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혐의 소명" 정경심 구속...檢, 조국 겨냥할 듯

[취재N팩트] "혐의 소명" 정경심 구속...檢, 조국 겨냥할 듯

2019.10.24. 오전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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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소명" 정경심 구속…조국 겨냥할 듯
오늘 새벽 0시 20분쯤 정경심 교수 구속영장 발부
입시부정·펀드·증거인멸 3가지 의혹 11개 혐의
법원 ’구속 수사 견딜 만한 건강 상태’ 판단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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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오늘 새벽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정 교수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 정당성 논란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난 검찰은 조 전 장관까지 직접 겨냥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법조팀 취재기자에게 정 교수 구속과 관련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이경국 기자!

오늘 새벽에 법원이 정경심 교수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요.

구속 사유를 어떻게 밝혔나요?

[기자]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늘 새벽 0시 20분쯤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지난 8월 27일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58일 만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됐습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지금까지 수사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구속할 만한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최장 20일 동안 구치소와 검찰청을 오가며 조사받은 뒤 재판에 넘겨지게 됩니다.

[앵커]
정 교수의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법원이 판단했는데요.

구속영장 단계에서 적용된 혐의가 모두 11가지나 됐죠?

[기자]
죄명으로는 11개, 크게는 자녀의 입시부정과 사모펀드, 증거인멸 등 세 갈래입니다.

먼저 위조된 표창장으로 입시 전형을 방해하고, 딸을 동양대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등록해 수당을 챙긴 의혹 등에는 5가지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에 동생 이름으로 차명 투자하고 투자금을 허위로 부풀려 공시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을 포함한 4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하고, 사모펀드 관련 허위 보고서를 만들도록 한 증거위조와 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있습니다.

[앵커]
어제 정 교수가 직접 구속영장 심사에 출석했는데요.

충분히 입장을 해명했을 텐데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그동안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정경심 교수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큰 관심을 끌었던 출석 장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정경심 / 동양대 교수 (조국 부인) : (국민 앞에 섰는데 심경 한 말씀 부탁합니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표창장 위조 혐의 인정하십니까?) ….]

그리고 7시간가량 영장 심사가 이어졌습니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의 잘못을 정 교수에게 뒤집어씌우는 등 전반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교수 변호인의 말 들어보시죠.

[김칠준 / 정경심 교수 변호인 : 사모펀드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관계 자체도 잘못됐지만, 검사의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 자체가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 교수 측은 최근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건강 문제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과 변호인이 제시한 의료기록 등을 검토해 정 교수가 구속 수사를 견딜 수 있는 정도의 건강 상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 교수 측이 건강 악화 우려 등을 고려해달라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둘러싼 찬반 여론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두 달가량 먼지털기식 수사를 벌였는데도 성과가 없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 결과가 없지 않다며 지켜봐 달라고 반박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발언 들어보시죠.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 17일 / 대검찰청 국정감사) : 수사 결과가 없는 것은 아니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자체가 저희가 수사 내용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좀 많이 틀어막았고….]

때문에, 정 교수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는 법원 판단이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검찰로서는 지금까지 수사가 정당했느냐는 논란을 다소 털어내고 남은 수사를 이어갈 명분을 얻게 됐습니다.

사모펀드나 웅동학원 의혹 등 정 교수가 얽힌 나머지 사건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제 남은 관심사는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을 직접 불러 조사하느냐인데요.

검찰은 조 전 장관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거죠.

[기자]
정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들 가운데 적어도 4개는 조 전 장관과 관련 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이 속해 있던 서울대 인권법센터가 발급한 것으로 돼 있는 인턴 증명서 파일이 조 전 장관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검찰은 허위 발급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블라인드' 조항을 추가해 급조된 펀드 운용 보고서를 조 전 장관이 직접 받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던 증권사 직원 김경록 씨와 자택에서 마주쳐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이 밖에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뇌물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입니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입니다.

자녀들이 서울대에서 인턴을 했고, 김경록 씨에게는 의례적으로 인사했을 뿐이며, 펀드 보고서 수정을 자신이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정 교수가 구속되면서 조 전 장관 주장의 신빙성도 수사로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입니다.

이르면 다음 주초쯤에 조 전 장관이 첫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YTN 이경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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