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기회 잡은 남성, 14억 탕진하고 좀도둑 신세로...

인생역전 기회 잡은 남성, 14억 탕진하고 좀도둑 신세로...

2019.06.18. 오전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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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이승민 앵커
■ 출연: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손정혜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외 주요 사건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순서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손정혜 변호사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4억 원에 달하는 로또 1등에 당첨이 된 사람이 당첨금의 행운의 주인공이 됐지만 상습절도범으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단 화면부터 보면서 설명을 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체 예약을 하겠다면서 주점을 찾은 한 남성이 종업원에서 예약금을 줄 테니까 밖으로 나가자고 유도를 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종업원의 금목걸이를 훔쳐서 달아나는 모습이 이렇게 CCTV에 포착이 됐습니다. 이 남성이 부산과 경남, 대구 등을 돌며 이렇게 훔친 금품은 모두 3600만 원에 달합니다. 13년 전에 로또 1등에 당첨이 됐지만 이렇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가요?

[이수정]
글쎄요. 지금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단체예약을 할 테니까 가서 그 장소에서 선불금을 받아와라. 그러면서 선불금을 받아서 네가 도망가면 안 되니까 나한테 가지고 있는 금품을 보증금 형태로 내놔라, 보증물품으로. 그래서 결국은 종업원들이 가지고 있는 걸 주고 돈 받으러 간 사이에 그걸 들고 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한 지가 자그마치 16차례 3600만 원에 해당하는 굉장히 큰 금액인데요.

이 사람이 이렇게 계속 상습 절도를 하게 된 연유는 사실은 굉장히 결국에는 돈이 하나도 없는 알거지가 됐는데 그 알거지가 된 과정을 보면 그게 굉장히 범상치 않다. 20개월 만에 알거지가 됐는데 20개월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 로또를 13억 9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3억 9000만 원을 받아서 아버지한테도 사업체를 하나, 개인택시를 사주고 그리고는 형제에게 PC방을 차려주고 그리고 자신은 호프집을 열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열심히 해야지 되는데 그걸 열심히 하지 않고 나머지 돈으로 유흥비로 쓰고 또 도박에다 손을 대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호프집이 운영이 될 리가 없죠. 그래서 20개월 만에 망하고 그다음에 상습절도범이 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지금 로또에 당첨되고 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버지도 도와주고 형도 도와주고 본인도 사업을 차린 걸 보면 뭔가 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해보려고 한 것 같은데 로또 당첨되기 이전에 저질렀던 범죄 때문에 결국은 또 경찰한테 붙잡힌 거잖아요.

[손정혜]
그러니까 로또 당첨 당시에도 수배 중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면 로또에 당첨되고 나서 또 변호사 선임비를 사용하고 그래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풀려났거든요. 출소하고 나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거액의 자금으로 새로운 사람으로 새출발을 시작해야 되는데 그 범죄의 습성을 버리지 않고 또다시 절도행각을 벌이고 또다시 절도행각을 벌이다가 여러 번 교도소에 투옥한 전력이 있다라는 것이고요. 18억, 19억대를 받았으면 세금을 제외하고도 14억, 15억이 남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이렇게 도둑질을 상습적으로 했다. 왜 절도를 했냐고 물어보면 생활비가 없어서 생활고 때문에 그랬다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그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겁니다. 그러면 그 많은 돈은 어디 갔느냐.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라는 것이고요. 2개월 만에 교도소에서 나오고 나서도 금은방을 돌면서 귀금속을 훔치다가 또 검거가 돼서 2008년도에 또 구속이 됐다가 다시 출소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휴대전화 할인매장, 식당, 의류매장 등지에서 또 135차례 절도를 해서 1억 3000만 원을 훔쳐서 2014년에 교도소에 또 들어간 다음에 출소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또다시 이런 절도행각을 벌였다는 것이고요. 결국 이 사람은 로또와 상관없이 계속 범죄의 길을 걷게 됩니다.

[앵커]
그러네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로또 당첨을 바라면서 로또가 당첨되면 인생 역전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사람의 경우를 보면 인생역전은커녕 오히려 더 인생이 꼬인 게 아닌가 싶어요.

[이수정]
오히려 더 돈의 가치를 알지 못하게 하는 그러한 악순환이었던 것 같다. 이 사람이 원래도 강도나 절도를 하던 그런 전력자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로또를 샀는데 거액이 당첨이 되니까 이것으로 인생을 반전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잠시 했겠지만 문제는 그와 같은 범죄의 습벽이 로또로 인해서 갑자기 바뀌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그다음에도 계속 유흥비로 탕진하고 또 사건을 계속 치면서 구속이 됐다가 또 풀려나야 되니까 거액의 변호사비를 계속 대면서 들락날락 여러 번 하다가 상습 범죄자가 된 거죠. 그런데 이렇게 로또가 인생을 대박으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은 사례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게 로또만 바라보고 있을 일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런데 지금 이 남성이 경찰에 검거가 된 과정도 보면 사실 로또 때문에 덜미가 잡혔어요.

