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현지에서 본 유람선 참사

헝가리 현지에서 본 유람선 참사

2019.06.17. 오후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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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신지원 / 사회부 법조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헝가리 유람선 참사 발생 18일째, 오늘도 다뉴브강에서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과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헝가리 현지를 다녀온 기자와 함께 참사 관련 내용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신지원 기자 나왔습니다. 신지원 기자, 수색작업부터 인양과정까지 현장에서 직접 중계를 통해서 알려주셨는데 지금 추가 실종자 발견 소식은 어디까지입니까?

[기자]
일단 지난 14일 우리 시간으로 지난 14일 새벽 이후에 새로 발견된 실종자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다. 현재 한국인 실종자는 3명, 사망자는 23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허블레아니호가 인양된 이후 우리와 헝가리 당국이 함께 선체 내부를 수색해 봤지만 실종자는 물론 개인 소지품도 찾지 못했습니다. 헝가리 현지 시각이 이제 오전 10시 30분쯤인데요. 오늘도 헝가리 당국과 함께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이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 실종자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서 헝가리 군, 경찰과 민간 수상구조대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럼 지금으로써는 수상수색 위주로 수색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고 허블레아니호 인양 과정, 저희도 계속 뉴스 특보를 통해서 지켜봤고 현장 상황을 전해 드렸는데 클라크 아담이 중간에 정박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았잖아요. 직접 지켜봤는데 어땠나요?

[기자]
요약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허블레아니호 인양은 지난 11일 진행됐는데요. 현지 시각으로 새벽 6시 반부터 오후 1시 반까지 진행됐으니까 7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가장 먼저 배에서 가장 높은 조타실에서 헝가리 선장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후 객실 입구 쪽에서 한국인 실종자 3명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때 6살 아이의 시신도 발견됐는데요. 현지 언론에서는 아이가 발견 당시에 어머니 품에 안겨 있었다라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후 확인되기로는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의 품에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안타깝게도 한국인 실종자 3명은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양과정에서 사전 조사 때 헝가리와 우리 정부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선박의 파손 부위가 찾아졌는데요. 이때 와이어 1개를 추가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 이번 참사가 우리나라 안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이다 보니 해당국인 헝가리 당국과의 조율과정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사실 저희가 특보를 통해서 여기 스튜디오에서 여러 전문가들께서는 조율이 잘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기도 했었거든요. 실제로 지켜봤을 때 조율과정은 어땠습니까?

[기자]
사실 이게 인양과 수색 과정의 조율과 또 수사가 결부되어 있는 그런 부분의 조율이 굉장히 결이 다릅니다. 그래서 인양 수색 과정의 조율은 비교적 순조롭게 됐던 것 같고 다만 경찰이나 검사들이 참여해야 되는 사법당국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요. 인양과정에서는 우리 신속대응팀이 헝가리 대테러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고 특히 헝가리 시민단체와 전문가, 우리나라 자원봉사자들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잇따랐습니다. 헝가리 대테러청은 허블레아니호가 인양된 지난 11일을 끝으로 공조 작업에서는 빠지게 됐습니다. 대신에 그 이후의 수색과정에서는 헝가리 군, 경찰이 공조를 하고 있고요. 허블레아니호 인양 직후 사고현장 남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체펠섬이라는 곳에 정박을 했었는데 여기서 사흘 동안 선체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잠깐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이 과정에서 군, 경찰이 우리 정부가 참여하는 것을 수사과정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오해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법률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하루 정도 시간이 소요가 됐고 이 부분 때문에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보시는 분들도 답답함을 느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 사고현장 북쪽에 있는 우이페스트 지역에서 경찰 수사의 증거물로 현재 보관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제 선체 내부 수색은 끝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 수사와 재판과정에서의 증거능력 다툼이 남아 있습니다. 헝가리 사법당국의 독립성을 훼손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우리나라 검사들도 매우 신중하고 민감하게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인양 수색과정에서는 우리나라가 공조를 했다면 수사 재판과정에서는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는 수준일 거라고 예상이 되는데요. 실제 파견된 법무협력관들도 수사 재판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법률 상담 중심으로 지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가족에 대한 상담 중심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마침 신지원 기자가 이 문제를 취재하기 전까지는 법조팀을 지금 현재 출입을 하고 있는데 가해선박의 선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는 걸 보면서 헝가리 당국과 우리나라의 법감정이라고 해야 될까요? 사법체계, 좀 다른 점을 직접 느꼈을 것 같아요.

