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달 회의비 천만 원...흥청망청 국책사업단

단독 한 달 회의비 천만 원...흥청망청 국책사업단

2019.09.17. 오전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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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어제 예산 천억 원을 투입하고도 심각한 부실 때문에 완공이 늦어지고 있는 심해 수조 건설 사업을 고발했는데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엄청난 예산만 낭비하고 끝난 또 하나의 사업이 있습니다.

예산 6백억 원을 어떻게 허투루 썼는지, 먼저 한동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2015년 엔지니어링 사업단을 발족했습니다.

한해 백억 원이 넘는 연구개발 예산과 기업 지원금이 들어갔습니다.

[조선업체 관계자(민간 투자) : 시스템 구축하고 해외 고급 엔지니어 유치하고, 그러면서 국내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그런데 처음부터 예산을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회의비 내역입니다.

한 달 회의비가 천만 원이 넘습니다.

대부분 밥값. 법적 한도인 1인당 3만 원씩을 최대한으로 채워 썼습니다.

결제한 식당을 찾아가 봤습니다.

[중식당 직원 : (여긴 메뉴가 이게 다예요?) "네, 이게 다입니다. 1인당 3만 원은 없습니다.]

[한식당 직원 : (혼자서 3만3천 원어치를 드시려면…?) "힘들죠. 배 터지죠. 국밥이 6,500원, 7,000원인데….]

술을 마셨거나 허위로 정산했다는 얘기입니다.

밤샘 근무까지 하면서 하지도 않은 회의록을 조작해 비용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前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단 직원 : 회계 처리 정리하는 게 주된 일이었어요. 내용도 모르는데 제목만 정해주고 회의록을 만들다 보니까 난감하다는 거예요.]

회의비뿐만이 아닙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전에 비싼 프로그램과 장비를 마구 사들였습니다.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전공 교수 : (프로젝트 수주하기 전에 이렇게 미리 구입하긴 하나요?) 말도 안 되죠. 하하.]

대부분 시중 가격보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비싸게 구매했습니다.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전공 교수 : 소프트웨어는 좀 매우 과다하게 지출된 것 같아요. 오토캐드도 왜 100개나 샀는지 모르겠고, (이것도) 17억이면 뭘 샀길래….]

국내 출장 숙박비를 공무원의 6배에 달하는 40만 원까지 쓸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새로운 연봉표를 만들고는 은근슬쩍 사업 책임자 연봉을 2배 넘게 올리기도 했습니다.

[해외 엔지니어 / 前 사업단 직원 : 외국인 엔지니어를 데려오기 위해서 그런 월급표를 만들어 놓고 자기를 제일 위에 올려 놓고 1억 2천 받던 사람이 3억을 받았다? 어떤 훌륭한 일을 많이 했길래….]

이런 식으로 5년 동안 쓴 돈이 6백여억 원.

연구소는 상급기관의 평가를 받아 부적절하게 집행된 예산은 반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감당 못 해, 내년까지 유지하려 했던 사업단은 결국 올해 조기 해단했습니다.

그럼에도 실체 없는 사업단을 위한 건물 공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前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단 직원 : 저는 솔직히 제 세금이었지만 너무 아까웠거든요.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얘들 아무 일도 안 하는데 백억씩 받아 가도 되나….]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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