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의 날, 위안부 할머니들의 믿음 "일본, 사죄할 것"

기림의 날, 위안부 할머니들의 믿음 "일본, 사죄할 것"

2019.08.14.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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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월 14일,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입니다.

국가 기념일이 된 지 2년째,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열린 올해 기념식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세 분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김정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느덧 90대의 고령입니다.

그러나 성치 않은 몸도 숨 막히는 무더운 날씨도 할머니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기념식, 할머니들은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참석할 것을 고집했습니다.

[한지민, 배우(편지 낭독) :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습니다. 가엾은 우리 엄마.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한 아픈 사연.

굳은 표정의 할머니들 뒤로 흐느낌과 눈물이 객석에 번졌습니다.

위안부 문제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은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철저한 자료 수집과 교육을 다짐했습니다.

[진선미 / 여성가족부 장관 :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보편적인 여성 인권문제로 정립하고 역사적 교훈으로서 기억할 수 있도록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하겠습니다.]

할머니들의 끝나지 않은 고통의 여정은 공연을 통해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이야기로 모두의 가슴에 담겼습니다.

[허춘옥 / 주혜윤 양 어머니·서울 창동 : 이런 나이에 끌려가서 그렇게 됐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픈 거예요.]

[주혜윤 / 초등학교 6학년·서울 창동 : 공연이 마음으로 다가와서 실제로 보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었고….]

내내 덤덤하게 무대를 지켜봤던 할머니들.

어린 학생들의 부채 선물을 받고 마침내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용수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제가 나이 구십 둘인데 안 많습니다.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입니다. 아베한테 사과받기 딱 좋은 나이입니다. 아시겠죠?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껴뒀던 한 마디를 꺼냈습니다.

[이용수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저는 믿습니다. 반드시 일본 아베로부터 사죄를 받아야 합니다. 사죄할 겁니다. 여러분이 힘을 주셔서 될 거라고 믿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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