[기자]
저는 처음 보는 절차들도 있었고 상당히 다른 점을 볼 수 있었는데요. 먼저 가해선박의 선장, 유리 채플린스키 선장이 사전 구속영장심사 단계에서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검찰이 항고 신청을 했는데 보여 이 이를 기각하면서 결국 풀려났는데요. 보석금 1500만 포린트, 우리 돈으로 한 6000만 원 정도를 지불하는 것과 또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부다페스트를 벗어나지 않는 조건이 걸려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헝가리처럼 처음부터 이렇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보석 조건을 내거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는데요. 사전 구속영장심사 때 법원의 구속 선택지는 구속 아니면 기각 이렇게 양자택일의 문제에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사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든가 김경수 경남지사 정도인데 모두 검찰 기소된 이후 재판과정에서 풀려난 사례로 이번 가해 선박의 선장과는 매우 다른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도 자체가 다른 건데요. 헝가리에서는 왜 이런가 한번 찾아봤더니 지난 2014년도에 구치소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구속의 대안을 마련하는 개정법이 제정됐습니다. 그동안 구속이 아니라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자택구금이라든가 특정 지역에만 머무르게 하는 지역 구금 또 보석금만 내면 되는 경우나 아니면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는 등 이런 다양한 구속의 대안들이 생긴 겁니다. 헝가리 헬싱키위원회라는 부다페스트 인권연구단체의 통계자료를 제가 한번 찾아보니까 제도 개선 전에는 헝가리 수감자의 3분의 1 정도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전에 구속된 사람들이었다면 개선된 이후에는 이런 경우가 20% 정도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의 사례랑 부합하는지는 앞의 논의과정을 겪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보석 제도가 다르다 보니까 제도가 다르다 보니까 혼란이 있었던 게 처음에 선장이 신청을 했느냐, 안 했느냐 혼란이 있었는데 그런 체계가 다르다는 점 또 확인이 되고. 또 이번에 YTN에서 우리나라와 헝가리 안전당국의 가해선박 크루즈선이죠. 현장을 단독으로 보도했었는데 그때 취재 뒷얘기도 좀 들려주시죠.

[기자]
제가 보도한 부분은 수사 외적인 안전점검 부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가해 선박이 선장은 구속됐는데 선박은 다른 해외 크루즈를 그대로 진행했기 때문에 안전성, 적절성 논란이 있었는데요. 수사 재판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독립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협조했다면 안전조사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들도 참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취재를 할 때 헝가리인 세 분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먼저 헝가리 선착장 관계자였는데요. 이 바이킹 시긴호 가해 선박이 10일 부다페스트에 도착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행선지를 비셰그라드로 바꿉니다. 그래서 왜 그런가,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칠 뻔했는데 갑자기 제 전화로 모르는 연락처로 인터넷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받지 말까 하다가 받아보니까 첫날 도착해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던 선착장 관계자가 이거 말하면 나 큰일난다, 나 잘린다, 이러면서 내일 아침에 비셰그라드 선착장으로 가면 볼 수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뭘 볼 수 있는 건지 저는 몰랐는데. 한번 그냥 넘길 일은 아니구나 싶어서 한번 현장을 가보게 된 거고요. 그래서 그다음 날 새벽에 비셰그라드 선착장에 가보니까 아무것도 없었는데 일단 배가 온다라는 소식을 듣고 취재진들이 많이 몰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말끔한 정장 차림의 헝가리인이 혼자 선착장에 앉아 있길래 가서 제가 여러 가지 말을 걸다 보니까 무슨 일을 하려고 왔는지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고 대신에 저 위의 요새가 볼 만한데 한번 가보지 않겠냐 해서 나는 여기 취재하러 왔지, 요새 구경하러 온 게 아니다 하고 그냥 넘겼는데 보니까 그 가해 선박 바이킹 시긴호랑 똑같이 생긴 다른 선박이 앞에 선착 정박이 되어 있고 가해 선박은 뒤에 있었기 때문에 땅을 밟고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문득 요새에 가보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나서 올라가보니까 정말 거짓말처럼 딱 선착장이 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을 저희 함께 간 영상 취재기자랑 취재를 할 수가 있었고요. 그때 현장 연결도 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교외지역이라서 통신이 원활하지 못해서 그 부분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조사의 성격이 헝가리 당국 관계자랑 우리 관계자들이 왔다갔다하는 건 보이는데 조사의 성격이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셰그라드 선착장에 있었던 다른 선착장 관계자가 힌트를 준 부분이 있었습니다. 너희 정부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왔다. 안전점검 때문에 와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덧붙인 게 물론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너무 속단하려고 하지 말아달라,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운을 남겼던 대화를 했습니다.

