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돌연 사퇴' 막전막후...檢, 침묵 속 후폭풍 주시

조국, '돌연 사퇴' 막전막후...檢, 침묵 속 후폭풍 주시

2019.10.15.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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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배경에 가족 문제도…직접적 언급
법무부 핵심 간부들도 어제 오전까지 ’사퇴’ 몰라
靑 "검찰개혁 당·정·청 회의 직후 사의 전달"
’조국 사퇴’ 보고받은 윤석열, 아무런 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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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어제 오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고, 청와대도 조 전 장관의 면직안을 곧바로 재가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장관직에서 내려온 이유를 밝혔는데요.

자세한 얘기, 법조팀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조성호 기자!

어제 오후 2시였죠? 조국 장관이 사퇴한다는 속보가 나왔습니다. 법조 취재하는 기자들도 모르고 있던 거죠?

[기자]
법무부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가 온 게 어제 오후 1시 반쯤입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 취재를 준비하고 있는 시간인데, 오후 2시부터 보도해달라며 조국 전 장관, 당시는 장관이죠.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배포한 겁니다.

불과 2시간여 전에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청사에서 검찰개혁 방안을 직접 발표했기 때문에 어제 그 시점에 사의를 밝힐 거라곤 상당수 기자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던 법무부 수장이 왜 물러났을까, 여기에도 의문이 많이 남습니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이유를 어떻게 밝혔나요?

[기자]
일단 입장문 제목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였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필생의 사명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수석, 그리고 법무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한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고, 이런 성과는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지막 퇴근길에도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을 강조했습니다.

[조국 / 前 법무부 장관 :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의 과제는 저보다 훌륭한 후임자가 맡으실 겁니다. 더 중요하게는 국민이 마지막 마무리를 해줄 거로 생각합니다.]

[앵커]
두 차례 검찰개혁 방안도 발표했고, 어느 정도 검찰개혁의 초석을 만들었다고 스스로 평가한 거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족이 수사받는 상황도 고려했다고요?

[기자]
조 전 장관은 입장문에서 가족 관련 의혹 제기와 검찰 수사가 직접적인 배경이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께 죄송스럽고,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더는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판단했고,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검찰개혁을 한 달 넘게 밀어붙이던 장관이 갑자기 물러난 겁니다. 법무부는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사의 표명이 발표됐다고 앞서도 말씀드렸는데요.

법무부 핵심 간부들도 어제 오전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할 때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고, 점심을 먹을 때 조 전 장관이 입장문을 작성해 가져와 알게 됐다고 합니다.

청와대도 관련 과정을 설명했는데요.

그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청 회의 직후에 조 전 장관이 청와대에 의사를 전했고, 미리 상의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조국 전 장관 가족 관련 수사를 이어가는 검찰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검찰 내부 분위기도 좀 취재가 됐나요?

[기자]
반응이 없다는 게 반응이다, 이렇게 취재가 되는데요.

대검찰청도 법무부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조 전 장관 사퇴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 간부를 통해 보고받은 뒤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침묵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어제 오전까지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던 장관이 돌연 사퇴한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조국 전 장관 사퇴가 지금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정권과 밀접한 조 전 장관이 자연인이 된 만큼 검찰로서는 정권을 겨냥한 수사라는 부담은 덜어냈습니다.

검찰 수사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사모펀드, 입시부정, 웅동학원 의혹 등과 관련해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5차례 불러 조사했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한 차례 기각된 조 전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도 다시 청구할 계획입니다.

조 전 장관 가족들은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데, 이런 이유 등으로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다면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에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자칫 수사 속도를 늦춘다면 조 전 장관을 찍어내려는 수사였다는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검찰의 고민이 깊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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