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미스터리 속 '살처분' 결론...농민 어쩌나

강화도 미스터리 속 '살처분' 결론...농민 어쩌나

2019.09.27. 오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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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 강화군에서만 5곳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이 전혀 밝혀지지 않아 의문과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강화군에서 기르는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습니다.

김정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역은 모두 9곳.

이 가운데 5곳이 강화입니다.

24일 송해면을 시작으로 25일 불은면과 삼산면, 26일 강화읍과 하점면까지 연달아 터지고 있습니다.

주목되는 건 본섬 외에서도 발생한 겁니다.

석모도로 알려진 삼산면인데, 강화도와는 고작 다리 하나로 연결돼 있습니다.

게다가 해당 농가는 이미 폐업해 남은 돼지도 두 마리뿐이었습니다.

축산 차량이 다녀간 흔적도 없습니다.

수수께끼 같은 발병 사례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도 아직 감염 경로로 잡히는 게 없습니다.

바이러스 확산 경로가 방역 당국의 예측 가능한 범주를 벗어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는 4∼19일.

17일 첫 발생지가 된 파주시 연다산동 농장이 원발지라면 시간을 두고 잇따라 발생해야 하는데 이후 연천, 김포, 파주, 강화에서 우후죽순처럼 나왔습니다.

방역 실패의 결과라기보다 강화 일대에 17일 이전부터 바이러스가 퍼졌을 거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습니다.

결국, 강화군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배흥규 / 인천 강화군 문화관광과장 : 확진된 3km 내 농가는 물론이고 나머지 농가에 대해서도 살처분 희망자를 대상으로 먼저 살처분을 실시할 예정이고, 확산 방지를 위해서 나머지 모든 농가에 대해서도 농가의 적극적 협조를 받아서 살처분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강화군은 인천 전체 돼지의 88%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이후 지금까지 33%가 살처분 돼 사실상 이곳 돼지 농가들은 초토화됐습니다.

그러나 '모두 살처분'이라는 날벼락까지 맞았습니다.

하루아침에 멀쩡한 돼지까지 묻어야 하는 농민들.

참담함과 허탈함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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