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金겹살' 될까?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金겹살' 될까?

2019.09.17.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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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동남아를 휩쓴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발생했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한 농장에서인데요.

주의해야겠지만, 과도한 공포는 금물이겠죠.

유해성과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 전망에 초점 맞춰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사람에게는 절대 전염되지 않습니다.

'돼지과'에 속한 동물만 감염되기 때문인데요.

바이러스에 검출된 돼지고기나 육가공품을 먹어도 사람에게 문제는 없습니다.

또 열에 약해서 바이러스는 섭씨 7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하면 사멸합니다.

그러면 발병한 농장 인근 돼지는 다 도축해서 시중에 유통하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그 돼지고기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겠죠.

감염 돼지나 그 부산물을 돼지가 접촉하거나 먹으면 바로 발병합니다.

실제 중국의 사례인데요.

지난해 8월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불과 열 달 만에 중국 전역으로 퍼졌죠.

감염 농장과 인근 지역 돼지를 잡아서 땅에 묻는 '살처분' 대신 식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남은 반찬이 사료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우희종 /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구제역과는 다르게 우리가 생각하듯이 공기나 이런 건 아니고요. 사람한테는 영향이 없다 보니까 전혀 모른 채로 먹다 남은 음식물이 돼지의 사료로 쓰인다든지 이럴 때 가장 크게 전파 경로의 원인으로 파악되는 거죠.]

문제는 한 번 크게 번지고 나면 '살처분'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겁니다.

개발된 치료 약도 없고요.

급성형에 걸린 돼지는 9일 안에 100% 죽습니다.

여기에 바이러스는 끈질기기까지 합니다.

아까 열에 약하다고 했죠.

열 빼고는 다 강합니다.

소금으로 절인 상태에서 1년, 얼린 상태에서는 1,000일이나 살 정도죠.

그러다 보니 육포나 하몽처럼 소금에 절이거나 건조한 가공식품 유통이 더 문제가 됩니다.

이런 가공식품을 혹시라도 돼지가 접하게 되면 바로 발병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앞으로 우리 돼지고기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중국의 예를 보면요.

중국 정부는 올해 7월까지 120만 마리만 살처분 됐다고 심각성을 부인했지만, 중국 투자 업계 분석과 미국 농무부 분석을 보면 30%가량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격은 46% 넘게 올랐습니다.

다만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은 조금 천천히 따라왔는데요.

비축 물량이 있었고, 또 살처분 대신 잡아서 시장에 유통된 돼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격 상승까지 시차는 좀 있지만, 일단 열병이 확산하면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습니다.

줄어든 비율보다 가격이 더 오르고, 줄어든 공급을 회복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짝짓기를 하는 돼지, 모돈이라고 하는데요.

모돈이 다시 태어나서 고기로 소비되는 돼지를 낳고 그 돼지가 클 때까지 1년 반 정도가 걸립니다.

사태가 크게 번지면 1년 반 정도는 돼지고기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거죠.

다행인 건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주 수입국은 아직 아프라카돼지열병과 큰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인데 아직 발병 소식은 없습니다.

물론 국산 가격이 오르면 대체재인 수입 돼지고기 가격도 조금은 오르겠지만, 국내산만큼의 큰 가격 변화는 아니라는 전망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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