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유니클로 '위안부 모독'에 패러디로 맞대응한 한국 대학생

[이슈인사이드] 유니클로 '위안부 모독'에 패러디로 맞대응한 한국 대학생

2019.10.21.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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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윤동현 전남대 사학과 4학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른바 위안부 모독 논란에 휩싸인 유니클로 광고가 결국 전면 중단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근로정신대 피해자죠. 양금덕 할머니가 찍은 패러디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이 패러디 영상을 제작한 대학생 윤동현 씨를 전화 연결해서 직접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윤동현]
안녕하세요.

[앵커]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하고 일단 실천이 참 어려운 일인데 대단한 것 같습니다.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해 보자는 결심 어떻게 하시게 된 건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윤동현]
갑자기 그렇게 하게 된 게 아니라 원래부터 역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저는 유니클로 광고를 보자마자 한번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해 봤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바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앵커]
지금 그러면 함께 출연한 양금덕 할머니와는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셨나요?

[윤동현]
원래 역사활동을 하면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라고 하는 단체와 여러 같은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할머니랑 자주 만나뵈었었어요. 사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먼저 연락드려서 하게 된 건 처음이지만 원래 자주 만나뵙고 또 이야기 나누고 있었던 사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평소 친분이 있던 것과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건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영상 제작에 흔쾌히 응하셨나요? 어떠셨어요?

[윤동현]
처음에는 이런 일이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었는지 몰랐으니까 잘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제가 만나뵙고 시민모임에 연락드려서 허락하게 되었을 때, 잘 설명을 해 주셨을 때 무시받는다라는 느낌을 받으셔서, 그래서 같이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일제 만행의 피해자인 할머니는 또 동영상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 텐데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시던가요?

[윤동현]
우선 할머니께서는 그 영상을 보고 많이 화가 나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무시받는 느낌을 잘 전달하고 싶었고 저는 최대한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게 그렇게 멘트를 준비해서 하게 됐습니다.

[앵커]
이번에 유니클로 광고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논란이 된 80년이라는 표현에 유니클로 측은 특정 의도는 없었다, 나이차를 표현하기 위해서,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윤동현]
저는 우선 솔직히 말해서 80년이라는 표현에 제작자가 그렇게 의도를 말했다는 것에 대해서 이해는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해한다는 말이 보통 예술을 우리가 접근할 때도 우리가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떤 맥락에서 그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그런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잖아요. 저도 그런 입장에서는 제작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가 그 작품을 받아들일 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그 부분을 비판했었고 그 지점을 유니클로 회사 측에 전달했을 때 그 제작자가 특정 의도가 없었다는 식으로 책임 회피를 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고 책임 회피만 할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그렇게 느낄 수도 있었군요. 그리고 미안합니다. 이렇게 대응을 하고 말씀을 해 주시고 잘 대응을 해 주셨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과가 불충분한 반쪽짜리 사과여서 아쉬웠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고. 영상을 통해서 역지사지라는 말을 썼습니다. 그래서 일본도 똑같이 느껴봐, 이런 부분을 전하고 싶었다고 얘기를 했는데 의도했었던 메시지를 충분히 영상을 통해서 전달을 했다고 보시나요?

[윤동현]
이게 전달되었는지만 따지고 보면 솔직히 일본에는 그런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요. 원래는 이런 내용들이 일본에서도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희가 이렇게 아팠던 지점을 너희들도 한번 느껴봐라라는 식으로 일본이 아파하는 내용, 역사적 사실들 그게 원폭이나 방사능 피해 같은 부분이었는데 그런데 실제로 그게 잘 전달되지는 않은 것 같아서 헛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아쉬운 생각이 많습니다.

[앵커]
저는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화제가 되고 난 뒤에 본인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일본어로도 함께 올렸는데 패러디 영상에 마음을 다친 분들께 죄송하다, 이런 입장을 전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원폭과 방사능 이런 일본의 아픈 부분을 건드렸다, 이런 부분 때문이겠죠?

