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집배원 과로사 논란...올해만 9명째

끊이지 않는 집배원 과로사 논란...올해만 9명째

2019.06.20. 오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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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태현 변호사 / 염건령 한국 범죄학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 주요 사건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순서입니다. 김태현 변호사 그리고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장과 함께하겠습니다. 두 분 어서 오십시오. 첫 번째 주제어 확인해 보시죠.

전국우정노조가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40대 집배원이 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벌써 올해 9번째죠.

[염건령]
벌써 9번째 사망사건이 발생했고요. 2018년에는 정말 많이 돌아가셨습니다. 25명의 집배원이 여러 가지 사인으로 사망을 하셨는데요.

문제는 사고에 의한 사망보다는 과로로 추정되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심지어는 백혈병의 사망사건이 속출하고 있거든요.

이로 인해서 우체국 집배원노조 측에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체적인 총파업을 하겠다, 이런 방식으로 지금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죠. 그러니까 이 40대 집배원이 숨진 정황을 한번 짚어볼까요?

[김태현]
사실 이분이 혼자 살았다고 해요, 원래 가족이 계신 분인데 당진우체국에서 근무하면서 혼자 떨어져서 일을 하셨다고 하는데 보면 유족 측의 얘기에 따르면 지병도 없었다고 합니다. 지병도 없었다고 하고.

그리고 석 달 전에 건강검진 했는데도 거기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과로사 주장을 하고 계시는 거죠, 유족 측 입장에서는 과로사를 주장하실 수 있는 거고 지금 보니까 원래 출근시간인데 출근을 안 하시니까 동료들이 숙소에 가보셨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거기서 돌아가신 채로 발견이 돼서 유족들은 과로사 문제를 제기하는 거죠.

[앵커]
그렇죠. 숨진 40대 집배원이 가족들과 떨어져서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들과 떨어져서 일을 했는데 하루에 12시간씩 고된 일을 해 왔다고 합니다. 유가족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강 모 씨 유족 : 피곤해, 힘들어. 집배원도 몇 명 안 되고 일이 너무나 많대요. 밤 8시 반, 9시인데 아직도 우체국이라는 거예요.]

[앵커]
늘 힘들다라는 얘기를 했었고 그리고 가족들이 어디냐라고 물어보면 늦은 시간인데도 아직까지도 우체국에 있다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과로한 업무에 시달렸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염건령]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배송 시간만 보면 길지는 않습니다. 보통 10시에 시작해서 5시경에 마무리하시거든요. 이것만 볼 때는 8시간 기준 시간으로 일하는 걸로 보일 수 있는데.

[앵커]
보통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염건령]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5시에 퇴근하고 나면 그다음 날 배송할 내용들을 확인을 해야 되거든요. 또 반송한 것들도 정리해야 되기 때문에 평균 제가 들어본 바로 3시간 정도 일을 더 하시고요.

그다음에 10시에 출발하기 전에도 2~3시간 더 일찍 나가야 된대요. 이거 어디다 보내야 할지 분류작업을 또 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실제로 언론에 나온 건 12시간이라고 하지만 제가 아는 분들 같은 경우는 14시간씩 근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앵커]
하루에 14시간이요?

[염건령]
그렇죠. 그러니까 이러한 과로를 계속하게 되고요. 특히 가장 큰 문제는 토요일하고 일요일에 이틀 정도는 쉬어야지, 이런 과로한 노동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 몸이 회복이 되는데 전체 집배원의 70% 정도가 토요일날 근무 중이거든요.

저희 집에도 보면 토요일에 급한 건 갖다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이러한 실제로 6일 동안 일을 하고 남들 하는 것보다 4~5시간 일을 더 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러한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원인에 대해서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이런 것들을 가지고 유족이나 노조 측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저 같은 경우도 보면 저희 출근시간 전에도 이른 시간에 집배원분들이 우편배달을 하겠다라고 문자를 보내는 경우들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은데요.

[김태현]
그렇죠. 사실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예전에 우편물로 받던 걸 이메일로 받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니까 카드명세서 같은 것들도 예전에는 우편물로 받았는데 지금은 이메일로 받지 않습니까?

그러면 얼핏 생각하기에 이메일로 받고 이런 것들이 많으니까 예전보다 물량이 줄어든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뭐가 생겼냐면 우체국 택배라는 게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업무의 총량은 예전보다 더 늘어난 거죠.

더군다나 토요일 배송 이 문제도 지금 보시면 민간 택배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주말에도 배달이 다 됩니다. 오늘 시키면 내일 오는 것도 있거든요.

[앵커]
총알배송 있잖아요.

[김태현]
총알배송 있잖아요. 그러면 이 우정산업본부 입장에서는 민간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민간 수준의 서비스에 맞춰줘야 되는 거고 그러면 우체국 택배나 이런 부분들을 예전에는 주말이니까 안 하던 것들을 이제 주말에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업무량이 늘어나는 거고. 민간 택배 같은 경우에는 제가 알기로는 택배 하시는 분들이 예를 들면 1건당 얼마씩 돈을 받으신다고 해요.

그러니까 내가 12시간을 일하든 15시간을 일하든 20시간을 일하든 내가 수입이 많아지는 거니까 그렇게 하시는 경우들이 있는데 사실 이 우체국택배 하시는 우체국 소속된 분들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임금 체계가 그렇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보면 업무는 민간 업계처럼 늘어나고 있으나 수입은 민간 업체보다 못 미치는 그런 상황들이 올 수 있는 거여서 그러니까 우정사업본부에 소속돼 있는 우체국노조분들 입장에서 보면 이럴 바에야 우리 인력 충원해 달라. 근무시간만이라도 줄여달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국우정노조에서는 집배원들 2000명을 충원해 줘야 된다. 그리고 토요일 배송 문제도 해결을 해 달라 이렇게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음 달 9일에 총파업을 하겠다 이렇게 지금 선언을 한 상태죠.

