 이불 덮어줬다. 우리 아들 아프니까 데리러 왔느냐'고. '병원 좀 데리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A 씨 어머니는 보건소 치매 안심센터에도 등록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 이 때문에 신고가 더 늦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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