[앵커]
사고 책임을 너무 빨리 너무 속단을 하지 말아달라 이런 말도 남겼다. 이번 사고, 이 부분도 좀 궁금합니다. 워낙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다뉴브강 주변 지역에 변화가 좀 생겼나요?

[기자]
제가 봤었던 바로는 변화라고 할 만한 큰 건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이제 밤늦게 저희가 숙소를 알아보려고 다뉴브강 강가를 걷다가 보니까 우리나라 한강이랑 너무 다르더라고요. 우리나라 한강은 일단 강폭이 매우 넓고 유람선이 좀 화려하게 조명으로 장식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는 강가에 자세히 보기 전까지는 크루즈가 가는지도 저는 몰랐어요. 그래서 보니까 야경이 더 잘 보이라고 선박을 좀 어둡게 꾸며놓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뉴브 강폭이 좁은데 유람선 통행량도 밤마다 70척이 넘는다는 통계를 본 기억이 있어서 이거 위험하겠다라고 좀 알아보고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또 발견된 게 급하게 유턴을 하거나 선체 내부를 어둡게 끄고 또 원래 선박 운항은 레이더로 하기 때문에 밝기랑은 상관없다, 이렇게 보기도 하는데 사진 찍은 거를 현지에 있는 전문가, 우리나라에 있는 전문가분들한테 보내드려보니까 이거는 항해등도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것 같다. 이런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취재를 했고요. 구명조끼도 찾아볼 수가 없었고 그런 부분들이 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관광객들, 현지 관광객들한테 한번 물어보니까 전혀 나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못 느꼈다. 이거는 최근에 사고가 난 건 알지만 이건 선장의 개인의 실수지 시스템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제가 본 것들, 구명조끼가 없다거나 안내방송이 안 나온다거나 항해등이 안 켜져 있던 이런 부분들은 없었기 때문에 아쉽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앵커]
지금 신 기자가 언급한 부분들은 앞으로 한국 여행사들도 귀담아 들어야 될 어떤 대목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고 끝으로 이번 헝가리 현지인들의 애도와 추모도 많이 여기서 화제가 됐잖아요. 아리랑을 부르기도 하고. 위로를 받았다고 하던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저는 일단 헝가리 부다페스트 길가를 걸으면서 한국인이냐. 맞다고 하면 미안하다, 정말 안타깝다라는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고요. 현장의 취재진들이 바닥에 많이 앉아 있으니까 음료수나 음식을 갖다주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정말 저보다도 더 감정적으로 동조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길에서 만난 헝가리인들이 꼭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취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차이를 느꼈지만 무엇보다 함께 가슴 아파해 주는 그런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앵커]
그런 현지인들의 바람도 있고요. 실종자 세 분에 대한 수색작업도 속도가 좀 났으면 하는 바람까지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헝가리 현지 취재를 맡았던 신지원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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