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명초 대형 화재...교사 신속대응 빛났다

서울 은명초 대형 화재...교사 신속대응 빛났다

2019.06.27.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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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오후 서울 은평구에 있는 은명초등학교에 큰불이 나 두 명이 다치고 학생과 교사 등 1백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자칫 큰 인명사고로 번질 뻔했지만, 교사들의 신속한 대응 덕에 피해를 막았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경국 기자!

화재 사고 경위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서울 응암동에 있는 은명초등학교에서 불이 난 건 어제 오후 4시쯤입니다.

불길이 학교 건물을 집어삼킬 듯 타올랐고, 새까만 연기도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불이 난 직후 소방당국은 큰 인명 피해를 우려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담당 소방서의 모든 인력과 장비가 투입된 건데, 다행히 불길은 한 시간 반 만에 모두 잡혔습니다.

불이 났을 당시 정규수업이 끝나 학생 대부분은 하교했지만, 방과 후 학교 수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학교 안에 있던 교사 두 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다행히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고요.

초등학생과 병설 유치원 원아들, 다른 교사 등 백여 명은 무사히 대피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발생한 큰불에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재민 / 서울 은명초 학부모 : 너무 무섭다. 불이 학교를 다 집어삼켰다고. (아내가) 계속 울음을 멈추질 못하더라고요.]

주차돼있던 차량 19대와 건물 일부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4억여 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앵커]
불이 정말 정말 컸는데, 다행히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교사들의 신속한 대응이 빛났다고요?

[기자]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 안에는 수많은 학생이 있었습니다.

불길이 매우 컸고, 연기도 많이 발생해서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교사들의 침착한 대응이 피해를 줄이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던 여교사 두 명은 마지막까지 남아 아이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이 난 별관에 있던 아이들을 본관으로 대피시킨 뒤 밖으로 내보냈는데, 정작 자신들은 불과 연기를 피해 화장실로 대피해 있다가 소방대원에게 구조됐습니다.

소방당국은 평소 소방 훈련을 많이 했고 지침대로 대피가 잘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건물이 많이 타서 수업할 수 있을지도 걱정일 텐데, 학교가 이틀간 휴업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화면을 통해 보셨듯이 학교 외벽은 물론 창문까지 불에 타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학교 교실 20개도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는데, 학교 측은 즉시 이틀간 휴업을 결정했습니다.

학교 안 매캐한 연기가 남아있는 데다, 각종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학생들은 나오지 않고 교사들만 출근하는 것을 '휴업'이라고 하는데, 오늘과 내일 이틀간 이어집니다.

토요일까지 방과후교실과 돌봄교실도 운영되지 않습니다.

교사들은 교육청 관계자를 포함해 학부모들과 대책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일단 교육 당국은 조만간 불에 탄 학교 건물에 대한 정밀 안전 진단을 시행할 방침입니다.

안전이 확보된 뒤 보수작업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다음 주에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할 지도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교육 당국은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대응하고, 불안을 느낄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해 심리 치료도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화재 원인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 오전 10시 반부터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감식이 진행됐습니다.

현재까지 불은 학교 건물 1층에 있는 쓰레기 집화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합동 감식팀도 이곳을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방화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는데, 담뱃불에 의한 실화인지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또 어제 불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는데,

주차장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등이 급격한 불길 확산에 영향을 줬는지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경국 [leekk04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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