[염건령]
그러니까 이게 근로시간 자체를 보면 너무 차이가 나거든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1일 8시간을 근로한다고 했을 때 통상적으로 2052시간 정도를 근무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인데 우체국 집배원들 같은 경우에는 2745시간이에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치면 약 87일 정도 일을 더한 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아까 변호사님도 말씀하셨다시피 급여체계는 공무원에 준해서 하기 때문에 이분들이 큰 돈을 받고 있지 않거든요.

그런데 자기관리할 시간도 없고 자기관리에 투입할 비용도 없고 거기다가 6일씩 근무를 하다 보니까 이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고요.

또 하나는 뭐냐 하면 택배 같은 경우는 아시다시피 지금 비용이 많이 저가라는 걸 알잖아요. 택배가 경쟁이 있다 보니까. 그래서 조금 배송이 늦다든가 하면 클레임이 덜합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앵커]
불만이 적게 접수가 되는 거군요?

[염건령]
그렇죠. 그러니까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우리나라 택배 가격이 외국에 비해서 훨씬 싸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좀 늦게 갖다줘도 이해하는 폭이 어느 정도 있는데 우체국 같은 경우는 공공 서비스잖아요.

그래서 늦게 오면 난리를 친다든가 클레임을 건다든가 이런 오배송에 대한 엄청난 불만이 있다는 얘기죠. 이러한 것들도 다 응대를 해야 되는 공공부문이다 보니까 배송에 대한 시간도 문제가 되지만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나 난이도도 일반보다는 크지 않나 이렇게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앵커]
그래서 일단 다음 달 9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인데. 그런데 이 사안이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인 게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예산이 없다. 그래서 인력 충원을 해 줄 수 없다.

당초에는 인력 충원을 해 주겠다고 했다가 예산이 없어서 못해 주겠다 이렇게 입장이 바뀐 상태잖아요.

[김태현]
모든 공공부처에서 인력 충원 얘기가 나올 때 뭐 민간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돈 문제, 모든 게 돈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 같은 경우는 민간이 아니기 때문에 민간업체 같은 경우는 속된 말로 오너의 결정이면 되는데 이건 그건 아니거든요.

결국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부분이니까 결국 국회와의 협의 문제도 있어야 되는 거고 지금은 국회가 열리고 있다, 열리지 않고 있다 이걸 떠나서 이미 예전에도 예산 증액을 요청했는데 이미 삭감이 한번 됐다는 거예요.

결국 모든 것의 귀결은 돈 문제인데 이것도 그런 부분인 거죠. 그런데 국회 입장에서 보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예산은 한정돼 있고 쓸 곳은 많고 이러다 보니 인력 충원 같은 예산을 삭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회에서 결국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논의를 해 봐야 되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우리 집배원분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부분, 현실적으로 임금 수준이라든지 노동환경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야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염건령]
일단 중요한 것은 지역별로 집배원의 업무 내용에 대한 재분석이 필요합니다.

[앵커]
지역별로요?

[염건령]
왜냐하면 지금 당진에서 돌아가신 이 집배원 같은 경우는 이동거리가 너무 깁니다. 그러니까 인구가 희소한데 배달할 물건들은 많지 않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우체국에서 심지어는 8km씩 가야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면.

[앵커]
워낙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곳이 많으니까요.

[염건령]
그렇죠. 이게 자동차를 이용하시는 게 아니고 오토바이를 이용하시기 때문에 추위나 더위, 눈, 비를 다 맞고 다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집무분석에 있어서 건 바이 건으로 하게 되면 이런 지역에 인구는 적고 이동거리가 큰 경로가 큰 집배원들은 엄청난 업무단위를 가지게 돼 있고요.

반대는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장소 같은 경우는 택배 물건이나 심지어는 생수 같은 거 이런 무거운 것들 있잖아요.

이걸 다 배달해야 되기 때문에 이분들은 건수는 빨리빨리 처리할 수 있지만 엄청난 업무 강도가 있거든요.

심지어는 일부 아파트단지는 1분 30초에 하나씩 배달을 하는 게 정상적인 업무 패턴이랍니다. 통상적으로 2분이 평균이고요.

이건 인간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에 대한 재분석을, 분석을 통해서 도대체 어느 정도가 이 사람들한테 스트레스가 가해지느냐 이걸 파악하고 그다음에 논의를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일괄적으로 뭔가 논의를 한다기보다 지역별로 특성에 맞게끔 환경을 다시 재배분하는 그런 부분들이 필요하겠네요.

[염건령]
그렇죠. 그러니까 지방우정청이 각 도 단위 내지는 광역 단위로 돼 있는데 지방우정청 같은 경우도 예를 들어서 경남 같은 경우에 부산 같은 대도시가 있는 반면 옆에 있는 조그만 군 단위도 다 관리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단 대도시 기준으로 집배원이나 어떤 공공택배 서비스를 세팅하는 게 기본이 되다 보니까 이와 같이 오지에서 근무하는 집배원들은 난이도에 대해서는 건수로 하면 거의 일을 안 하는 상황으로 보일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것들을 현실성 있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각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을 지역별 특성에 맞게끔 다시 한 번 분석을 하고 그리고 국회에서도 또 실질적으로 이런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을 논의를 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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