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주 감지 무시하고 '비행'...기록조작 시도까지

단독 음주 감지 무시하고 '비행'...기록조작 시도까지

2019.10.14. 오전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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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A 기장, 음주 간이 결과 2차례 ’양성’
정밀 측정 없이 비행 떠나…복귀 후 조작 시도
"음주는 절대 아냐"…공식 인터뷰 요청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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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많은 승객을 태우고 비행하는 항공기의 경우 음주 문제에 더 엄격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스타항공 소속 항공기 기장이 비행 전 검사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는데도 정밀 측정을 하지 않고 비행을 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해당 기장은 기록 조작까지 시도했습니다.

김대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이스타항공 A 기장은 비행 전 간이 검사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습니다.

규정대로라면 정밀 측정을 해야 하지만, A 기장은 임의로 간이 측정을 한 번 더 했고 또 음주 반응이 나오자 그대로 자리를 떴습니다.

결국, A 기장은 정밀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채 승객 180여 명을 태우고 제주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다시 비행기를 몰고 돌아온 뒤에야 정밀 측정을 한 기장은 음주 반응이 나오지 않자 측정 시간 조작을 시도했습니다.

비행 전에 정밀 측정을 한 것처럼 시간을 조작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회사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항공사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A 기장은 측정 직전에 가글을 했기 때문이라며 음주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또, 비행 전 교육 등 촉박한 일정 때문에 정밀 측정을 하는 것을 깜빡하고 비행을 떠났다고 해명했습니다.

비행이 끝난 후에야 정밀측정을 하지 않은 사실이 떠올라 재측정을 했고, 뒤늦게 측정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까 걱정해 조작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항공사 측은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조사했지만 기장이 술을 마신 행적은 없었다며 측정 기록 조작 시도에 대해서만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술값을 계산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기장이나 항공사와의 공식 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현행 음주 측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YTN 김대겸[kimdk10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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