[이수정]
지금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이 지역, 부산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산과 대구를 왔다갔다하면서 결국에는 절도행각을 마구 이어나갔던 것이죠. 절도한 액수도 이게 뭐 1억이 넘는 게 절도해서 1억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135차례나 지금 이렇게 돈을 만들고 이런 와중에 택시를 탔어요. 그랬는데 택시기사하고 이야기가 나오던 와중에 본인이 로또에 당첨됐다 이런 얘기를 한 겁니다. 그러면서 본인의 로또 경력을 얘기하다 보니까 결국은 요즘에 CCTV나 블랙박스로 행적을 추적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결국 승객에 대하여 아마도 택시기사를 수습해서 질문을 하니까 로또 얘기를 하더라 하면 로또에 당첨된 사람 뻔하잖아요, 명단이. 그래서 결국에는 검거됐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그럴까요. 이 남성이 경찰 조사 받는 과정에서 로또라는 단어만 나와도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했다고 해요.

[손정혜]
워낙 많은 언론매체에서도 관심을 가졌고 주변에서도 로또 1등 당첨됐다고 하면 여기저기 질문도 할 뿐만 아니라 이익에 대한, 나도 좀 달라 이런 식이 있을 수 있고 너는 이렇게 로또를 당첨을 받는데 인생을 이렇게 사느냐는 질타성 발언도 나중에는 많이 들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 질문이 나오는 것이 본인이 불편해지고 불쾌해지고 그리고 더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수사기관과 재판기관에서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세상이 이런 행운을 너에게 줬는데 이것을 관리하지 못하고 또 다른 선량한 피해자를 야기하면서 수많은 자영업자, 직원들 이런 사람들한테 금전적인 손해를 입힌 건 죄질도 좋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더더욱 예민하게 반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앞서서 이 교수님께서 이게 로또 때문에 로또 당첨되고 난 이후에 안 좋은 선례들이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들이 있나요?

[이수정]
그러니까 아주 큰 액수, 242억 원이나 받은 사람이 있다 그래요. 이게 거의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라는 그런 로또였는데요. 문제는 그 금액을 받은 사람이 결국 당첨금을 5년 만에 다 탕진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앵커]
240억 원을 5년 만에요?

[이수정]
그걸 다 5년 만에 탕진을 했대요. 도대체가 어떻게 탕진했는지 제가 확인해 보니까 주식투자를 해서 전부 날리기도 하고 그 와중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그래서 5년 만에 다 탕진을 한 사례도 있고요. 그리고 40억을 받은 사람이 있는데 문제는 가족들이 돈을 좀 나누자 해서 분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소송을 제기해서 결국은 가족이 산산조각 난 그런 사례도 있고요. 1등 당첨이 됐어요. 그래서 이 돈을 너무 사랑하는 아내에게 전액을 다 줬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문 비번을 바꿔서 비밀번호를 바꾸고 집에서 쫓아내서 결국에는 이혼을 청구한 그런 남편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로또를 바라는 행운이라고 우리가 표현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오히려 불행을 가져온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이런 사례들을 보면 이게 로또 때문에 이혼하거나 이렇게 소송에 걸리는 경우들도 많은데 로또 당첨금도 이혼을 할 때 재산분할의 대상이 됩니까?

[손정혜]
법원마다 엇갈린 판결이 나왔는데 기본적으로 로또라는 건 행운이잖아요. 개인에 대한 행운이니까 부부가 같이 모아서 형성한 재산으로 보기는 어려워서 특유재산이다, 만약에 로또 당첨금을 오늘 받았는데 다음 주에 이혼을 한다고 하면 분할이 안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판례 중에는 당첨금을 받아서 같이 유지관리를 잘해 오고 서로 공동의 기여도가 있다면 그 금액도 나눠가지라고는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행운이 왔을 때 나 혼자 욕심을 부리면 가정불화가 생길 수 있는 요소가 하나 더 생기기 때문에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관대하게 잘 관리하지 않으면 파국으로 오히려 치닫고 이혼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더 낭비하고 탕진하는 사례들도 좀 있습니다.

[앵커]
이게 돈이라는 것이 사실 성실하게 벌어야 그 돈의 가치도 알고 이럴 텐데 갑자기 큰 금액이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서 또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이런 비극들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이수정]
그래서 또 심리학자들은 이런 연구를 하잖아요. 그래서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연구를 누군가가 했다고 해요. 그랬더니 15만 달러 이상, 이건 우리나라 연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15만 달러 이상 복권에 당첨한 사람들 중에 1%가 사실은 파산한답니다. 그러니까 그전에도 파산을 안 했던 사람이 로또에 당첨되고 나서 파산하는 거예요. 그런 것들은 아마도 씀씀이가 헤퍼지면서 이런 파산으로 이어지는데 이 1% 비율은 일반인들보다 거의 2배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연구는 1등 당첨자의 대다수가 어떻게 사는지를 확인을 했더니 5년 안에 당첨금의 절반을 다 소진해버리는 그런 과정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러한 로또든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길을 가다가 번개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할 정도로 정말 어마어마한 그런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1등에 당첨되고도 불행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라는 그런 사례들 저희가 짚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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