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내원 '최면 조사'...강도 전과도 확인

버스 안내원 '최면 조사'...강도 전과도 확인

2019.09.27. 오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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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버스 안내원 엄 모 씨 조사…최면기법 이용
과거와 유사하게 증언…"키 170cm, 20대 남성"\
경찰 ’수원 여고생 살인 사건’ 등 유사 사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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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목격자인 버스 안내원을 불러 최면 조사를 벌였습니다.

유력 용의자 이춘재는 1989년 말에 강도를 저지르려다 붙잡혔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부장원 기자!

경찰이 목격자 버스 안내원을 상대로 최면 기법을 사용해 조사했다고요?

[기자]
네, 1988년 7차 사건 목격자였던 버스 안내원 엄 모 씨는 최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나와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법 최면 수사관 2명을 투입해 엄 씨를 상대로 최면조사를 벌였는데요.

최초 목격 시점으로부터 30년이 넘게 지나서 기억이 흐려졌을 수 있기 때문에, 최면상태에서 기억을 되살려 진술을 유도한 겁니다.

엄 씨는 이번 조사 때도 과거와 거의 유사하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키 170cm 정도로 갸름한 얼굴을 가진 20대 남성이었다는 겁니다.

경찰은 엄 씨와 별도로, 9차 사건 당시 양복 차림의 목격자를 본 전 모 씨와의 조사 일정도 조율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에 대한 최면 조사를 토대로 용의자의 몽타주를 새로 그려, 이춘재의 당시 사진과 대조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또 다른 과거 범행 전력이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용의자 이춘재가 1980년대 말 강도예비 혐의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춘재는 1989년 9월 26일 밤, 흉기를 든 채 수원시의 한 주택에 들어갔다가 붙잡혔습니다.

이춘재는 이듬해 2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는데요.

하지만 얼굴을 모르는 청년으로부터 폭행당하고, 뒤쫓다가 피해자 집에 들어갔을 뿐, 금품을 빼앗으려던 게 아니라며 항소했습니다.

이후 두 달 뒤 2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깨고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고, 결국 이춘재는 1990년 4월 19일 석방됐습니다.

이 사건은 7차 사건이 벌어진 뒤 1년 뒤에 벌어졌는데, 이춘재가 석방된 뒤 7개월 후 9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이춘재의 DNA가 확인된 상태인데요.

그사이 벌어진 8차 사건은 모방범죄로 밝혀졌기 때문에, 만약 이춘재가 진범이 맞다면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9차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춘재의 행적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데, 경찰이 화성사건과 유사한 다른 범죄와의 관련성도 살펴보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찰은 이번 주부터 프로파일러 9명을 투입해 화성사건 전후 발생한 여러 유사 사건과 이춘재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수원 여고생 살인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수원 여고생 사건은 지난 1987년과 1989년, 수원시 일대에서 여고생들이 성폭행과 살해를 당한 사건입니다.

피해자들의 시신이 화성 사건 범행 현장과 7~1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손발을 묶은 수법 등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에도 화성 사건 용의자의 소행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화성과 수원경찰서 사이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하고 미제로 남았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비롯해 범행 수법 등이 유사한 사건들에 대해 원점에서 기록을 다시 살펴보고, 이춘재와의 연관성을 규명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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