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막을 방법은?

'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막을 방법은?

2019.09.17. 오후 12: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파주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첫 발생
"발병 농가 돼지 5마리 폐사…2마리가 양성 판정"
"발생 경로 확인 안 돼…역학조사반이 정밀 검사 중"
"바이러스성 출혈성 전염병…인체에는 영향 없어"
"국산 돼지 안심하고 소비해도 괜찮아"
AD
■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김성완 / 시사평론가, 김병민 / 경희대 객원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려했던 대로 결국 국내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어떤 질병이고 또 어떤 대응책이 필요한지 짚어보겠습니다.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 연결되 있습니다. 우 교수님, 나와계시죠?

[우희종]
네,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아직 잘 모르는 시청자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어떤 질병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희종]
우리가 간단히 줄여서 ASF라고 부르는데요. 이 질병은 기본적으로 돼지하고 야생 멧돼지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질병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워낙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국내외로, 즉 국제적으로 법정전염병이고요. 대부분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사람한테 감염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현재 이 질병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은 전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제적 이유라든지 이런 것들이 저희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고요.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그러면 일반적인 돼지열병과는 좀 다른 훨씬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우희종]
맞습니다. 열병이라는 말 자체는 굉장히 일반적인 얘기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기본적으로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다가 이것이 선원들의 음식, 잔반 같은 것으로 해서 유럽에 전파됐었고요. 그것이 1950년대 나름대로 정리됐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10년 전에 동유럽이라든지 소련 연방 이런 쪽에서 다시 발생을 했고요.

이때는 약간 유전자형이 바뀌면서 그 후에 중국에 발생하고 아시아 전역에... 지금은 중국 주변국인 라오스, 베트남뿐만 아니라 필리핀까지도 발생하는 상황이고요. 북한도 발생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병인데 지금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이 전혀 안 돼 있다고 합니다. 원인 바이러스 종류가 많아서일까요? 어떤 이유죠?

[우희종]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 질병은 기본적으로 유전자형이 굉장히 많습니다. 유전자형이 많다는 건 일반분들이 생각하신다면 이 질병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항체가 필요한데 이것의 종류가 굉장히 많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물론 돌연변이도 있습니다마는 이러한 것에 유효한 백신을 개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다만 유럽, EU에서 스페인이 중심이 돼서 올해 초에 기본적으로 유효한 백신을 개발했다라고 보도가 됐고 향후 1~2년 내로 아마 상용화되지 않나 이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병을 고칠 때도 원인이 중요하겠죠. 그래서 왜 발생했는지를 알아야 될 텐데 파주 농가라면 북한과 접경 지역이고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었던 북한 쪽에서 전파가 됐을 가능성이 지금 점쳐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우희종]
아주 정확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 질병이 공기로 전염되거나 이런 게 아니라서 어떻게 보면 접촉 내지는 오염된 물질의 전달 과정 같은 것들이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북한에 이미 발생하기 전부터 예상했었고 또 발생한 이후에 저희들이 강조한 것도 북한과의 어떤 방역대, 휴전선이 있어서 저희로서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마는 정부에서도 접경지역의 방역에 굉장히 힘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파주라는 지역적 특성과 또 비교적 해당 농장이 다른 요소를 생산할 수 없는 나름대로 갖춰진 농장이다 보니까 그나마 현재 추정은 북한 쪽을 통해서 야생 멧돼지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전달되지 않았나 현재 의심하는 단계입니다.

[앵커]
파주 같은 경우 북한과 접경 지역입니다. 그래서 앞서 이낙연 총리도 언급을 했었는데 정부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을 해서 방역 활동을 해 왔습니다. 일부에서는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희종]
그건 결과론적으로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마는 사실 과학이 계속 발전한다는 건 현재의 과학적 지식으로 모든 생태계의 현황을 다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최소한 지금까지 정부가 조치한 방역대책에 대해서는 현 과학 수준에서는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보고요. 다만 그것이 현장에서, 형식적으로는 다 갖췄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여러 가지 사료나 혹은 약품을 운반하는 차량이나 이런 차원에서 정확히 실행이 됐느냐라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서요. 그렇게 본다면 또 충분히 방역망이 뚫렸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죠.

[앵커]
북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이런 보고가 있었는데 발생 보고 이후에 아직 구체적인 피해 상황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죠?

[우희종]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작년 11월에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남, 북한 간에 이러한 방역정보 교환이나 공동방역 체제 필요성에 대해서 서로 교감을 했고 국내 남한에 돌아와서 계속 그걸 계속 건의해 왔었습니다마는 아직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로 그런 북한과 남한의... 이 내용 자체는 전혀 정치적인 것은 아닙니다마는 어쨌든 그러한 교류와 정보공유 체제는 아직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게 좀 안타깝습니다.

[앵커]
가장 중요한 건 국내 농가 더 이상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일 텐데 지금 현재 수준의 방역이나 검역대책으로 차단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우희종]
좋은 지적인데요. 이 질병의 잠복기가 보통 급성이기 때문에 한 열흘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향후 일주일이나 열흘 사이에 철저하게 현재 발생 농가를 차단할 수 있다면, 그래서 발생은 했지만 유행이 안 된다면 괜찮거든요. 다만 여기서 문제점은 현 농장에서 발생했지만 향후 일주일 내에 또 다른 농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 균이 들어와서 여기서 발생했지만 한 열흘간의 그런 잠복기나 이런 게 있다면 들어올 수 있는 경로를 통해서 다른 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열흘까지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됩니다.

[앵커]
열흘 정도가 중요하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정부가 살처분 조치 그리고 관련 종사자 이동금지 이런 조치를 내놨습니다. 결국 정부 방역대책과 함께 일반 국민 그리고 양돈농가 종사자의 협조가 중요하겠죠?

[우희종]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아무리 현장에서 아무리 정부나 혹은 전문가들이 이런 방법을 제시해도 현장에서 지켜야 되는 분들이 지켜주셨을그게 주효한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님이었습니다. 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다.

[우희종]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