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성급한 관로 전환이 원인"

인천 붉은 수돗물..."성급한 관로 전환이 원인"

2019.06.18. 오후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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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일째 계속되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정수장을 바꿔 수돗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천천히 수압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성급하게 관로를 바꾼 게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정회 기자!

결국은 원칙과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일째 계속되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작업 때문이라고 정부 합동 조사단은 발표했습니다.

붉은 수돗물이 나온 지역은 평소 공촌 정수장 물을 공급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 취수장이 전기점검 때문에 가동을 중지하자 단수를 막기 위해 부근 정수장 물을 끌어왔습니다.

수계 전환을 한 건데 이렇게 하려면 먼저 충분한 시간 동안 물을 내보내 수도관로에 붙어 있는 녹물을 제거하는 게 원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이런 작업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히려 수압을 2배 이상 높여 물을 끌어오면서 용수공급 관에 붙어 있던 이물질들이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인천시는 관로를 변경하면서 밸브만 열었을 뿐 밸브 조작과 수압에 따라 수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오늘이 벌써 20일째입니다.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먼저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측정하는 탁도계가 고장 난 것이 원인입니다.

붉은 물이 나오는데도 탁도계가 고장 난 줄 모르고 수질은 이상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 원인조사단이 점검과정에서 확인하고 통보할 때까지 인천시는 열흘 이상 지나도록 고장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현재로서는 피해 지역의 물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는 권고가 나왔습니다.

필터 성분 분석 결과 착색을 일으키는 알루미늄, 망간 등이 일정 비율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거르는 작업을 거치긴 했지만 필터 변색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마시라고 하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빨래,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앵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여간 크지 않을 텐데요, 현재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인천시교육청 집계를 보면 어제 오후 기준 붉은 수돗물 피해학교는 서구·영종도·강화군 내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 15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수를 구입해 급식을 만드는 학교가 118곳으로 가장 많고 급수차를 지원받아 배식하는 학교는 14곳입니다.

외부 위탁 급식을 하는 학교는 8곳, 자체 조리를 하지 않고 대체급식 중인 학교는 11곳으로 사태 초기인 지난 4일의 66곳보다 대폭 줄었습니다.

또 이번 사태로 인천에서 제기된 민원은 2만2천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인천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 정수사업소장을 오늘 직위 해제했습니다.

인천시는 22일부터 배수 순서를 정해 단계적으로 공급을 정상화하고, 늦어도 29일까지 수돗물을 정상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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