[윤동현]
맞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아픈 부분을 일부러 찌르면서 패러디를 한 것이 저희 의도였어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제 스스로 이게 잘못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이 세계 인권 문제 차원에서, 그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제가 그 원폭, 또 방사능 피해자들도 분명히 그들만의 아픔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너무 멋대로 이야기해버린 게 아닐까 그게 첫 번째로 미안했고.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상처받았다고 해서 또 똑같은 방식으로 제가 되돌려줬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지만 제 방식 자체가 어떤 화합이나 화해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 더 적대적인 감정을 부풀려버린, 오히려 제가 의도했던 것과 반대로 되어버린 방법이 아니었을까, 그게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해서 블로그에도 썼는데 어제 제 개인 SNS 페이스북에도 그렇게 글을 올렸고 일본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앵커]
굉장히 성숙한 생각인 것 같은데 일본 원폭 피해자도 제국주의, 일본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래서 일본 민중 전체를 적으로 돌리려는 건 아니고 노재팬이 아니라 노아베다, 이런 얘기를 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을 보면 국내에서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방금 얘기하신 것처럼 일본 현지 반응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직접 보셨나요? 어땠어요?

[윤동현]
우선 제가 일본어를 엄청 못하지 않고 제가 그렇게 검색해서 일본 현지 반응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지만 제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는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이 점은 양해를 구하고 싶고 제가 확인했던 내용은 보통 일본 사람들이 한국 기사를 접근하는 야후재팬, 야후뉴스를 통해서 확인을 했고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봤어요. 그리고 SNS로 퍼지고 있는 시사매거진이라든지 온라인으로 올라와 있는 반응들을 봤는데 일단 첫 번째로 이게 커지고 있을 때 우리가 80년이라는 의미를 그런 식으로 이해했다는 것에 대해서 억지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 기사에 대한 댓글을 제가 봤는데 진짜 관심이 많았어요. 다른 기사들은 댓글도 몇백 개밖에 안 달리는데 이 기사에는 1400개, 지금도 1400개 넘어가고 있는 중인데. 그 글을 제가 하나하나 봤지만 제가 의도한 것처럼 한국인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바라는 입장에서 제작했던 그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그분들 마음대로 너네들이 거짓 역사를 만들고 있다 또 댓글 중 하나는 이런 게 있었는데 윤상이라고 썼던 게 있었어요.

마치 저에게 보낸 것처럼 윤상, 당신은 역사 전공자, 역사 공부하고 있다고 했지만 역사를 잘못 배우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진짜 제가 의도했던 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너무 슬펐고 이게 꼭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해하기 위해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다라는 그런 입장이었다고 그런 의도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앵커]
넷 우익이라고 해서 일본에도 온라인으로 극우적인 주장을 하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에 이 댓글에 너무 상처를 받으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게 일본 사람 모두의 생각은 아닐 테니까요. 그러면 아까 일본 친구들도 꽤 있다고 했는데 영상을 봤을 텐데 뭐라고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윤동현]
어제 사실 이야기한 건 일본 친구들도 바로 제가 문자를 했을 때 바로 못 본 것 같아요. 그래서 미안하다는 글을 썼고 친구들에게 전달했을 때까지 몰랐다가 나중에서야 상황을 그런 걸 알았다고 한 친구였는데 그런 친구들 중에 한 명이 뭐라고 했냐면 오히려 자기는 피해자가 아니라서 그게 아픈지 모르겠다.

그리고 첫 번째로 일본이 가해자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답을 했고. 두 번째로는 자기가 영상 제작 후 미안하다라고 해 버린 것도 그 일본 우익세력이 한국 때리기 전략에 활용되어버린 것 같다고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유니클로 책임 회피를 제가 혼내주려고 했고 미안하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일본 반응 자체는 그렇게 아프지 않다라고 말을 해서 그런 점이 아쉬웠습니다.

[앵커]
동현 군의 이 성숙한 생각을 일본 우익이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지적을 일본 친구들이 걱정하는 마음에서 해 주신 거고. 일본 불매운동이 지금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느끼는 현실도 짚어보겠는데요.
지난 7월에도 유니클로 본사 책임자가 한국 불매운동 얼마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언급을 했는데 일본 불매운동 지금 현실에 대해서 대학생의 한 명으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윤동현]
이런 문제는 한일 관계라고 하는 주제의 큰 틀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절대 오해하지 않아야 할 건 일본이 적이 아니에요.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마음을 이렇게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사회의 구조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지 일본 자체를 싫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역사 시민활동도 모두 화해를 위해서 하는 활동이지 절대 어떤 대립, 갈등, 불화 이런 걸 부추기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니까 꼭 일본도 저의 의도나 그런 걸 알고 또 그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서 이런 한일관계 문제들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인 것 같아요.

[앵커]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더 빛을 발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 만든 분이죠.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 학생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윤동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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